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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펜트하우스' 김순옥 표 막장 월드..단숨에 월화 최고 '씁쓸'

  • 입력 2020.10.27 10:1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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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펜트하우스' 캡처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김순옥 표 막장 파워는 여전했다. 불륜, 폭행, 갑질 등 온갖 자극을 총망라한 SBS 새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첫 방송으로 월화극 왕좌를 차지했다. 시청률은 단숨에 10%에 육박했고,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위엄(?)을 제대로 과시했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제작 초록뱀미디어) 1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9.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 채널 월화극 1위에 해당한다. 

같은 날 동시 첫 방송된 MBC '카이로스'는 3.7%의 시청률로 출발했고, 지난 주까지 월화극 왕좌를 고수하던 tvN '청춘기록'이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금주에도 소폭 하락, 7.625%(닐슨 유료 플랫폼 전국 기준)를 기록해 월화극 2위로 밀려났다. 그런가 하면 고정층을 확보해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던 JTBC '18어게인'이 다소 큰 폭 하락했다. 전 회 3.192%에서 금주 2.573%를 기록, 4회 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MBN '나의 위험한 아내' 역시 하락세가 가속돼 2.208%를 기록했고, KBS2 '좀비탐정' 또한 마찬가지로 4회 연속 하락세를 그려 2.2%에 머물렀다.

한편, 월화극 1위를 차지한 SBS ‘펜트하우스’는 100층 펜트하우스의 범접불가 '퀸' VS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욕망의 '프리마돈나' VS 상류사회 입성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그린 드라마다.

1회에서는 국내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 헤라팰리스에서 의문의 소녀가 추락하는 가운데, 이를 본 심수련(이지아 분)이 미친 듯이 비명을 내지르는 오프닝으로 출발, 곧이어 ‘2개월 전’이라는 자막과 함께 심수련, 천서진(김소연), 오윤희(유진)간의 얽히고설킨 스토리가 펼쳐졌다.

현재 펜트하우스의 주인 심수련(이지아)은 겉으로는 모든 것을 가진 인물처럼 보이지만 그의 완벽주의자 남편 주단태(엄기준)는 천서진과 불미스러운 관계를 그렸고, 청아재단 이사장 딸이자 유명 소프라노 천서진은 과거 오윤희의 재능을 시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녀의 대회 1등을 빼앗았다. 다분히 천서진의 집안 배경이 만든 1등이었다. 앞으로 실력으로 승부하겠노라는 오윤희에게 천서진은 차가없이 트로피를 휘둘렀고 오윤희의 목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이후 노래를 포기한 오윤희는 부동산을 소개하며 억척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같은 재능을 가진 딸 배로나(김현수)에게 음악을 포기할 것을 강요하지만 딸은 노래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배로나는 천서진에게 레슨을 받겠다고 바득 고집을 부렸고, 오윤희와 천서진이 그 계기로 재회하게 되는데, 천서진은 오윤희에게 당시의 일을 사과하기는커녕 재능 있는 배로나의 꿈을 그대로 두지 않을 심산이다. 

그런가 하면 형편이 변변치 않은 오윤희의 딸 배로나는 같은 학교 유제니(진지희)와 그의 엄마 강마리(신은경)의 갑질과 모함으로 학폭위가 열린다. 온갖 폭언이 쏟아진 이 자리에서 오윤희는 결국 발차기로 응수하며 반드시 학교 졸업장을 따겠노라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결과적으로 이날 방송은 90분 특별 편성된 탓에 시청률에서 다소 이득을 본 듯 하지만, 그보다는 자극적 표현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둔 이유가 더욱 유효할 것이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펜트하우스의 이면을 그릴 목적이라기엔 해도 너무한 온갖 자극이 방송 내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아이, 어른할 것 없는 볼썽사나운 갑질과 폭행, 모임 일원 사이의 불륜, 자신의 욕망과 사회적 위치를 지키기 위한 악행 등 믿고 보는 김순옥 표 막장 월드가 거침없이 표현됐다. 

20년 만에 악역에 도전한 김소연의 파격 변신을 비롯해 이지아, 유진, 엄기준, 신은경, 봉태규, 윤종훈 등 배우들의 열연이 그를 고급스럽게 포장했을 뿐, 김순옥 작가의 전작 '황후의 품격'이 보여준 미니시리즈의 막장화는 이번 '펜트하우스'에서도 다르지 않을 전망인데, 이런 류의 작품 특징은 권선징악이라는 빤한 구도가 큰 줄기이기에 참신함보다는 자극에 무게를 두고 분노 유발자의 맹활약(?)과 더욱 센 자극을 입혀 시청자를 붙잡는다.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빤함'을 자극으로 상쇄하는 셈이다. 똑똑한 요즘 시청자들 역시 이를 모르지 않고, 오죽하면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웃지 못할 이름까지 붙여준 마당이다. 

드라마에라도 욕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정도의 현 사회가 만들어낸 역효과인지 씁쓸하지만 최근 다시금 K-콘텐츠의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때에 드라마의 꽃이라 하는 미니시리즈에까지 시청률 우선주의식 막장 바람이 거센 상황은 아쉬울 따름이다.

한편 SBS 새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 2회는 역시 90분 편성으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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