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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뮤지컬 '금악', "음악+이미지+에너지 삼박자" 한국형 판타지 사극

  • 입력 2021.08.20 10:1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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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제작 한국형 판타지 사극 뮤지컬 '금악'이 마침내 관객들과 만난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예술감독:원일)의 뮤지컬 '금악:禁樂(이하 ‘금악’)'은 통일신라로부터 비밀스럽게 전해져 온 금지된 악보 '금악'을 둘러싸고, 조선 순조 재위 말기 효명세자가 대리청정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궁중음악원인 장악원(掌樂院)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담은 판타지 사극 뮤지컬이다. 

19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뮤지컬 '금악'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연출과 작가 김정민, 작곡가 성찬경, 손다혜, 음악감독 한웅원, 안무가 조인호를 비롯해 배우 유주혜, 고은영, 조풍래, 황건하, 추다혜, 윤진웅, 남경주, 한범희, 조수황, 함영선 등 주요 창작진과 제작진이 참석해 주요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원일 감독은 뮤지컬 ‘금악’ 제작에 대해 “최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선보인 공연 내용에서도 이러한 생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음악이 이 시대의 거의 모든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금은 특정 나라의 음악이나 장르를 즉각적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요즘 관객들의 다양성에 맞춘 뮤지컬을 시나위오케스트라가 제작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세종 다음으로 예술을 가장 사랑하고 똑똑했던 효명세자 시대의 장악원은 과연 어땠을까. 굉장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런 것들을 이 시대의 다양한 음악을 통해 펼쳐 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 누구에게나 자기 안에 자기와 다른, 또 다른 목소리와 욕구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떨 때는 빌런, 내 안의 괴물이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소리로써 불러내는 능력, 그런 것들을 재밌게 펼쳐 보이고 싶었고, 관객들이 배우를 통해 저절로 공감하고 소리에 대해 따라올 수 있는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소리를 소재로 제작한 작품인 만큼 ‘금악’은 음악에 심혈을 기울였다. 원일 예술감독을 비롯해 뮤지컬 '니진스키'의 성찬경, 창극 '패왕별희'의 손다혜, 국악과 재즈 등 전방위로 활동 중인 한웅원 음악감독 등 작곡가만 4명이 참여했다.

성찬경 작곡가는 “작품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금악’의 멜로디를 작곡하는 게 굉장히 중요했고 거기에 주안점을 뒀다.”며 “갈의 캐릭터를 봐서도 그렇고 음악을 들었을 때 신비롭고 영험하기도 하면서, 들었을 때 직관적이고 대중적이어야 하고, 많은 것을 염두에 두었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손다혜 작곡가는 “작곡가가 4명인데 특별히 튀는 음악이나 어울리지 않는 음악을 찾아보기 어려우실 것이다. 한 명의 작곡가가 쓴 것 같은 통일감을 유지하되 특색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덧붙였다. 또, 한웅원 음악감독은 “오케스트라 편곡과 전체 조율을 맡았는데, 그중에 세상의 모든 소리에 초점을 맞췄다. 질서 있게 배열되기도 하고, 혼란을 일으키면서도 매력적인 소리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그런 소리의 집합체에 어떻게 서사를 풀어낼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원일 감독은 “우리 작품은 4명의 작곡가의 서로 다른 스타일이 음악에 잘 녹아 있다. 저는 그것을 조화롭게 하나로 엮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작품의 한국적 색채를 완성하는 것은 안무이기도 하다. 조인호 안무가는 “‘금악’은 효명세자 때부터 있었던 궁중무용에서부터 현대의 무용까지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다. 우리 주변의 모든 소리에서부터 시작되는 움직임을 다양하게 상상하면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사는 성율은 자신만의 소리로 음악을 만들고자 여자의 신분을 숨기고 궁중에서 장악원에 들어간 성율은 금지된 ‘금악’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숨은 욕망의 존재 갈과 마주하게 된다. 출연진에는 뮤지컬배우는 물론 음악가, 소리꾼, 연극배우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성율 역은 유주혜와 고은영이, 효명세자 이영 역은 조풍래와 황건하가 맡아 작품을 이끈다. 관념적 인물 갈 역은 추다혜, 윤진웅이 남녀 구분 없는 소리의 욕망을 표현하고, 홍석해 역은 남경주, 김조순 역은 한범희, 임새 역은 조수황, 금선 역은 함영선 등이 출연한다.

김정민 작가는 “우리 주변의 모든 소리를 듣는 인물이 있으면 어떨까, 그 끝에 성율이라는 주인공이 탄생했고, 감독님께서 실제 인물이나 역사에 기대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효명세자와 장악원을 기본 틀로 구축하게 됐다.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이다 보니 책임감이 막중해서 논문이나 책을 굉장히 많이 읽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성율 역의 유주혜는 “성율이 소리에 굉장한 재능을 가진 친구여서 실제로 생활하면서 귀를 많이 열려고 노력했고, 판타지물이다 보니까 성율이 보는 것, 듣는 것, 믿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더라. 그런 부분에 진정성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 고은영은 “2시간 반이라는 시간에 굉장히 다양한 서사가 나온다. 해서 심리를 어떻게 잘 따라갈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대본도 음악도 정말 좋아서 그 순간을 잘 살고 잘 들으면 새롭게 찾는 감정들이 많더라.”고 말했다.

이어 효명세자 이영 역을 맡은 조풍래는 “실존 인물을 구현할 때, 그 시대의 말투와 의상. 행동, 움직임 등이 자연스럽게 보이려는 데에 노력을 많이 했다.”고 밝혔고, 특히 ‘금악’으로 뮤지컬 데뷔 무대를 갖게 된 황건하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밌게 읽었고, 이 작품을 해보게 된다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품을 선택한 계기가 됐다.”며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중학생 때부터 오랫동안 꿈꿔온 자리인 만큼 함께하게 된 분들과도 너무 영광스럽고,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하게 이 시간을 누려보려고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갈은 뮤지컬 ‘금악’에서 판타지를 대표하는 캐릭터다. 관념적 캐릭터이다 보니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이나 ‘엑스칼리버’의 모르가나, ‘데스노트’의 류크 등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그에 대해 원일 감독은 “마블의 ‘헐크’가 인간이 분노하면 헐크가 된다는 것처럼 인간 안에 존재하는 것이 외적인 존재로 드러난다는 것은 지금도 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고 공통적인 보편성을 가지고 있지만 ‘금악’의 가장 큰 특징은 소리가 깨운다는 데에 다른 점이 있다. 원래 보이지 않는 건데 그것을 괴물로 불러낼 수 있을 정도로 소리에 천부적인 능력을 가진 자. 그것이 실제로 관객들에게 설득력이 있는가. 그것이 음악적 테마로써 주제를 관통하느냐. 보통 뮤지컬에서 튀어나오는 존재와 다르게 우리는 음악적 주제와 핵심을 계속 연결해서 가져간다는 게 큰 차이점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런 갈을 연기하는 추다혜는 “갈은 사람보다 자유자재로 움직이거나 말하는 느낌이 많았다. 대사도 노래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레인지가 굉장히 넓더라. 그런 부분이 매력적이면서도 조금은 어렵기도 했다.”며 “손짓, 발짓, 표정 등 외적인 움직임을 찾아서 내면을 채워갔던 것이 도움이 됐고, 갈이 율의 내면이기 때문에 율의 감정선과 변화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데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윤진웅 역시 “사람이 아닌 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욕망과 갈증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사람과 다른 움직임에 중점을 두었다. 그것이 갈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성율의 스승 홍석해 역의 남경주는 “홍석해라는 인물은 전에 장악원을 이끌기도 했지만, 음악인으로서보다는 희생정신과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많은 인물이다. 해서 저는 부모님과 스승님의 세대를 생각했다. 기성세대가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세상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고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 때문에 새로운 세대가 건강하게 자라고 세상이 움직이는 것이니까, 그런 면에서 홍석해가 율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자신의 능력이 대단하진 않더라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제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세상을 깨닫게 해주는, 그런 부모의 마음을 가진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리꾼 조수황은 “뮤지컬이 처음이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인데 연기적인 부분은 배우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길을 찾을 수 있었고, 음악적인 영역을 넓힐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금악’은 기존의 대형 뮤지컬에 기대할 만한 세트나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와 넘버, 드라마가 작품 전반을 이끌고 조명 효과를 극대화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데, 그렇다 보니 배우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작품이기도 하다. 이에 원일 감독은 “저희가 공공단체로서 많은 예산을 쓰긴 했지만, 상업적인 블록버스터급 작품을 만들 정도의 충분한 예산은 아니었다. 해서 처음부터 소리를 자신 있게 주제로 내세우면서 무대와 이미지는 최대한 상징적이고 양식적으로 가고자 했다. 아주 단순한 무대인데 조명의 변화에 따라 관객들이 굉장히 지적으로 그것을 상상할 수 있게끔, 그런 면에서 앙상블 배우님들이 역할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는 것도 재밌는 점이고, 그들이 여기에서 어떻게 다양하게 놀고 있는지를 보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것”이라며 “이런 무대에서는 배우분들이 조금만 실수하거나 어설프게 하면 여지없이 드러나게 된다. 해서 우리 배우님들이 훌륭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원일 감독은 “이런 (코로나) 시기에 우리는 뭔가를 상실하고 있는데, 이 작품을 보시면 그것을 채울 수 있는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성율의 이야기와 음악을 통해 다양한 위로와 상실감을 채우는 시간이 될 수 있는 작품으로 생각하고 만들었으니 함께 즐겨주시면 좋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2020년 경기도립국악단에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로 명칭을 변경, ‘시나위’의 정신을 표방한 새로운 한국적인 오케스트라를 선언하며 혁신적인 시도를 거듭하고 있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예술단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뮤지컬 ‘금악’은 오는 8월 29일까지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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