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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연극 '더 드레서'의 자신감, "송승환을 위한 NO, 송승환도 모였다"

  • 입력 2021.11.16 10:3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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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국립정동극장 연극시리즈 ‘더 드레서’가 다시금 관객들과 만난다.

극립정동극장의 ‘더 드레서’는 매년 11~12월 사이 개최되는 정동극장의 ‘명배우 시리즈’로, 첫 주인공으로 배우 송승환을 선정, 송승환이 제작부터 직접 참여해 지난해 초연됐다. 작품은 20세기 후반 최고의 연극 중 하나로 평가받는 로널드 하우드의 ‘더 드레서’를 원작으로 한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겨울 영국의 지방 극장을 배경으로, 인생 끄트머리에 다다른 노(老)배우인 '선생님'과 그와 오랫동안 함께 한 드레서 '노먼'의 이야기를 그린다.

'더 드레서'는 지난해 코로나19 악화로 국공립문화시설 휴관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공연 진행 불과 1/3 지점에서 부득이 멈춘 바 있는데, 평단과 관객에 고루 호평을 받았기에 조기 폐막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절치부심 끝에 1년 만에 돌아온 ‘더 드레서’는 초연에서의 인터미션을 없애고 작품 전반의 완성도를 높여 새롭게 관객과 만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특히 '더 드레서'는 정극이면서 소동극에 가까운 정도로 유쾌하다. 무대 위는 심각한 여러 상황이 보는 이들을 웃게 하는데, 배우들의 명연기와 호흡으로 빛나는 티키타카는 연극적 매력을 극대화하고, 그 속에 세대를 가리지 않는 보편적 공감을 자아내는 수작이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2021 정동극장 연극시리즈 '더 드레서(THE DRESSER)'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 이수현 총괄프로듀서, 김종헌 예술감독, 장유정 연출을 비롯해 배우 송승환, 오만석, 김다현, 정재은, 양소민, 송영재, 이주원, 임영우 등이 참석했다.

 

먼저 김희철 대표는 “‘더 드레스’라는 작품은 매년 11월~12월 연례적으로 개최되는 정동극장 연극 명배우 시리즈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작품”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선정해서 그분과 전반적인 논의를 통해 작품을 선정했고, 함께하는 모든 배우도 같이 모시는 시리즈다. 작품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배우와 스태프를 선정하는 일반적인 제작과는 차별성이 있는 운영방안으로 생각한다.”며 정동극장 연극시리즈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총 48회 중 1/3만 공연하고 끝내 공연을 재개하지 못했다. 그 아쉬움 때문에 모든 관계자가 앵콜에 동의하여 공연을 새롭게 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장유정 연출은 “재공연한다는 게 정말 감격스럽다. 좋은 작품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라는 소감을 전하며 “작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1, 2막을 합쳐 인터미션이 없는 구성으로 했고, 디테일한 부분들을 좀 더 살리고자 했다. 폭격이 막 떨어지는 상황을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할까, 시멘트 가루라든지 조명을 이용해 시각적인 지점들을 추가했고 백스테이지의 코믹한 상황을 더 부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배우들에게서 새로운 발견 같은 것이 있어서, 그것을 잘 살리려 했다.”며 초연과 달라진 점과 완성도를 높인 부분들을 설명했다.

그렇게 재연이 성사된 만큼 송승환의 남다른 소회도 이었다. 그는 “이렇게 기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를 정도로 다시 공연하게 된 것만으로도 참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비대면 상황이 길어지면서 영상으로 공연을 소개하는 많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특히 연극은 아무리 영상으로 봐도, 라이브로 관객과 만나면서 하는 이 느낌을 영상으로 전달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빨리 극장이 다시 열리기를 기대했고, 관객 여러분과 만남이 있기를 기대했다.”며 “한 인터뷰에서 연극을 영상으로 하는 건 ‘생선회를 통조림에 넣어서 먹으려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는데, 연극은 역시 살아 있는 연기와 또 살아 있는 관객 여러분들의 호흡이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예술이 생겨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이렇게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너무너무 기쁜 마음이고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잘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더 드레서’는 원작자 로널드 하우드가 ‘드레서’로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극본인 만큼 송승환은 지금의 자신이 연기하기에 가장 좋은 작품이었기에 ‘더 드레서’를 연극시리즈로 선택했다고 한다. 다만, 정동극장은 최근 국립정동극장으로 승격되면서 향후 청사진으로 국내 창작자나 제작사에 예산을 투입해 사장될 위기의 훌륭한 콘텐츠가 무대화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송승환은 배우이면서 ‘난타’를 제작한 한국의 대표 프로듀서이기도 한 만큼, 그런 두 팀이 만나 자체 개발 작품을 선보였다면 정동극장은 국립극장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실천하고, 송승환은 명배우이자 대표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다시금 뽐낼 수 있는, 더욱 큰 의미를 담을 수 있었지 않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명배우’ 시리즈 첫 작품이라는 상징성에 더불어 송승환과의 시즌은 어쩌면 절호의 기회였을지 모를 일이다.

이에 송승환은 “저도 아마 누구보다도 창작 뮤지컬을 많이 만든 프로듀서 중 한 사람이고, 지금도 공연하고 있는데, 이번에 정동극장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많은 작품을 찾아봤는데, 창작 작품 중에는 제 나이에 맞는 작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이 작품이 제 오랜 기억 속에서 깨어났고, 여러 상황이 (전쟁과도 같은) 코로나 상황과 굉장히 흡사한 시대적 배경, 또 제가 아역부터 연기했고 연극을 또 어릴 때 했고, 그런 무대와 극장에 관한 이야기, 배우와 스태프들 간의 이야기가 저한테 딱 들어맞아서 이 작품을 택하게 된 것”이라며 “물론 기왕이면 좋은 우리 작가들, 우리 연출자분들하고 창작을 통해서 이런 기획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외 작품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 ‘글로벌하다’는 건 우리 작품을 해외에 내보내는 것도 있지만 해외 작품 중에 좋은 작품은 우리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역할이고, 그동안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우리 콘텐츠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개발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저와 가장 잘 맞는 작품을 찾는 과정에서 이 작품이 저한테 더 와 닿았기 때문에 택했다. 앞으로는 가능하면 저도 창작으로, 또 좋은 공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에는 송승환을 비롯해 초연부터 함께한 ‘노먼’역의 오만석, ‘사모님’역의 정재은, 그 외 ‘제프리’역의 송영재 ‘맷지’역의 이주원, ‘옥슨비’ 역의 임영우가 함께하고, ‘노먼’ 역의 김다현, ‘사모님’ 역의 양소민, ‘제프리’역의 유병훈이 각 더블캐스트로 새롭게 호흡을 맞춘다.

 
 

먼저 오만석은 “1년 만에 다시 왔는데, 작년에는 이 팬데믹 상황에 두려움도 크고 불안에 떨면서 작품을 잘 올려야 한다는 걱정이 많았다면, 지금 그것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덤덤하게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면서 지켜야 할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이 작품이 갖고 있는 것과 많이 맞닿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연습하면서 다시 크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작품 안에 있는 것들을 더 잘 살려내는 게 어떤 것들이 있을까,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된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좀 더 이 작품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많이 오셔서 이 시기를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김다현은 “새롭게 노먼 역으로 합류하게 됐다. 기존에 하셨던 배우들이 완벽하게 준비한 곳에 새롭게 들어가는 게 두렵고 떨리고 설레기도 했다.”며 “이 ‘노먼’이라는 역할이, 이런 힘든 전쟁통 속에서, 또 이 코로나 시대에서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남아야 하는, 그래서 연기를 하고 무대에서 ‘드레서’를 하고 선생님을 옆에서 지켜드리고 하는 모습들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제 이야기인 것 같았다. ‘덧없는 희망’이라는 병을 앓고 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버티고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서 그 삶의 이유를 찾고, 그러다 보면 이루어진다는 것. 그것이 현재의 나와 많이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관객분들을 만나는 것이 다른 공연보다도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 관객분들이 그런 메시지를 받아서 조금이라도 힘을 얻고, 같이 공존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공연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정재은은 “작년에도 저희는 정말 처음 만난 사람들 같지 않게, 특히 송승환 선배님께서 정말 편안하게, 재미있게 잘 이끌어주셔서 매일매일 재미있고 늘 웃으면서 작업을 했다. 코로나라는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배우들이 서로 용기를 북돋아 주고 의지하고 굉장히 돈독해졌었던 것 같다. 내년에 다시 이 공연을 올리기를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간절히 원했고, 그 간절함이 올해 이루어졌다.”며 “장맛이 세월이 지나야 더 깊고 맛있다고 하는데 우리 작품도 작년보다 훨씬 재밌고 깊어졌다. 작년과 같은 작품이어도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김종헌 예술감독은 “(‘더 드레서’는) 어찌 보면 송승환 배우를 위해 저희가 다 모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분을 위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대로 만들어졌고, 1년 만에 다시 올릴 때는 또다시 효도하자고 모인 건 아니다.”라며 “‘더 드레서’의 경쟁력, 여기에 참여하는 수많은 빛나는 가치들이 있다. 장유정 감독의 연출을 보는 맛이라든지 내로라하는 스태프들의 디자인, 빛나는 배우분들의 앙상블 등 작품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더 드레서’하면 ‘‘더 드레서’를 위해 송승환 배우도 모였다’, 이렇게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정말 좋은 연극을 많이 알릴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국립정동극장의 연극시리즈 ‘더 드레서’는 2022년 1월 1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길에 위치한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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