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today초점] 카카오TV, 넷플릭스 대항마 될까

  • 입력 2020.11.12 15:21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카카오M 작품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카카오가 OTT(Over The Top/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회원 수만 1억 9천만 명에 달하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국내 토종 OTT 시장을 사수할 수 있을까.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한국 OTT 시장 규모가 780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모바일, 온라인 콘텐츠가 급성장을 이루었고, 넷플릭스는 올 상반기에만 260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러한 추세에 토종 OTT의 반기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 ‘옥수수’와 지상파 3사가 연합한 ‘푹tv(pooq)’가 합쳐 탄생한 '웨이브(wavve)'가 올해 3·4분기 평균 이용시간에서 이미 넷플릭스를 제쳤다는 집계가 나왔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중 실사용자 규모가 가장 많은 상위 앱의 평균 이용시간을 분석한 결과 유튜브가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아프리카TV, 3위는 트위치에 이어 4위에 웨이브, 5위에 넷플릭스가 이름을 올렸다. 실사용자 수는 단연 넷플릭스가 많지만, 이용자당 평균 이용시간에서 웨이브가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OTT는 이제 단순한 영상물 스트리밍, 실시간 방송 등의 차원을 넘어 자체 오리지널 제작에 주력하면서 회원 수 확보, 유지로 덩치를 불리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등의 성공은 국내 대중에게 ‘드라마=방송’, ‘영화=스크린’이라는 고정 소비 개념을 무너뜨렸고, 넷플릭스의 신규 회원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자, 지상파 3사 및 종합편성 채널의 실시간 방송 스트리밍, 다시 보기 플랫폼 정도로 이용하던 푹tv가 웨이브로 재탄생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송 3사가 협력한 만큼 이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역으로 방송 전파를 타고 있다. ‘조선로코-녹두전’, ‘꼰대인턴’, ‘SF8’, ‘좀비탐정’, 나의 위험한 아내‘, ’앨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기획은 방송사가 투자를 웨이브가 맡는 식인데, 이들 VOD를 웨이브가 독점 공개하면서 신규 회원 유치에 호조를 띄고 있다.

그와 더불어, 카카오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본격 오리지널 제작에 뛰어들면서 OTT 시장의 변화의 바람이 가속화되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은 지난 2018년 11월 출범 이후 영화, 드라마, 예능, 음악, 공연 등 전 장르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회사들을 빠르게 흡수, ’공룡 엔터‘의 탄생을 알렸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음악 레이블 4곳, BH엔터테인먼트 등 배우 매니지먼트사 7곳, 사나이픽처스 등 영화 제작사 2곳, 메가몬스터 등 드라마 제작사 3곳, 공연제작사 쇼노트, 캐스팅 에이전시 인수는 물론 스타 작가, PD 등의 영입도 꾸준히 진행해왔다.

 

또한, 카카오는 웹소설, 웹툰 등을 연재하는 카카오페이지X다음웹툰을 기반으로 한 7000여 개의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차별화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세상밖으로(드라마 ’구해줘‘)’, ‘메모리스트’, ‘이태원 클라쓰’를 비롯해 ‘승리호’, ‘스틸레인(영화 ’강철비‘)’ 시리즈 등이 각각 드라마, 영화로 제작됐고, ‘나빌레라’는 지난해 서울예술단에 의해 뮤지컬 공연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나빌레라’는 2021년 tvN 드라마로도 제작된다. 그만큼 이미 검증을 거친 다채로운 소재의 IP가 많다는 것은 향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더없이 유리한 상황이다.

더불어 카카오TV는 글로벌 이용자 5200만 명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내에서 탭을 활용해 동영상 시청 가능하다는 점을 특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카카오TV가 선보인 이효리 출연의 ‘페이스아이디’와 ‘모르토르PD’와 이경규의 만남 ‘찐경규’, 박지훈 출연의 ‘연애혁명’ 등은 공개와 동시에 큰 화제를 모았고, 지창욱, 김지원 주연의 ‘도시남녀의 사랑법’이 12월 방영 예정이며, ‘이 구역의 미친X’이 오연서, 정우의 캐스팅을 발표하는 등 연이어 기대작 소식을 알리고 있다.

특히, 웨이브 오리지널과 달리 카카오TV 오리지널은 방송 전파를 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수, 배우, 예능인, 방송인 등 스타급 연예인의 출연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 이유로, 한 배우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연예투데이뉴스에 “최근 모바일을 통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보편화 되는 추세다. 각 회사가 유튜브나 SNS 등으로 소속 스타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채널은 이미 없어서는 안 될 소통의 창구로 활용되고 있어 방송사의 작품이 아닌 콘텐츠에도 거부감이 없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OTT 기반 콘텐츠는 시청률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방송은 바로 이튿날 발표되는 시청률로 작품의 성패가 결정되는 이미지가 큰데, OTT 기반의 작품들은 조회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이고 해외 팬들의 진입도 훨씬 쉽고 편리해서 작품과 캐릭터만 좋다면 배우들도 출연을 어렵지 않게 생각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 사진=(상좌부터 시계방향) 지창욱, 김지원, 오연서, 정우

또한, 카카오M의 한 관계자 역시 “최근 배우들이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이 많아지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개인 채널도 많아졌다. 그만큼 이제는 디지털이나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에 배우들도 TV나 스크린을 고집하지 않고 유연하게 생각하는 상황”이라며 “앞서 모바일 전용 콘텐츠에서는 기존의 영화, 드라마 콘텐츠에 비해 완성도나 퀄리티가 낮은 작품이 더러 있었지만, 이제는 전문 제작진이 참여하고 있다. 12월 공개될 ‘도시남녀의 사랑법’에도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와 '연애의 발견'을 쓴 정현정 작가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박신우 연출이 참여한다. 그만큼 배우들에게도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본금을 무기로 한 콘텐츠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앞서 CJENM이 드라마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막대한 자본력으로 드라마 시장을 점령하면서 공중파가 급격히 무너졌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화담앤픽쳐스, 문화창고, 케이피제이 등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고 여기엔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와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도 소속되어 있다.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한 주인공 한 명의 출연료가 회당 1억 5천이었다는 소식은 대중에게 놀라움과 씁쓸함을 동시에 안긴 바 있다. 일반 드라마의 제작비가 회당 평균 3억 원이라는 점에서 이미 게임이 되지 않는 규모다. 그렇다 보니 이제는 방송사가 OTT 투자를 받는 형국이다. 오리지널이 필요한 OTT와 제작비가 부담스러운 방송사의 자구책이자 윈-윈 전략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가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한 셈이다.

여기에 콘텐츠 제작 여건과 자본력을 동시에 갖춘 카카오TV의 행보는 그래서 더욱 눈여겨볼 만하다. 넷플릭스의 독점 체제가 굳어지면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넷플릭스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동시에 소비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토종 OTT가 선전해야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견제와 방어가 가능하다. 이는 나아가 공중파를 비롯해 전체 콘텐츠 업계의 질적인 자유 경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 라이프가 일상화된 지금, 카카오TV의 공격적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