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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하고 잔인한 이미지들로 이야기를 하는 영화 <온리 갓 포기브스>

  • 입력 2014.04.16 23:04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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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브>(2011)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과 고독한 드라이버로 파격 변신했던 라이언 고슬링이 함께 작업한 두 번째 작품 <온리 갓 포기브스>는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다. 환락과 폭력으로 물든 도시 방콕에서 복싱장을 운영하는 ‘줄리안’(라이언 고슬링)은 마약밀매를 하던 형 ‘빌리’가 잔인하게 살해당하자 범인을 찾아 나선다. 아들의 장례식을 위해 방콕으로 온 ‘크리스탈’(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은 ‘줄리안’에게 형을 죽인 사람을 찾아 당장 죽일 것을 지시한다. ‘빌리’의 죽음의 이유를 찾던 ‘줄리안’은 형의 죽음의 배후에 ‘악마’라 불리는 전직 경찰 ‘챙’(비데야 판스링감)이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그와 맞닥뜨리게 된다.   영화는 시종일관 어둡다. 그리고 음습하면서 괴기스러울 정도의 이미지로 가득차 있다. 방콕의 어두운 면만 골라 온갖 범법과 환락이 난무하는 장면들이 멈추지 않는다. 그렇기에 영화는 알 수 없는 공포심을 숨길 수 없는 이미지가 계속 이어진다. 마치 옛날 홍콩 느와르의 어두운 이미지들이 그러했듯이 음습한 거리에서도 어디서엔가 정의를 위해 고독한 용맹함을 숨기고 있는 인물이 튀어나올 듯하다. 하지만 영화는 마약을 밀매하는 마피아 보스 여성의 아들을 향한 지독한 집착과 어머니로부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미숙한 한 남성의 잔인한 복수극일 뿐이다.
  오체분시는 아니더라도 잔인한 이미지들이 스크린에 채워질 때에는 마치 이 영화가 고어 영화나 스너프 필름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영화가 너무 이미지로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드라이브>같은 역동적인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눈쌀을 찌푸릴 수밖에 없는 영화로 느껴질 것이다. 영화는 피처럼 붉고 시리도록 차가운 파랑으로 점철된 이미지들을 통해 현실의 잔인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온리 갓 포기브즈>는 제목의 메세지를 너무 이미지들에만 의존한 나머지 내러티브가 불안정하고 잔인한 시퀀스들로 인해 관객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관객들은 어느 한 시점에서도 편안히 영화를 볼 수 없는 불편한 러닝타임을 경험하게 된다.    전직 경찰이자 태국의 밤거리를 통제하는 '챙'을 맡은 비데야 판스링감의 무표정한 카리스마는 단연 돋보인다. '챙'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무시무시한 행위를 저지르며 자신의 믿고 있는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자신만의 해결방식으로 태국의 밤거리를 주무른다. 느리게 움직이지만 잔인하고 가차없는 행동을 할 때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상대방을 처벌한다.
  마약 판매 범죄집단의 보스 역을 맡은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는 그간 보여주던 이지적이고 고혹적인 여성이 아닌 죽은 아들의 복수를 위해 잔인한 짓을 서슴치 않는 냉혈한 여인 '크리스탈'로 등장한다. 그녀는 저열하고 비열한 언어를 구사하며 강렬한 메이크업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라이언 고슬링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범죄조직에 속해있지만 언제나 형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유약한 인간 '줄리안'를 연기한다. 극 중 '챙'과 대결하는 격투씬에서는 제대로 공격도 못해보고, 무참히 얻어막는 힘든 액션연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공개된 이후 뜨거운 찬반 양론을 일으킨 바 있는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하드보일드 액션 느와르 <온리 갓 포기브스>는  4월 24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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