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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꽃'이 전한 되새김.."그들이 있어 우리가 있다"

  • 입력 2019.07.14 08:55
  • 기자명 조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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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조현성 기자] "잊혀진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산 역사를 돌아보게 한 기념비적 드라마 '녹두꽃’이 "그들이 있어 우리가 있다"는 진한 울림으로 대단원의 막을 대렸다.

지난 13일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 김승호)이 47~48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지난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약 3개월간 뜨거운 울림과 감동을 전한 '녹두꽃'이 백이강(조정석 분), 백이현(윤시윤 분) 형제의 마지막 모습을 통해 맺음과 새로운 시작을 선사하며 막을 내렸다.

‘녹두꽃’ 47~48회에서는 크게 두 가지 줄기로 스토리가 펼쳐졌다. 먼저 한양으로 압송된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 분)은 최경선(민성욱 분) 등 의병들과 함께 처형대에 올랐다. 전봉준은 죽음 직전까지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일본의 권력자들에게 일갈을 쏟아냈고, 죽어서도 이 나라를 지켜보겠노라고 외쳤다. 그렇게 전봉준과 의병들은 마지막까지 웃으며 처형대 위에 올랐다. 사람이 하늘인 세상을 위해,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오롯이 느껴진 순간이었다.

한편 백이강(조정석 분), 백이현(윤시윤 분) 이복형제는 그들이 나고 자란 고부에서 잔혹한 운명으로 재회했다. 죽음을 앞둔 별동대 버들(노행하 분)은 홀로 백이현을 죽이겠다 결심했다. 그러나 버들이 쏜 총알은 백이현의 팔밖에 스치지 못했다. 결국 백이현은 버들을 죽였고, 이 일을 계기로 황명심(박규영 분) 집에 몸을 숨기고 있던 백이강의 존재가 드러나고 말았다.

그렇게 형제는 재회했다. 탐욕으로 가득 찬 형제의 아버지 백가(박혁권 분)는 백이강을 불러 동생 앞길을 막지 말라며 자결을 종용했다. 그렇게 또 한 번 비참해진 백이강 앞에 백이현이 찾아왔다. 그러나 어딘가 의미심장한 모습이었다. 백이현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고, 자신이 고통스러워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저승에서 만나면 형님으로 불러도 되겠냐는 말과 함께 백이현은 떠났다.

백이현이 떠난 뒤 그가 준 음식 꾸러미 속에는 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열쇠가 있었다. 같은 시각 백이현은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 백가를 비롯한 식구들 앞에서 스스로 머리에 총을 겨눴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백이현이 자결을 결심한 것이다. 결국 백이현은 방아쇠를 당겼고, 집으로 달려온 백이강은 슬픔을 억누르며 동생을 떠나 보냈다.

시간은 흘렀고 사람들은 새 희망을 찾아 살아갔다. 백이강이 살아있음을 확인한 송자인(한예리 분)은 꾸준히 의병을 지원했다. 백이강은 대장이 되어 의병대를 이끌었다. 그런 백이강 앞에 젊은 김구 김창수(박훈 분)이 나타났다. 이들이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전봉준의 뜻을 그대로 이어받아 의병 활동을 해나가는 모습을 끝으로 ‘녹두꽃’은 막을 내렸다. 동학농민혁명이 의병으로, 훗날 3.1운동 및 독립운동으로 이어졌음을 암시하는 의미심장한 엔딩이었다.

‘녹두꽃’은 125년 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사자후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민중역사극이다. 동학농민혁명을 극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만으로도 ‘녹두꽃’은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있는 촌절살인 정현민 작가의 대본, 긴장감과 스케일은 물론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은 신경수 감독의 선 굵은 연출, 주-조연 구분 없는 모든 출연배우들의 처절한 열연 등이 어우러져 더욱 완벽해졌다.

뿐만 아니라 ‘녹두꽃’은 고부농민봉기를 시작으로 황토현 전투, 황룡강 전투, 전주화약, 갑오왜란, 우금티(우금치) 전투, 청일전쟁 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극 안으로 녹여내며 안방극장을 전율하게 만들었다. 그토록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늘 민초들이 있었다는 메시지도 절대 잊지 않았다.

매회 눈물이 쏟아졌고, 매회 가슴이 뜨거워졌다. ‘녹두꽃’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때로는 전율했고, 때로는 절망했으며, 때로는 새 희망을 느끼기도 했다. ‘녹두꽃’이 약 3개월 동안 안방극장에 선사한 뜨거운 울림과 먹먹한 메시지를 시청자는 잊지 않을 것이다. 기념비적 드라마이자 수작 ‘녹두꽃’의 여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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