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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총아, 자비에 돌란의 놀라운 연기와 연출. 영화 <탐엣더팜>

  • 입력 2014.05.13 23:32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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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4일 개막되는 제67회 칸영화제에 89년생 25세의 나이로 장편 경쟁 부문에 최연소 진출하며 ‘칸이 사랑하는 감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한 자비에 돌란의 신작 <탐엣더팜>(원제: Tom a la ferme (Tom at the Farm))은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 보내고, 그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연인의 마을을 찾아가게 된 탐이 그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뒤틀린 사랑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탐(자비에 돌란)은 자신의 분신 같았던 연인 기욤을 잃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의 고향인 퀘벡의 작은 농장으로 간다. 슬픔에 젖어있는 기욤의 어머니 아가테(리즈 로이)와 형 프랑시스(피에르-이브 카르디날)를 만나지만, 자신이 기욤과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차마 밝히지 못한다. 하지만 형 프랑시스는 이미 탐이 기욤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아가테의 눈을 피해 은밀하고 지속적인 폭력으로 탐의 목을 조이기 시작한다. 사랑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이들의 슬픔과 뒤틀린 그리움, 그리고 새롭게 시작되는 거짓들… 이들은 기욤의 짙은 그림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영화는 황량하고 어두운 퀘벡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광활한 평원을 배경으로 한 오프닝 장면을 시작으로 축축하고 안개 낀 마을, 죽은 소, 날카로운 옥수수 밭, 어두운 집 안의 노란 빛 조명 등은 가라앉은 차가운 색감과 채도로 독특하면서도 기이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탐은 연인이었던 기욤의 고향에 도착하면서부터 그의 가족과 생활하며 어딘지 현실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시작한다.
  시종일관 음산하고 어두운 농장의 모습과 함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은 탐이 점점 헤어나올 수 없는 상황에 빠져가고 있음을 암시하지만 탐은 정작 농장에서 생활하는 자신의 모습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기욤의 형인 프랑시스의 갖은 폭력과 협박에도 그에게서 연인이었던 기욤의 모습을 발견하고 의지하기도 한다. 한편 프랑시스 또한 나이 든 엄마 아가테와의 생활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자신의 현실에 괴로워하며 탐을 폭력으로 구속하려 한다.   엄마 아가테는 아들을 잃은 상실감에  신경쇠약증세를 보이고, 오직 아들 기욤의 친구였다고 믿고 있는 탐에게 많은 기대를 한다. 아들의 죽음에 관한 그 어떤 실마리를 알고자... 하지만 탐은 아가테에게 진실을 절대로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이러한 이들의 기묘한 동거생활은 비정상적이고 실제하지 않는 것처럼 비현실적이다. 처음 탐은 농장에서 탈출하려고 시도하지만 프랑시스의 폭력에 굴복한 이후로 탈출에 대한 바람을 접는다. 어느 순간, 탐은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무작정 '현실'로 돌아가기 위한 탈출을 시도한다. 그리고 프랑시스는 그런 탐을 집요하게 쫓지만 결국 탐은 기욤과의 과거를 청산하고, 농장에서 있었던 비현실에서 탈출한다.
   영화 <탐엣더팜>은 미셸 마크 부샤르의 희곡을 원작으로 탄생한 자비에 돌란 작품 중 유일하게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자비에 돌란은 첫 장편 영화 <아이 킬드 마이 마더>로 2009년 감독주간 3관왕, <하트비트>, <로렌스 애니웨이>로 각각 2010년, 2012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초총, <마미>로 2014년 칸영화제 장편경쟁 부문에 최연소 진출한 '칸이 사랑한 감독'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네 번째 작품 <탐엣더팜>은 더욱 성숙한 연출로 자비에 돌란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연기는 물론 제작, 편집, 의상 등 다방면에서 활악하며 천재 감독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3년만에 다시 배우로서 돌아온 <탐엣더팜>에서 자비에 돌란은 사랑을 잃고 상실에 빠져 혼란스러워하는 '탐'을 맡아 불안한 심리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와, 자비에 돌란의 감독으로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 <탐엣더팜>은 5월22일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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