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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윤소호,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꼭 재연 왔으면"
이은진  |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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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2  11: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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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배우 윤소호가 출연 중인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에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작,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는 19세기 초 이탈리아 발명가 펠리그리노 투리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이탈리아의 작은 바닷가 마을 마나롤라를 배경으로, 엉뚱한 발명품만 내놓는 은둔형 발명가 ‘투리’와 작가 지망생 ‘캐롤리나’, 유명작가 ‘도미니코’가 다시 전과 같이 한마을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투리’는 ‘캐롤리나’와 ‘도미니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되고, 나아가 ‘캐롤리나’에게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시련이 닥친 그녀만을 위한 발명품을 만들게 된다. 그것이 곧 ‘너를 위한 글자’다.

이 작품의 특징은 단연 힐링이다. 시련은 있으나 갈등이 없고 사건은 있으나 악인이 없다. 한마디로 예쁜 어른 동화라 할 수 있는데, 이는 특히 극성으로 대표되는 대학로 무대에서 힐링이라는 환기와 배우들의 열연이 맞물려 폭넓은 관객층의 호평을 끌어내면서 성황리에 초연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한 음식점에서 ‘투리’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 윤소호를 만났다. 윤소호는 현재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에 출연 중이면서 뮤지컬 ‘헤드윅’과 ‘랭보’를 준비하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너를 위한 글자’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본다.

   
 
   
 

※ 이하 내용에서는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립니다.

▶ 어쩌다 보니 ‘더 캐슬’부터 ‘너를 위한 글자’까지 같은 극장에 수 달째 출근 중이다. 같은 장소, 다른 작품. 색다른 느낌일 것도 같은데

“그렇죠. 같은 극장에서 연달아 다른 작품을 한 적이 많지 않은데, 이번에 공교롭게도 배우들부터 스태프들까지 많이 겹치는데 작품만 달라졌어요. ‘더 캐슬’ 끝나고 일주일 만에 극장에 들어왔더니 불과 일주일 전까지 여기가 막 불타고 그러던 데가 맞나(웃음), 너무 아름다운 마을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때 같이 연기했던 홈즈와 캐리가 여기에 똑같이 도미니코와 캐롤로 있는 배우들이 있거든요. 홈즈로 그렇게 유혹하던 사람이 내 친구가 되어 있고 눈에 불 켜고 ‘벤자민!’ 하던 사람이 되게 사랑스럽게 연기하고 있고,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또 그만큼 색달랐죠.”

▶ 프레스콜이 없던 터여서 작품의 배경도 궁금하다. 이 작품이 이탈리아의 발명가가 타자기를 만들었다는 기록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는데, 최초의 타자기 발명에 관한 설은 현재까지도 여러 줄기로 존재하더라.

“일단 이탈리아의 발명가 펠리그리노 투리의 이야기고, 타자기 모형으로 특허를 낸 건 미국인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이전에 이탈리아에 먼저 있었다고 믿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투리가 만든 실제 모델이나 사진이 남아있진 않은데, 투리가 타자기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고 투리의 친구인 캐롤이 타자기로 쓴 4~5장의 편지가 현재까지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는 거죠. 다만 캐롤이 투리의 여자 친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은데, 투리가 캐롤에게 특별히 타자기를 만들어 선물했다면 그만큼 남다른 감정이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런 상상이 이 작품의 시작이었다고 하더라고요.”

▶ 그렇다면, ‘너를 위한 글자’에서 투리는 어떤 인물로 그려지고 있을까.

“극 중 인물들이 모두 20대라는 설정이에요. 대본에서는 투리와 도미니코가 2살 정도 차이가 있는데 배경이 유럽이다 보니 형, 동생 없이 친구 먹자 한 느낌으로 가고 있고(웃음), 투리는 굉장히 순수한 친구예요. 사람들과의 경험이나 인간적인 관계를 해보지 못한 인물이어서 겉으로는 좀 차갑게 보일 수도 있지만 되게 나이스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친구죠.”

   
 

▶ 이번 ‘투리’가 인생캐릭터라는 평도 있더라.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저한테 잘 맞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연습 때부터 공연에서 내가 어떻게 하고 있을지 상상이 되는 작품이 사실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은 이상하게 초연인데도 무대에서 내가 어떻게 하고 있을 거라는 상상이 되더라고요. 작품을 하다 보면 제 성향이나 성격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 캐릭터가 있고 아닌 캐릭터가 있는데, 투리는 제가 들어가도 될 것 같은 캐릭터였어요. 한마디로 ‘츤데레’ 캐릭터인데, 평소에 꼭 그렇진 않지만 제가 경상도 남자라 좀 무뚝뚝하고 말이 별로 없다가 그냥 툭툭 하는 게 있거든요. 이 캐릭터에 그런 게 되게 많단 말이죠. 해서 그때부터 공연을 빨리하고 싶었던 기억이 있어요. 오히려 연습 때는 연출님이 ‘힘 좀 빼라고(웃음)’, 실제로 재밌게 하고 있어요. 근데 이게 회차를 거듭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자꾸 그렇게 나오는 게 있고, 심지어 집에서 동생한테도 툭툭 그러는 거예요. ‘아, 뭐든 적당히가 제일 중요하구나’. 요즘 좀 느끼고 있습니다(웃음).”

▶ ‘투리’ 하면 잔망스러운 매력도 빼놓을 수 없는데, 경상도 남자의 무뚝뚝함에 잔망은 어렵지 않나.

“평소에 그렇게 하라면 절대 못 하죠(웃음). 그런데 어쨌든 연기니까, 좀 다른 작품이긴 한데 ‘지구를 지켜라’ 때도 저의 다른 면을 끄집어내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나와 전혀 다른 뭔가를 연기하려다 보면 내 안의 무언가를 자꾸 깨는 느낌이 들잖아요. 지금 연습 중인 ‘헤드윅’도 마찬가지고, 계속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는 제 자신이 보이더라고요. 이번 투리는 사람들과 친근하게 지내지 못하는 성격이 있지만 아예 배척하려는 친구가 아니거든요. 거기에서 비롯된 여러 상황이 캐릭터 자체를 더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것도 있는 것 같고요.”

   
 
   
 

▶ ‘도니미코’와의 관계성이 배우마다 다르더라. 특히 임별과 붙었을 때는 슬금슬금 도망을 치던데.

“그게 전체 그림에서 큰 무리가 없는 선에서 이것저것 해보는 건데, 도미니코와 저와의 관계가 되게 재밌잖아요. 계속 팽팽하다가 마지막에 나이스하게 가도 좋은데, 임별 형은 특히 풍채가 좋아서 그런지 그냥 걸어오는데도 위압감이 들더라고요. 이런 위압감이면 약간 쫄리는 느낌도 좋겠다 싶어서 뒷걸음질을 했더니 형도 그걸 좋아하더라고요(웃음). 근데 뭘 더 해볼 새가 없이 막공이 되어버려서 좀 아쉬웠죠. 그리고 상윤이 형은 굉장히 어린 느낌이 있어요. 형이 표현하는 느낌이, 어린 사람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느낌이 어리고 여려서, 내가 만약 다른 도미니코와 할 때처럼 똑같이 하면 되게 상처를 주는 것 같은 거예요. 해서 상윤이 형하고 할 때는 저도 모르게 같이 좀 어린 느낌이 되는 것 같고, 에녹 형은 좀 젠틀해요. 원래 본인 스타일이 되게 신사고 스윗한 면이 있거든요. 해서 상대에 따라 저도 조금씩 달라지는 건 있는 것 같아요.”

▶ ‘너를 위한 글자’의 가장 큰 매력을 하나만 꼽아본다면.

“단순함? 생각을 많이 하면서 보는 작품도 물론 매력적이지만 이런 작품은 복잡한 요소들이 없고 그냥 집에서 연속극 보듯이 넘어가는, ‘예전에 이들이 그랬겠구나, 이 친구가 그래서 이걸 만들었구나, 실화였구나’ 들어와서부터 그냥 쭉 보고 나갈 수 있는, 어려움이 없는 작품이다 보니까 단순함이 주는 재미가 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아요. 캐릭터들도 다 단순하거든요. 각자 나름의 사정은 있지만 그게 큰 갈등으로 번지지 않으면서 각자 캐릭터도 잘 보이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큰 그림이 굉장히 조화로우면서도 단순하고 명확해서 정말로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 그러고 보면 등장인물이 모두 착한 작품도 흔하지 않은 것 같다.

“대학로만 생각해 봐도 요즘 그런 작품이 정말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재밌게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하는 저희도 굉장히 즐겁고, 여름에 덥고 하면 일부러 공포영화를 찾는 분들도 많은데, (저희 작품은) 자극이 없는데도 이 더운 날 관객들이 많이 오시고 좋아해주시니까 배우들도 그렇고 우리 스태프들도 다들 좋아하죠. 이 작품은 정말로, 제 친구들도 그렇고 뮤지컬을 많이 안 본 분들이 거의 100% 좋다면서 가더라고요. 대극장 작품, 유명한 작품만 봤는데 이런 것도 되게 재밌다고, 그런 얘기 들으면 뿌듯하고 기분 좋죠.”

   
 
   
 

▶ 지난해 ‘랭보’에 이어 이번 ‘너를 위한 글자’까지, 유독 호평이 따랐던 작품이 서정적이거나 힐링극이었던 듯하다. 이런 류의 작품을 스스로도 선호하는 편일까.

“잔잔하고 감성적인 드라마가 있는 작품이 좀 더 편한 건 있는 것 같아요. 이건 그냥 제 성향이 그런가 싶기도 하고, 반대로 극성이 강한 작품은 배우들이 진하게 몰입하고 쫀쫀하게 대립하는 재미가 있고요. 근데 이것도 작품에 따라 다르더라고요. 이런 작품에서의 저를 좋다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마돈크’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은 이건 또 좀 안 맞을 수도 있고, 어쨌든 그런 칭찬이 있다면 칭찬은 뭐든 다 좋습니다(웃음). 다음 작품에서도 그런 말씀을 들을 수 있게 열심히 해야죠.”

▶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꼭 알리고자하는 이야기가 있을까.

“이 작품이 2년 전 트라이아웃부터 굉장히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작품인데, 물론 모든 창작진이 자기 작품에 애정을 갖겠지만, 유독 이번 창작진이 애착이 크더라고요. 보통은 공연 초반 1~2주 정도 모니터를 하는데 지금까지도 모니터를 자주 와서 오히려 우리가 뭘 잘못하고 있나 할 정도로(웃음), 이렇게 자주 오시는 창작진은 처음 봤어요.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는데 끝까지 작품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열정이 참 대단하다 싶었고. 그런데 사실 이런 작품은 극성이 강한 작품에 비해 재연이 안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해서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이 많이 필요한데 다행히 많이들 좋아해주시는 것 같고, 특히 창작 초연이다보니까 배우들과 창작진의 많은 노고가 들어있는 작품이라 다들 애착이 있어서 꼭 재연이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배우들도 끝까지 좋은 공연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창작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는 오는 9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된다.

※ 배우 윤소호의 인터뷰, 다음 편은 뮤지컬 ‘헤드윅’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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