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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고은성, "센세이셔널한 작품"..'그레이트 코멧' 아나톨 A to Z

  • 입력 2021.04.21 16:2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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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센세이셔널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바람둥이 아나톨, 저는 진심입니다."

‘군백기’ 이후에도 뮤지컬과 방송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고은성이 최근 연예투데이뉴스와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고은성은 2011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해 ‘페임’, ‘그리스’, ‘위키드’, ‘여신님이 보고 계셔’, ‘인터뷰’, ‘스모크’ 등 꾸준한 활동으로 뮤지컬배우로 입지를 탄탄히 다져갔고, 2016~2017년 방송된 JTBC ‘팬텀싱어’를 통해 폭발적인 화제성을 자랑하며 단숨에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같은 해 고은성이 평소 워너비 배우로 꼽는 홍광호와 함께 뮤지컬 ‘햄릿:얼라이브’의 햄릿 역에 깜짝 캐스팅되면서 식지 않은 열기를 입증했고, ‘노트르담 드 파리’를 끝으로 2018년 11월 군에 입대해 육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귀환’ 등에도 출연했다.

군 복무를 마친 후 뮤지컬 ‘머더 발라드’로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른 고은성은 최근 방송된 JTBC ‘팬텀싱어 올스타전’으로 ‘군백기’가 무색한 화제성을 재차 입증했다. 특히 솔로 대표전에서 선보인 김스&스팅(Gims&Sting)의 ‘Reste’ 무대는 원곡자 김스가 자신의 SNS에 극찬을 남겨 더욱 화제가 됐고, 고은성이 속한 팀 흉스프레소는 최종 미션에서 드라마 ‘종이의 집’ OST ‘Bella Ciao’로 마침내 MVP 트로피를 차지하며 대단원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고은성은 현재 브로드웨이 화제작이자 라이선스 초연,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원제: Natasha, Pierre & the Great Comet of 1812, 제작:㈜쇼노트)’에서 아나톨 역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그레이트 코멧’은 최근 미국 공연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곡가 겸 극작가인 데이브 말로이가 톨스토이의 걸작 소설 <전쟁과 평화> 중 일부 스토리를 기반으로 연출가 레이첼 챠브킨과 의기투합한 성스루(sung-throgh) 뮤지컬이다.

▲ 사진제공(주)쇼노트
▲ 사진제공(주)쇼노트

특히 ‘그레이트 코멧’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대극장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연극, 무용, 뮤지컬 등 현장성이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한 공연예술은 이제 관객이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현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그레이트 코멧’은 중소형 작품으로 제작된 본격 이머시브 공연에 비해서는 기존 공연에 가까운 외형이지만, 흔히 대극장 뮤지컬에 기대하는 세트나 장치 없이 화려한 샹들리에와 붉은 테이블형 무대만이 존재해 흡사 파티장을 연상케 하는데, 무대 위에도 객석을 배치해 관객과의 거리를 좁혔다. 객석에 관객이 차면 그로써 하나의 커다란 극장 안 극장이 완성되는 구조다. 배우들이 객석 곳곳에서 연기를 펼치는 장면이 상당한 만큼 관객은 극의 흐름에 따라 파티의 손님이거나 극 중 극을 구경하는 관람객의 느낌을 받게 된다. 

다만 이 작품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여파로 관객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일부 장면이 수정된 점이 다소 아쉬운데, 그럼에도 극을 꽉 채우는 배우들의 뜨거운 에너지는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그 중에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극 속 연주자로 등장하거나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심지어 지휘자가 무대 중앙에 위치해 지휘와 연주, 연기 앙상블을 선보이는 등 국내 시장에 익숙한 유럽풍 뮤지컬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다.  

▶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센세이셔널한 작품.

“일단 독특한 형식의 공연이고요. 개인적으로 저는 ‘그레이트 코멧’이 어떤 작품이냐고 묻는다면 센세이셔널한 뮤지컬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시국이 이렇다 보니 굉장히 어렵게 올라오게 된 공연인데, 사실은 마당놀이처럼 관객과 이런저런 얘기도 같이해야 하는데 지금은 속된 말로 관객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으니까, 관객분들이 기존의 사각형 무대 안에 있는 배우들을 바라보던 것처럼 보게 되니까 작품과 다소 좀 떨어져서 보게 된다고 할까요. 그게 저희도 너무 아쉬운데, 그럼에도 관객분들이 공연장에 와주시고 이런 작품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서 그게 가장 감사하고, 작품을 보신 분들이 여러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처음 접하는, 새로운 형식이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거든요. 뭔가를 처음 접할 때 모두에게 '좋다', '대박이다', 그런 이야기를 듣긴 어려운 법이잖아요. 그런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작품이 새롭기 때문이 아닐까, 항상 긍정적으로(웃음), 이 어려운 시국에 이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만큼 배우들은 매회 굉장히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희 작품 진짜 재밌어요. 꼭 보러오세요’ 할 수는 없는 거고(웃음), 다만 ‘이 작품이 좋았다’, ‘이런 형식이 좋았다’ 하시는 분들께는 더 좋아해달라고 좀 말씀드리고 싶네요(웃음).”

▲ 사진제공=(주)쇼노트
▲ 사진제공(주)쇼노트
▲ 사진제공(주)쇼노트

▶ 워너비 홍광호, 자신감을 주는 케이윌, ‘피에르’ ‘아나톨’로 한 무대에.

“너무 재밌어요. 광호 형은 지금도 제가 배워야 할 선생님 같은 존재거든요. ‘햄릿’ 이후로 형이랑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군대 있을 때 형이 저 면회도 와주시고, 휴가 나오면 형 공연도 많이 보러 갔었고요. ‘언제 형이랑 같이 공연하면 재밌겠다.’ 생각만 갖고 있다가 이번에 같이하면서 느끼는 게, 연습실에서 맨날 보고 공연도 맨날 같이하는데 어떻게 해가 갈수록 더 잘하셔서 좀 당황스러울 정도예요(웃음). 공연하면서도 ‘우와~’ 하고 보게 되고, 공연이 진짜 하루하루가 재밌더라고요. 매일 조금씩 조금씩 미묘하게 달라서 그게 너무 재밌고요. 또 케이윌 형은 ‘노트르담 드 파리’를 같이하면서 친해졌는데, 그때 공연 끝나고 제가 바로 군대에 갔거든요. 이후에 제가 휴가 나올 때마다 형 바쁜데도 군인 만나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웃음) 고민도 들어주고, 그리고 형이 저한테 항상 좋은 말을 많이 해줬어요. 저를 높이 평가해준다고 해야 하나, 제가 동생인데도 항상 저를 존중해주면서 제가 늘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는 형이에요. 두 분이 다 저에게는 그런 분들인데 그런 형들이 피에르를 하고 제가 아나톨을 하게 돼서, 캐스팅됐을 때도 너무 기분 좋았죠. 극장가는 게 매일매일 재밌어요(웃음).”

▶ ‘머더 발라드’ 탐, ‘크레이트 코멧’ 아나톨..연이은 바람둥이 캐릭터.

▶ 내가 생각하는 ‘옴므파탈’은..

“극 중 캐릭터가 ‘바람둥이’ 아나톨인데 저는 사실은 피에르 같은 집돌이예요. 제 외모라든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그런 것 때문에 아나톨 같은 역할이 많이 오긴 하는데, 그렇다고 제가 무대에서 막 옴므파탈을 표현하려고 노력하진 않아요. 일반적으로 ‘옴므파탈’이다 하면 뭔가 치명적이면서 내가 나쁜 남자라는 걸 온몸으로 표현할 것 같은(웃음), 그런 이미지가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옴므파탈은, 예를 들어 나쁜 사람이나 사기꾼을 만났을 때 진짜 나쁜 사람인 게 보이고 사기꾼인 걸 알면 그 사람이 벌이는 나쁜 일에 휘말릴 일이 없죠. 그런데 그 사람이 전혀 나쁜 사람 같지 않고, 심지어 나에게 진심으로 대한 것 같은데 그런 사람이 뒤통수를 쳤을 때, 혹은 그 사람이 진짜 나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그 충격과 실망감이 어마어마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역할을 할 때 항상 고민하는 게, 어차피 대본에서 결국은 저를 나쁜 상황으로 몰고 가주기 때문에 그 과정의 선택, 그 순간순간은 오히려 진실하게 설득해줘야 뒤에 뭔가 터졌을 때 그 충격이 더 크게 오지 않을까. 그게 진짜 옴므파탈이 아닌가 싶거든요. 그 작품 안에 있는 인물도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간인데, 과연 매 순간 계획하면서 계획한 대로 사는 게 가능할까. 적어도 그 순간은 숙명으로써, 진심으로 보여야 하지 않을까. 이미 그런 마음을 먹고 있다고 관객에게 들켜버리면 배우로서는 좋은 선택은 아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사진제공(주)쇼노트
 

▶ 아나톨의 넘버, 초고음 음역대 ‘할 수 있을까?’ 생각도.

“아나톨이 부르는 넘버가, 제가 그동안 했었던 곡 정도가 아니라 존재하는 뮤지컬 중에 기본 톤 세팅이 제일 높은 캐릭터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겟세마네’라든지 ‘난 괴물’이라든지 그렇게 하이를 찍는 곡들이 몇 개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곡들도 고음 한 방을 찍고 단계, 단계가 있는데, 아나톨은 시작부터 막 B(시) 이래요. 다른 뮤지컬에서는 하이라이트 최고음으로 쓸 수 있는 음인데 아나톨은 그런 음들이 시작부터 막 여기저기 분포돼 있어서 소화하느냐고 힘들긴 해요. 제가 알기로 아나톨이 내는 최고음이 하이 E♭이거든요. 3옥타브 미♭, 굉장히 높아요. 그리고 마지막에 퇴장할 때 내는 음이 C#(도#)인데 유명한 ‘Nessun dorma(네순 도르마)’ 마지막에 ‘빈체~로~’ 할 때 ‘체’보다도 두 키가 높아요. 저도 처음에 악보 볼 때 ‘와, 이걸 할 수 있을까?’, 그동안 공연이나 ‘팬텀싱어’하면서도 한 번도 안 내본 음들이거든요. 그래서 또 군대에서 연습을 많이 했죠(웃음). 군악대여서 성악병들하고 같이 있었거든요. 성악 전공한 후임들한테 아침부터 C# 찍어주고 ‘이거 내려면 어떻게 해야 돼?(폭소)’ 그러면서 물어보고 알려주는대로 따라해보고, 그렇게 해서 그래도 지금은 나름 어찌어찌 하고 있습니다(웃음).”

▶ 다른 ‘아나톨’에는 없다는 보드카 플라스크 원샷..어쩌다?

“제가 운동하면서 헬스 보충제 먹던 습관이 있어서 목구멍을 여는 법을 알거든요. 사실 저한테는 양이 좀 부족해요. 한 1.5리터까지 가능합니다(웃음). 원래 연습 때는 없던 건데, 어느 날 공연하다가 그게 보드카(설정상)니까, 그냥 보드카를 마셨어요. 평소에 물 마시는 것도 그래서, 그렇게 마시다가 적당히 끊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박수가 나오는 거예요(웃음). ‘어? 이게 신기한가?’, ‘그럼 다 마시지 뭐’ 했는데, 제가 노래할 때보다 박수를 더 많이 쳐주시더라고요(폭소). 사실 그 전에 되게 정신 없이 뛰어다녀서 목이 굉장히 타거든요. 셔츠에 조끼에 겹겹이 입어서 엄청 더워요. 안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이 많이 나서, 저한테는 마침 목을 축일 수 있는 아주 좋은 타이밍이기도 하죠.”

※ 배우 고은성의 인터뷰, 2편에 계속됩니다. 

[편집자주 : 배우 고은성의 인터뷰는 사진 촬영의 특성상 충분한 거리 확보(2m 이상), 본인 외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엄격히 지키며 촬영이 진행되었고, 혹시의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본 인터뷰는 유선으로 진행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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