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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운’, 묻히기 아까운 캐릭터들!

드라마 리뷰: 해를 품은 달 17~18회

  • 입력 2012.03.06 13:51
  • 기자명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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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해를 품은 달’도 대단원의 막이 내려지려 하고 있다. 18%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박급 첫방 시청률로서 시작된 이후로, 각종 이슈와 화제를 양산하면서 대한민국을 [해품달 앓이]에 빠뜨렸던 드라마가 종영까지 불과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에 시청률은 30%대를 가볍게 뛰어넘어 40%대까지 도달했다. 따라서 ‘해품달’과 관련하여 남은 최대 이슈는 ‘과연 시청률 50%대에 도달한 채 종영을 맞을 수 있느냐?’라고 볼 수 있다. 18회의 전국 시청률이 41.2%였다. 시청률 50%대에 도달한 채 종영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2회 동안 무려 8.8%나 상승해야만 한다. 지금까지의 시청률 상승추이와 비교해보았을 때 단 2회만에 8.8%의 상승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18회의 수도권 시청률이 49.7%였기에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시청률 면에서는 대박을 쳤으나 ‘해품달’은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드라마이다. 먼저, 일찌감치 생방촬영에 들어간 덕분에 다른 드라마 같으면 후반부에나 발견되었을 [옥에 티]들이 초반부부터 속출하였다. 여기에 파업여파로 인하여 후반작업이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못하자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과도한 [뽀샵질]이 난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가인을 비롯한 주조연급 연기자들에 대한 [연기력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매회 비판-비난이 쏟아졌다. 다행히 그들 중 몇몇은 나름 최선을 다한 열연을 통하여 뒤늦게라도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한가인-정일우 등은 드라마의 종영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도 여전히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매회 상승하던 시청률이 주춤했을 정도로 중반부에 늘어져버린 호흡-흐름으로 인하여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꼬여버리고 말았다.

비록 뒤늦은 폭풍전개를 통하여 늘어진 호흡-흐름을 바로잡긴 했지만, 대략 5회 가량 늘어진 덕분에 ‘이훤’-‘연우’-‘양명’을 제외한 주요 캐릭터들이 묻혀버리는 사태가 불거지고 말았다. 아닌 게 아니라, 5회 가량 ‘이훤(김수현)’과 ‘연우(한가인)’의 밀고당기가 지리 하게 반복되는 동안 쩌리신세가 되어버렸던 ‘보경(김민서)’-‘운(송재림)’-‘설(윤승아)’-‘허염(송재희)’-‘민화(남보라)’-‘잔실(배누리)’등은 결국 비중을 회복하지 못한 채 종영을 맞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캐릭터가 주연 4인방 중에 하나인 ‘보경(김민서)’이다. 엄연히 포스터에도 ‘이훤’-‘연우’-‘양명’과 함께 나란히 서있을 정도로 ‘보경’은 원래 주인공급 캐릭터였다. 원작소설은 물론 ‘해품달’의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등장인물 설명에서도 ‘보경’은 드라마에서 중요한 인물로서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 상에서는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내용이 하나도 제대로 구현이 안 되었다.

홈페이지의 등장인물 설명에서는 ‘보경’은 ‘해품달’내에서 최고의 악역이자 야누스적인 매력을 가진 여인으로 나온다. 겉으로는 따뜻한 성품을 지닌 얌전한 여인처럼 굴지만 속으로는 궁궐내의 정보를 틀어쥔 채 각종 음모를 꾸미는 악녀로서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드라마상에서 구현된 ‘보경(김민서)’은 시종일관 무기력하게 [이훤 바라기]만 하다가 ‘연우(한가인)’가 나타나자 반쯤 미쳐버린 비련의 여인으로 둔갑하였다. 중반부에 ‘이훤’과 ‘연우’가 지리한 밀당을 반복하느라 쩌리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던 ‘보경’이 결국 제대로 된 음모는커녕 악녀로서의 카리스마조차 변변하게 어필하지 못한 채 드라마가 종영을 맞게 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6회에서 선보인 김민서의 [4단 변신 연기] 덕분에 연기력 논란에서도 확실히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미약했던 ‘보경’의 존재감이 시청자들의 뇌리에 인상 깊게 각인되었다.

‘운(송재림)’도 아까운 캐릭터이다. ‘보경’과 마찬가지로 ‘운’은 원작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이다. 아닌 게 아니라, 드라마의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등장인물 설명에서도 ‘이훤’-‘연우’-‘운’의 3각관계가 암시되어 있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상에서는 이 부분이 통째로 사라졌다. ‘이훤’-‘연우’의 밀당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동안 ‘운’이 낄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운(송재림)’은 ‘모래시계’의 이정재처럼 말없이 한 여인을 지켜주는 순정파 보디가드 캐릭터로서 시청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말았다. 이처럼 3각관계가 통째로 사라져 버렸으면, 최소한 ‘뿌리깊은 나무’의 ‘무휼(조진웅)’처럼 멋있는 호위무사로서의 포스라도 어필되도록 만들어 주었어야만 했다. 그러나 ‘운’의 검술실력을 볼 수 있는 기회자체가 드물었으며, 그나마 등장했던 칼싸움 장면마저도 연출이 너무 안습이라서 ‘운’이 그다지 멋있게 보이지 않았다.

‘보경(김민서)’-‘운(송재림)’외에도 아역시절에 주목 받았던 ‘허염(송재희)’-‘민화(남보라)’등은 철저히 쩌리신세였다. ‘허염’은 중반부에는 아예 등장조차 안했으며, ‘민화’는 매회 꾸준히 나왔으니 겨우 한 두씬에 불과했다. 여기에 원작소설에서는 ‘허염’-‘운’과 3각 관계를 형성하는 ‘설(윤승아)’은 아예 단역급으로 전락해 버렸으며, 그나마 초중반에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으로 어필되었던 ‘잔실(배누리)’마저도 중반부이후로는 대사조차 몇 마디 없는 병풍신세를 못 면했다. 참고로 이중에서 가장 분량과 대사가 적었던 캐릭터는 ‘설(윤승아)’이었다. 18회까지 방영되는 동안 ‘설’의 등장씬과 대사는 충분히 셀 수 있을 정도였던 것이다. 이처럼 주요배역들 중에서 ‘이훤’-‘연우’-‘양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쩌리신세가 되어버렸다. 이는 그만큼 드라마가 제대로 전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실로 답답한 것은 주요배역들을 쩌리로 만들면서까지 공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우’ 한가인과 ‘양명’ 정일우가 연기력 논란으로 인하여 시청자들의 사랑보다 비판을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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