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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황건하, 뮤지컬 '금악'으로 진짜 '뮤지컬 배우' 성공적 데뷔
이은진  |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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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25  15: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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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금악’으로 드디어 저를 뮤지컬 배우라고 소개할 수 있게 됐어요. 평생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됐죠. ‘금악’은 새로운 게 많은 작품이에요. 한국적인 멋을 정말 잘 살린 작품이기도 하죠.”

오는 8월 29일까지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될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예술감독:원일) 제작, 뮤지컬 '금악:禁樂(이하 ‘금악’)'에 출연 중인 배우 황건하의 이야기다.

뮤지컬 ‘금악’은 통일신라로부터 비밀스럽게 전해져 온 금지된 악보 '금악'을 둘러싸고 조선 순조 재위 말기 효명세자가 대리청정하던 시기, 궁중음악원인 장악원(掌樂院)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담은 한국형 판타지 사극이다.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사는 성율은 자신만의 소리로 음악을 만들고자 여자의 신분을 숨기고 궁중 장악원에 들어가고, 금지된 ‘금악’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숨은 욕망의 존재 갈과 마주하게 된다. 황건하는 극 중 효명세자 이영 역을 맡았다.

뮤지컬 ‘금악’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가 황건하의 뮤지컬 데뷔작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방송된 JTBC ‘팬텀싱어3’에서 출중한 외모에 장르를 넘나들며 완성형 보컬을 뽐낸 황건하가 ‘뮤지컬 라이징‘으로 소개됐고, 최종 준우승을 차지한 ‘라비던스(김바울, 존노, 고영열, 황건하)’와 더불어 큰 팬텀을 양산한 만큼 자연스럽게 황건하의 데뷔에 공연계 안팎의 주목이 쏠렸는데, 빠른 데뷔를 기대한 일각의 예상과 달리 황건하는 1년여 숙고 끝에 뮤지컬 ‘금악’을 선택했다. 이름만 대면 알법한 해외 라이선스 작품도 아니고 그것도 단 2주 공연될 작품인데, 그나마 공연장은 서울도 아닌 수원 한복판의 경기아트센터다. 작품의 흥행이 곧 배우의 커리어로 직결되는 마당에 딱히 비빌 언덕이 보이질 않으니 황건하가 포함된 뮤지컬 ‘금악’의 캐스팅 발표는 놀라움과 궁금증을 동시에 자아냈던 터다.

   
▲ 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 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여기엔 대본 상태에서 오로지 원일 감독의 음악을 믿었다는 황건하의 소속사 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과거 임권택 감독의 대표작 다수를 함께한 송 대표는 장르를 불문하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오랜 신념처럼 가지고 있고, 2019년 직접 제작한 첫 뮤지컬이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이었다. 또한, 황건하가 ‘팬텀싱어3’ 첫 무대에서 선보인 곡이 안중근 의사의 삶을 재조명한 한국 뮤지컬 ‘영웅’의 ‘장부가’였는데, 이 곡은 어려서부터 황건하가 자주 부르던 애창곡이다. 그만큼 황건하의 필모그래피 첫 작품으로 한국 뮤지컬, 그중에도 한국적 색채의 작품을 신중히 기다렸고, 그 의도가 모두 함축된 작품이 뮤지컬 '금악'이라 할 수 있다. 

마침내 베일을 벗은 뮤지컬 ‘금악’은 기대 이상이다. 작곡가만 4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음악에 심혈을 기울였다. 황건하의 완성형 보컬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이다. 또한, 양식적인 무대에 조명 효과의 극대화로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특히 오케스트라가 피트에서 올라온 장악원 진찬연 신은 뮤지컬 ‘금악’의 백미다. 뮤지컬 기법을 통해 실제 진찬연을 재현한 듯한 이 장면은 역대 공연된 뮤지컬을 통틀어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신’으로 꼽기에 손색없다. 관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뮤지컬 '금악'의 음악, 의상, 배우들의 연기, 판타지한 배경 연출 등에 고루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바리톤 음색에 나이답지 않은 무게감, 클래식한 이미지 등을 고려할 때, 황건하의 데뷔작으로 뮤지컬 ‘금악’의 세자 이영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 황건하가 직접 소개하는 뮤지컬 ‘금악’은.

“새로운 게 많은 뮤지컬이에요. 음악적인 면, 연출적인 면, 배우들의 동선, 움직임, 메시지까지, 아마 뮤지컬을 많이 보신 분들도 새롭다고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우리 전통악기나 춤이 이 정도로 많이 활용된 작품이 있을까? 장악원 진찬연 신에서는 실제로 편종, 편경을 세워놓고 전문 연주인분들이 연주하시고 무용수분들이 전통춤을 추시고, 이런 신을 사실 저는 처음 보거든요. 한국적인 멋을 정말 잘 살린 작품이고, ‘금악’은 악역이 없어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갈’이 악(惡)에 가까워 보이지만 ‘갈’은 사람 누구에게나 있는 욕망이거든요. 영이 성율에게 하는 말도 ‘너의 욕망을 잠재워라, 욕망을 죽여라’가 아니라 ‘너에게도 순수한 욕망이 있는데 왜 다른 욕망에 네가 지배당하고 있느냐, 왜 과거에 얽매여 있느냐’거든요. 각자의 소리, 각기 가진 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라. 결국은 자신의 귀함을 훼손하지 말고 지켜가라는 의미겠죠. 그런 메시지도 담고 있고요.”

   
▲ 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 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 첫 공연 소감? 큰 실수 없었던 것만으로도 다행.

“일단 작품에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제일 감사하고요. 첫날에는 정말로 틀리지 말고 하자, 순서대로 잘하자, 들어가고 나오는 부분들 어긋나지 않게 잘 이어가자, 딱 그 생각이었어요. 제일 다행스러웠던 건 누구 안 다친 거, 그리고 일단 정해진 대로 다 흘러갔다는 거(웃음). 언제 뭘 해야 하고, 어디서 조명을 받고, 어디서 퇴장하고 그런 것들이, 다들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특히 저는 처음인지라(웃음) ‘제발 잘 맞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었거든요. 다행히 큰 실수 없이 마쳤는데, 뭔가 할수록 욕심이 생기고, 개선하고 싶은 게 생기고, 실제로 조금씩 개선되기도 하다 보니까, 첫 공연 보셨다고 하면 사실 그것만 해도 정말 감사한데 ‘혹시 또 보실래요?’ 그런 마음(폭소)?. 아무래도 그건 제 욕심이죠. 하루하루 무대에 적응하고 맞춰가다 보면 분명 더 좋아지는 부분들이 있을 거고, 연출적인 면에서도 조금씩 수정된 부분도 있거든요. 해서 후반으로 갈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처음인데”, “아직 어린데”, 호평에 숨은 단서 떼고파.

“사실 제가 가장 신경 썼고 아쉬웠던 부분인데, ‘노래는 들을 만한데, 첫공이니까’, ‘아직 어리니까’, ‘대학생이니까’. 그렇게 참작해주시는 말씀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그 참작을 안 받고 싶은 거죠. 나이가 몇이든 경력이 어떻든 그건 아닌 거잖아요. 그래서 더 욕심이 나는 거예요. 계속 코멘트를 받고 물어보고 상의하고 그러면서 실제로 조금씩 바꿔가고 있는데, 그러니까 또 첫공이 더 아쉽고, 한 번 더 와주시면 좋겠고(웃음). 배우는 항상 아쉽다고 하는데, 일단 지금은 한 회 한 회 정말 막공처럼 해야 그나마 아쉬움이 덜할 것 같아서 남은 기간이 짧긴 하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 뮤지컬 ‘금악’의 황건하 스포트, 없으면 좋겠다는 이유.

“저는 일단 작품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작품 좋더라는 평이 제일 좋더라고요. 해외 유명한 작품들 보면 ‘장발장 배우 잘하더라’ 보다 ‘‘레미제라블’ 너무 좋더라’는 식의 이야기들 많이 하잖아요. 저는 ‘금악’이 그랬으면 좋겠거든요. 대본부터 무대, 연출, 음악, 연기, 모든 조합이 잘 이루어져야 들을 수 있는 말이고, 그게 결국 배우에게도 큰 칭찬이 아닐까. ‘금악’도 어쨌든 성율과 갈이 중심인 이야기니까, ‘‘금악’ 너무 좋더라’, ‘성율 좋더라’, ‘음악 좋더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 좋겠고, 제 이야기 없으면 그래도 크게 치이는 부분이 없으니 안 나오는 거겠지 생각하고(웃음), 해서 저는 다른 칭찬보다 ‘금악’에 잘 녹아들더라는 이야기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더 자연스러워지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래도 주변에서 이미 공연 보신 분들이 작품 좋다고, 좋은 말씀들 많이 해주셔서 기분 좋더라고요(웃음).”

   
 

▶ 오랜 꿈 뮤지컬 배우의 첫발, ‘금악’은 나에게.

“아마도 ‘금악’은 제 아이덴티티가 되겠죠. 뮤지컬 배우는 정말 오랜 시간 꿈꿔온 직업인데 ‘뮤지컬 배우’ 황건하라는 타이틀을 드디어 달아보잖아요(웃음). 그동안 저한테 뭐 하느냐 물으시면, 제가 뮤지컬을 안 했는데 뮤지컬 배우라고는 할 수는 없고, 그냥 ‘뮤지컬 지망생입니다’, ‘아직은 대학생입니다’라고 주로 얘기했었는데, 드디어 자신 있게 뮤지컬 배우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됐다는 거? 그렇다고 ‘제가 엄청 잘하는 배우이니 꼭 저를 보러 오세요’라는 게 아니라, 그래도 뮤지컬이라는 무대를 무사히 해낸, 뮤지컬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고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젠 어디에 가서도 뮤지컬 배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정말 좋고 감사하죠. 해서 아마 ‘금악’은 앞으로 제가 어떤 작품을 하게 되든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금악’은 정말, 상견례부터 리딩, 선배님들과 인사, 지금 본공연까지 모든 게 다 처음이었잖아요. 관객 입장에서 보던 분들과 같이 노래를 하고 연기 호흡을 맞추고 무대에 서게 되니까, 그걸 상상하면서 너무 흥분되고, 정말로 모든 순간이 그랬어요. 말로만 듣던 드레스, 테크, 그런 것들을 지금 내가 하고 있으니까 그러면서 조금 조금씩 실감이 났고, 첫 공연 딱 끝나니까 내가 지금 뮤지컬을 하나 했구나, 확 와 닿더라고요(웃음). 너무 즐거웠죠.”

▶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 장면이 있다면?

“첫 공연 시작할 때 오프닝에 ‘빠바바밤~’ 하는데 뭔가 울컥하더라고요. 저는 좀 후반 등장이라 원래는 의상을 안 입고 있는데 그날은 의상도 다 입고 미리 딱 준비해서 백스테이지에 그냥 서 있었어요. 거기서 무대를 보는데 (무대 위) 사람들이 행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런 신들이 쭉 진행되는데, 저는 다른 신으로 전환된 후에 들어가야 하는데 계속 거기에 이입이 돼서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은 거예요. ‘안돼, 안돼, 지금 눈물 나면 안 된다(웃음).’ 꾹 참고 다잡았던 게 제일 기억에 남네요.”

“이영의 마지막 곡 ‘비가 되어’라는 넘버를 제일 좋아해요. 영의 신념이 담겨 있거든요. 각자 욕망이 있는데, 그 많은 사람의 욕망을 채워주는 것이 나의 욕망이라고, 비가 되어서 너의 갈증을 채워주겠다는 내용인데 음악도 정말 좋지만, 영이 말하고자 하는 모든 걸 담고 있는 것 같아서 그 장면을 가장 좋아해요. 저는 너무 슬프기도 하고요.”

   
 

▶ 콘서트와 완전히 다른 환경, 색다른 재미+고충 동시에.

“아직 경험도 부족해서, 연습 때 마스크를 쓰고 발음을 정확히 하는 게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극장 들어와서부터 본격적으로 소속사 대표님과 연출님을 포함해서 여러 생생 리얼 코멘트가 들어오기 시작했죠. 지금보다 발음을 좀 더 씹어야 한다든가, 사극에 신경 쓰지 말고 평소 말하듯 하라든가, 이런 부분은 이래서 좋았고, 이 부분은 조금 다르게 풀어보자, 그런 디테일한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특히 대사 톤에 대한 고민을 가장 크게 하고 있어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바꿔가려고 많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콘서트 할 때는 모니터 스피커가 바로 앞에 있어서 제 목소리가 완전 짱짱하게 들렸는데, 뮤지컬 무대는 모니터가 저 위 꼭대기에 있더라고요. 처음 드레스리허설을 하는데 노랫소리가 하나도 안 들려서 정말 당황했어요. 무슨 엄청 큰 운동장에서 들리지도 않는데 혼자 소리를 지르는 느낌(폭소)? 음향 감독님께 혹시 모니터 소리를 좀 키울 수 없을지 여쭤보니까 뮤지컬에서는 이렇게까지 올린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예, 알겠습니다’ 했죠(폭소). 무대 뒤에서 혼자 노래를 시작하는 신도 있어서 진짜 첫공 때 너무 긴장됐어요. 혹시 제가 박자를 틀리면 다 엇나가버리니까. 그래도 모니터를 하나 더 달아주셔서 음향에도 좀 적응이 됐고, 이제는 노래할만합니다(웃음). 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이렇게 다를 줄 몰랐던 거죠. 그리고 콘서트와 공연은 분위기부터 너무 달라요. 콘서트는 중간중간 멘트도 하고 관객분들과 교류도 하고 노래할 때도 객석을 보면서 부르는데 뮤지컬은 조용하고 암전된 와중에, 그냥 검은 세상에 저와 상대 배우만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조명이 그렇게 도와주는 건진 몰라도, 무대에 같이 있는 사람에게만 딱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상황과 환경이 너무 좋더라고요. 완전히 다른 매력이고, 할수록 재밌고 즐겁습니다.”

※ 뮤지컬 '금악'으로 만난 배우 황건하의 인터뷰, 2편으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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