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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기타리스트vs싱어송라이터..'자이로 is 뭔들'
이은진  |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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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2  1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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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싱어송라이터 자이로의 인터뷰, 1편에 이어.

뮤지션의 음악적 욕심은 앨범에 그대로 드러난다. 자이로는 기타리스트로 발매한 연주 앨범 'NEW GENERATION'에 무려 14곡을 담았다. 리프라이즈(Reprise/재편곡) 두 곡을 포함해도 요즘 추세로는 많은 곡이다. 그동안 만들어놓은 곡 중에도 좋은 곡들을 추려 최대한 담고 싶었다고 한다. 보컬을 가미한 자이로 정규 1집 ‘A to Z’에도 9곡을 수록했다. 곡 수가 많다는 건 단편적으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담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그것과 별개로 리프라이즈는 같은 곡이면서 다른 버전의 편곡을 입혀 색다른 감흥을 즐길 수 있는데, 'NEW GENERATION'에 수록된 ‘RUN’이 대표적이다. 어쿠스틱 버전과 록밴드 편곡의 일렉 버전을 수록해 기타리스트로서 극명한 매력을 과시했다. 다음 앨범에서는 또 다른 시도를 구상 중이라고 한다.

“처음에 낸 연주곡 앨범은 지금까지 기타를 치면서 ‘핑거스타일 앨범을 꼭 한번 내야지’ 생각했던 게 있어서 만든 거였고, 첫 앨범이니까 이때까지 쓴 곡 중 나름 좋은 곡들은 다 넣어보자 해서 곡이 좀 많고 리프라이즈로 어쿠스틱 버전, 일렉 버전 두 곡이 들어갔어요. 그 후에 노래를 넣어보자 했던 자이로 정규 1집은 좀 부드럽고 살랑살랑한 느낌인데, 아마 다음엔 좀 센 음악들을 해보게 되지 않을까. EDM 쪽이나 대중적인 것도 몇 개 건드려 볼 생각도 있고, 장르적인 건 아직 확실히 정하진 않았어요. 저도 아직 해보지 않은 스타일이 많아서 여러 시도를 해보려고요. 그리고 더 나중에는 블루스 록 같은 것도 하고 싶긴 해요. 그걸 좀 트렌드하게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는데 그게 좀 어려운 시도인 것 같아서(웃음), 계속 고민 중입니다.”

대중성을 가미한 예술이냐, 예술을 지향하는 대중성이냐는 결국 소비층에 의해 좌우되는데, 우리나라에서 창작과 플레이를 전문으로 하는 뮤지션으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앨범도 노래가 없으면 소비되지 않으니 타이틀곡 만이라도 한사코 보컬을 찾게 된다. 보컬 곡을 만들려니 당연히 연주보다 보컬이 중심이 된다. 기본부터 다른 태생이지만 수요층을 맞추려니 어쩔 수 없다. 자이로의 경우 연주와 노래를 겸하기를 애초 희망했다고는 하지만, 소속 음반사 측에서 보자면 이미 완성형 기타리스트 안중재가 싱어송라이터 자이로로 변신이 필요했던 까닭도 그와 크게 멀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 비단 가요계를 넘어 국내 문화예술계의 가장 큰 우려는 기술자는 많으나 예술가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실력)을 가졌음에도 그것이 세계가 놀랄 창작으로 이어지진 못한다는 것인데, 여기엔 위와 같은 이유로 현실적인 문제가 결부되어 있다. 그나마도 작곡이 가능한 뮤지션이라면 다행이다. 모셔갈 정도의 플레이어도 레슨이나 강의 한두 개는 기본이다.

“우리나라에서 연주인으로 산다는 것, 쉽진 않죠. 수요가 거의 없으니까. 아마 그게 직업이 되면서 더 그럴 거예요. 예술가가 되려면 좋은 환경이 같이 갖춰져야 할 수 있는데 하다 보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다 보니까 이런저런 일이 들어오고 수익이 되면 거기에 안주하게 되는 상황들이 벌어지더라고요. 외국은 순전히 음악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잖아요. 장르도 다양하고 들어주는 사람이 많고 클럽만 가도 연주인들이 많고 환영해주시는 분들이 많고. 그런 점은 좀 안타깝죠.”

기타리스트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하자 수요층도 달라졌다. 천재 기타리스트로는 추종자와 같은 남성 팬들이 많았던 반면 스위트한 분위기로 보컬 앨범을 내놓으니 여성 팬들이 훨씬 많아졌다. 자이로의 기타가 갑자기 도망간 것도 아닌데 이전 추종자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웃픈 이야기지만 그만큼 우리 대중의 선호도는 매우 분명하다. 자이로가 앞으로 공연형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싶다고 밝힌 포부가 스스로부터 그 둘의 만족을 꾀하는 듯했다.

“처음에 연주 앨범을 냈을 때는 남자 팬분들이 더 많았어요. 공연에도 중고등 학생들이 기타 메고 많이 왔는데 자이로로 싱글이 나간 후에 갑자기 싹 사라지더라고요(폭소). ‘어? 다들 어디 갔지(웃음)?’ 근데 자이로 앨범 후에 팬분들이 훨씬 많아졌어요. 그게 가장 감사했죠. 팬 미팅 때 손편지도 썼었는데, 저는 그냥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다 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이건 진심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좋아서 보컬 앨범을 냈지만, 사실 걱정도 많았거든요.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야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거니까.”

   
 

“저는 저 스스로가 음악 안에서 행복해야 무대를 보는 분들도 즐거울 수 있다는 마인드가 있어서 앞으로도 일단은 그게 우선인 것 같고요. 물론 저에게 원하는 것, 그게 기타일 수도 있고 동시에 대중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겠지만 제 나름 하고 싶은 것도 있으니까, 같이 잘 조율하면서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특히 공연에서는 저에게 보고 싶은 모습들, 연주곡부터 여러 조합까지 다양한 구성을 보여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이로는 그동안 드라마 OST나 이효리, 김건모 등 여러 뮤지션과의 협업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협업의 주인공이 누구냐 물으니 걸그룹 씨스타였다며 특유의 폭소를 터뜨렸다. 앞으로 이러한 협업은 다른 갈래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다른 분들이랑 같이하면 뭔가 배우는 게 많아서 재밌어요. 개인적으로 (정)성하랑 했을 때가 재밌었고, 제일 재밌게 했던 건 씨스타(폭소). 진짜 연예인 보는 느낌이더라고요(웃음). 근데 그때 재밌었던 게 가요를 핑거스타일로 마음먹고 편곡한 게 ‘Touch my body’여서 좀 오래 기억에 남고요. 앞으로 아마 제 곡을 다른 분에게 줄 수도 있겠죠? 제 이야기를 다룬 곡이면 제가 해야겠지만 그런 곡이 아니라면 다른 분에게 주는 방식도 생각 중이고요. 자이로라는 이름으로 할 때는 그냥 저 혼자 할 것 같고, 밴드로 한다면 그때그때 프로젝트 성격의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평소 선호하는 플레이 스타일이나 작곡할 때 염두에 두는 장르가 있을까.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을 꼽아달라고 하니 뭔가 거창한 이유를 기대했건만 그냥 듣고 좋으면 그만이라고 한다.

“일렉기타 칠 때는 록 솔로 하는 것도 좋아하고, 근데 제가 재즈 쪽은 흥미가 좀 덜하고, 그 외 것들은 다 재밌어하는 느낌이에요. 완전 전통 재즈 있잖아요, 그쪽으로는 좀 흥미가 덜한데 그 외 장르는 연주하면서 다 재밌게 하는 것 스타일인 것 같고, 곡을 쓸 때는 제가 장르를 뭐라고 국한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이 스타일로 써야지 생각하면 제 이야기를 담기가 좀 힘든 것 같아서 기타 반주를 위에 하고 그다음에 스타일을 정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좋아하는 뮤지션은, 저는 브루노 마스랑 브루노 메이저라는 록스타가 있어요. 원래 듣고 있었는데 요즘 다시 듣고 있어요. 별 이유는 없고 그냥 차에서 듣기 좋아서(폭소), 저는 딱히 음악을 목적을 갖고 듣지 않기 때문에. 그냥 들어서 기분 좋으면 되는 거죠.”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V라이브 방송을 이용한다. 소소한 잡담부터 스케치 연주를 들려주기도 하는데 나름 재밌단다.

“그냥 팬들하고 소통하는 건데 팬분들이 좋아하시니까 재밌어요. 스케치한 음악을 들려드리거나 ‘공연 어땠어요’, ‘요즘 어땠어요’, 팬분들이 얘기하시는 것도 듣고, 궁금해하시는 거 있으면 최대한 대답도 해드리고 그러죠. 라이브 방송에는 남자분들도 많이 오시는데 주로 기타 몇 년 쳤느냐, 그런 거 많이 물으시고 기타 잡는 손을 보여달라는 얘기도 많고요.”

아마도 자이로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기타를 언제부터 쳤나, 어떤 방법으로 배웠나, 등등일 것이다. 어떤 시작이었을까.

“많이 물어보시죠. 저는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치셔서 저도 하게 됐는데 아버지 덕분에 많이 쳤어요. 아버지가 항상 영상 같은 거 보여주시고 음악 틀어주시고 그 영향이 제일 컸어요. 중학교 때는 하루에 10시간씩 쳤던 것 같아요. 거의 1년을 그렇게 했던 것 같고 이후로 좀 줄긴 했는데 그렇게 딱 미쳐있을 시기가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그 시간을 꽉 잡아야 확 치고 올라가지, 그게 없으면 좀 힘든 것 같아요. 중학교 때 저도 영상은 유튜브 많이 봤는데, 그것 때문에도 진짜 요즘 친구들 엄청 빨라요. 지금 중학교 친구들 봐도 엄청 빠르더라고요. 이미 손도 빠르고, 우리나라에도 영소나 형빈이, 강호, 이런 친구들이 핑거스타일 진짜 잘해요.”

지금의 기타리스트 자이로가 완성된 시기는 언제쯤이었을까. 요즘도 기타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을까.

“음.. 어제쯤(폭소)? 저는 한 1년 전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플레이할 때 여유가 생긴다?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그냥 혼자 연습하는데 뭔가 그 리듬 안에서 생각대로 편하게 연주하는 걸 느꼈을 때 ‘아, 조금은 이해하겠다’ 정도였던 거고, 아직 한참 멀었죠. 지금도 연습실은 매일 가고, 밤낮이 좀 바뀌어서 한번 가면 거의 새벽까지 있는데, 가면 일단 손 풀고 곡도 좀 쓰려고 하고, 바로 안 나오거든요. 멍하게 있다가 ‘이제 좀 쓸까’ 그런 식(웃음)? 일단 손부터 좀 많이 풀어요, 안 하면 굳으니까.”

   
 

뒤를 이어 단답식의 짧은 물음도 있었다. 인생 좌우명이 뭘까.

“여유 있게 살자. 그리고 저희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 있는데 밥 제때 먹자(웃음). 그 두 가지? 어렸을 때 아버지한테 ‘우리 집 가훈이 뭐예요?’ 하니까, ‘뭐 글쎄. 밥 제때 먹자?’, ‘아 네(폭소).’ 우스갯소리긴 한데 중요한 것 같아서 밥 제때 먹자(웃음). 그리고 여유 있게 살자. 그냥 주변 것들을 놓치지 말자는 거예요. 너무 빨리 가다 보면 놓치는 게 많다 보니 주변을 좀 신경 쓰면서 살자.”

특별한 성취감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이건 ‘슈퍼밴드’하면서도 느낀 건데, 공연을 재밌게 하면 성취감이 큰 것 같아요. 제가 행복한데 그걸 또 보시는 분들이 행복해하시면 그제 제일, 진짜 큰 것 같아요, 성취감이. 그게 ‘Smooth’ 때가 가장 컸어요. 그래서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본 기자가 1:1 인터뷰에서 빼놓지 않는 질문 두 가지를 자이로에게도 물었다. 그 중 ‘어떻게’가 빠진 첫 질문의 대답은 실로 천차만별이어서 듣는 이에 따라 이를 부정적으로 또는 초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질문이 미안할 정도로 매우 진지하게 수 분을 생각하는 이도 있었는데, 자이로에게서는 비교적 명쾌하게 대답이 나왔다. 스물여덟의 자이로, 나를 흔드는 것은 무엇인가.

“흔든다... 음, 흔든다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는데, 저를 흔드는 게 있다면 아직까지는 그냥 음악인 것 같아요. 딱히 다른 흥미나 취미도 없고, 아직 열정을 가지고 뭔가를 할 수 있는 느낌은 감사하게도 음악인 것 같아서요.”

   
 

두 번째 질문으로, 세상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도 자이로의 대답은 어렵지 않게 ‘음악’이었다.

“아버지한테 기타 배운 거? 아무리 생각해도 기타를 안 배웠으면 지금 제가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어요(웃음). 그냥 기타를 배운 게 가장 잘한 게 아닐까. 아! 그럼 아빠 아들로 태어난 게 가장 잘한 일인가(폭소)?”

기자가 직접 만난 자이로는 방송을 통해 접한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자이로쌤’이라는 다소 올드한 이미지는 꽤 억울하지 싶은 유쾌하고 솔직한 20대 청춘이더라. 그러나 음악적인 고민만은 매우 진지한 청년.

예술은 기술이 아니라고 하지만 적어도 표현에 구애되지 않는 예술을 위해서는 어쨌든 기술이 먼저다. 그러나 독보적인 무엇이 빠져서는 실상 기술자는 지금도 차고 넘친다. 20대에 이미 훌륭한 기술을 가졌으니 이제 남은 것, ‘그가 아니면 안 될 음악’ 오랜만에 자이로에게 기대해볼까.

누군가는 자이로의 기타를 통해 자신의 꿈을 키울 것이고 누군가는 자이로의 음악을 들으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그의 행보가 우리 가요계에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

한편, 자이로는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코엑스아티움에서 단독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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