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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개그콘서트' 굿바이..마지막까지 빛난 '찐 개그'

  • 입력 2020.06.28 08:11
  • 기자명 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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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개그콘서트' 화면캡처

[연예투데이뉴스=김영기 기자] 시대의 유행은 거역할 수 없었다. 각본으로 구성된 꽁트, 슬랩스틱으로 대표되던 정통 코미디 역사를 한순간 뒤바꾼 '개그(익살스러운 대사나 몸짓)'의 대명사 KBS '개그콘서트'가 21년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MBC '무한도전'을 필두로 리얼 버라이어티,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이 대세가 되면서 웃음의 흐름이 다시 한번 뒤바뀐 결과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마지막 방송에서는 웃음과 눈물이 공존했던 개그맨들의 무대가 그려졌다. 특히 지난 21년간 시청자 곁을 지켜오며 웃음을 전했던 ‘개콘’의 변천사와 개그맨들이 전한 진심 어린 막방 소감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한껏 배가시켰다.  

특히 ‘개콘 장례식’을 보여준 ‘마지막 새 코너’에서는 김준호, 김대희, 박준형, 이수근, 정종철, 김병만, 유세윤, 신봉선 등 '개그콘서트'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대선배들의 무대가 꾸며졌는데, “방송이 21년이나 했으면 호상”이라면서도 "1등 시청률만 기억하는 더러운 KBS!"라는 촌철살인의 대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박준형의 마지막 갈갈이가 된 ‘눈물의 무갈이’는 웃음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이 뜨겁게 사랑한 코너들이 무대에 올라 이목이 집중됐다. ‘앙대여~!‘란 유행어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끝사랑’, 남자들의 공감대를 저격했던 ‘네 가지’, 일일 시청률 26.2%를 기록, 이름값을 제대로 했던 ‘시청률의 제왕’ 등 전설의 코너들이 다시 재연됐다. 김영희와 정태호는 긴 시간이 무색하게 통통 튀는 커플 케미스트리를 뽐냈고, 7년 만에 '네 가지'로 찾아온 허경환은 무대에서 내려오기가 아쉬운 듯 “이 모든 게 언발란스”, “잊으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라고 유행어 메들리를 선보여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한 때 시청률 30%에 육박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지던 '개그콘서트'다. 마지막 방송은 3%대를 기록하며 마무리됐지만 21년 장수 프로그램으로써의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나에게 개그콘서트란”의 질문과 함께 고마움과 아쉬움, 그리고 눈물로 얼룩진 출연진들의 진솔한 대답이 공개됐다. 양상국은 ‘개콘’을 ‘특급 매니저’라고 언급하며 “아무것도 볼 것 없던 나를 스타로 만들어줬다”라 털어놔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임재백과 박소라는 ‘20대’라 대답하며 가장 빛났던 청춘의 순간이 담긴 ‘개콘’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이밖에도 ‘첫사랑’, ‘선물’, ‘일기’ 등의 각양각색의 답과 함께 모든 출연진이 자신의 땀과 눈물이 가득했던 개그콘서트에 안녕을 고하며 아쉬움을 가득 토로했다.

최장수 코너, ‘봉숭아학당’에서는 개콘 멤버들의 졸업식이 그려져 마지막임을 더욱 실감케 했다. 곤잘레스의 송준근, ‘분장실의 강선생님’으로 돌아온 강유미 등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왕비호’로 돌아온 윤형빈은 마지막 방송을 기념해 시청자들에게 거침없는 독설을 던져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봉숭아학당’ 코너 끝에는 이태선 밴드가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해 개콘 멤버들의 뜨거운 눈물을 자아냈다.

한편, '개그콘서트' 측은 공식적으로는 휴지기를 갖는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폐지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21년간 시청자들과 추억을 공유한 친구이자 동반자였던 ‘개그콘서트’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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