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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뮤지컬 '할란카운티', "차별NO" 더하고 빼고..완성도UP

  • 입력 2021.06.18 09:0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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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100년 전의 사회 부조리, 현 사회라고 다를까.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가 2년 만에 돌아왔다.

뮤지컬 '할란카운티'는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 100여 년, 미국 중남부 켄터키 주의 할란카운티 탄광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흑인 라일리의 자유를 위해 뉴욕 북부로 떠나는 다니엘이 더 나은 삶을 위해 투쟁하는 광산 노동자들의 투쟁에 참여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연출 유병은, 이하 '할란카운티')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 유병은, 음악감독 강진명, 배우 오종혁, 이홍기, 산들, 김륜호, 안세하, 이건명, 김형균, 김아선, 임찬민, 이상아, 임병근, 김지철, 강성진, 김상현, 황이건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회 부조리와 인권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유병은 연출이 세월호 사건을 접하면서 탄생했다고 한다. 이날 유 연출은 “가장 큰 계기는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세월호 사건 이후에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때 처음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며 “개발 단계에서 예산이 많이 부족했다. 해서 선배님들, 후배들이 하나같이 이 작품을 올리는 데 힘이 되어주셔서 용기를 내서 할 수 있었다. 그 덕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다 갚을 것이고, 갚을 자신 있다. 사실 지금도 대극장에 출연진에 크게 보여도 아직 저예산 (작품)이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할란카운티’는 지난 2019년 대학로아트센터에서 공연된 후 이번엔 대극장인 충무아트센터로 무대를 옮긴 탓에 단 세트 무대가 자칫 무대가 썰렁해 보일 수 있으나 조명을 활용한 공간 분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빈틈을 훌륭히 메꾼다. 또한, 시대착오적 표현들을 걷어내고 각 배우의 특성에 맞춰 캐릭터를 구성해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유 연출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이후 두 번째 공연인데, 처음 할 때 놓친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정의로운 이야기를 하는데 정의롭지 못한 연출 부분들, 포인트들이 몇 군데 있어서 극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많이 걷어내려고 노력을 했다.”며 “극 중 흑인 노예의 블랙페이스 분장을 없앴고, 개발 단계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많이 수렴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번에 캐스팅된 배우들에 맞게 인물들을 빌드업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래서 아마 같은 공연이고, 달라진 것도 많이 없는 것 같은데도 여러 번 보신 관객들은 아마 어떤 것들이 달라졌구나 아실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인 느낌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 다니엘 역에는 오종혁, 이홍기, 산들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오종혁은 “이 공연에 참여하기 전에 지난 시즌을 봤는데, 광부를 포함한 여기 나오는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것, 그것 하나가 가장 크게 왔다. 해서 언젠가 나도 하고 싶다. 저 안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참여하게 돼서 감사하다.”며 출연 소감을 전했다.

 
 
 

또, 전역 후 첫 작품으로 ‘할란카운티’와 함께하게 된 이홍기는 “다니엘이 누군가를 위해서, 무엇 때문에 성장하고 강인한 남자가 되는 과정인데, 전역하는 시점에 사회로 나왔을 때, 연기나 외모나 가창력이나 점점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더 생각이 많아지고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며 “엔딩곡을 할 때마다 많은 감정이 들더라. 너무 슬픈데 기쁘고 미안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저도 모르게 웃으면서 눈물이 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세상 살아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합쳐지고 서로 도와가고 살아가는 게 내가 살아가는 관점에 더 도움이 되겠구나. 더 교류하고 이야기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산들은 “무대 위에서 다니엘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데뷔 10주년이 지나고 생각이 참 많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이 많을 때 이 작품을 받고 다니엘의 성장에 감동해 출연하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광산노조 부위원장으로, 승리를 위해 투쟁하는 존 역에는 이건명, 김형균이 출연한다. 특히 작품의 시작부터 함께하고 있는 김형균은 “쇼케이스부터 지금까지 작품과 친구처럼 동료처럼 그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는 게 좀 남다른 것 같다.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작품과 같이 익어가는, 같이 늙어가는 기회도 좋을 것 같다.”며 “이번에 새로운 배우들과 또 새로운 시너지를 겪을 때는 저도 새로운 정서와 에너지로 연기하고 있다. 저에게도 신선한 시간인 것 같다.”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존의 아내 나탈리 역은 김아선이 원 캐스트로 무대에 선다. 남편의 이길 수 없는 싸움에 지쳐가는 인물이다. 김아선은 “(원 캐스트가) 결론적으로 쉽지는 않다. 매일 힘든 정서를 연기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데, 그래서 스스로와 싸움을 하는 것 같고 테스트하면서 공부가 되는 것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철, 임병근은 극 중 노조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신념으로 싸워나가는 배질 역할을 맡았다. 임병근은 “제가 생각하는 배질은 악역은 맞는데 외로운 악역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그 역시 이곳의 광부였고, 광부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가는 인물인데, 어떻게 보면 회사 측의 불합리한 제안을 어리석게도 수용하면서 광부들을 이끌어가는데, 연습하면서 사 측의 제안을 의심을 안 해봤을까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배질은 그것이 자신의 신념과 같다고 여기고 마치 폭주 기관차처럼 자신의 신념을 위해 밀고 나가는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연습하고 공연에 서고 있다.”고 밝혔다.

극 중 유일한 여성 광부 엘레나 역에는 임찬민, 이상아가 출연한다. 이상아는 “그냥 아픈 여자 광부가 아닌 같은 일을 하는 광부였으면 좋겠고, 이들의 아픔이나 행복을 잘 공감해줄 수 있는 광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고, 임찬민은 “엘레나 역시 어떻게 보면 사랑하는 것들을 하나씩 밀어내지만, 그만큼 또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인물로 생각하고 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지점에 서 있는 인물이라는 걸 좀 더 강조해서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부모를 잃은 다니엘을 품어주고 희생하는 청각장애인 라일리 역은 안세하, 김륜호가 맡았다. 안세하는 “수어로 연기에 도전한다는 것이 많이 부담됐었다.”면서도 “결국 수어도 똑같이 말이지 않나. 배우들이 대본을 받으면 대사와 노래를 외우는 부담이 있듯이 저도 똑같이 말에 대한 부담이었을 뿐 다른 부담은 없었다. 감정에 충실하면 관객들에게도 잘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편,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는 오는 7월 4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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