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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뮤지컬 '썸씽로튼', 서울에서 즐기는 브로드웨이 걸작

  • 입력 2019.06.12 08:2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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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브로드웨이 뮤지컬 ‘썸씽 로튼’이 첫 해외 투어로 한국 무대를 선택했다. 프레스콜에서는 이례적으로 기자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독창적이면서 기발한 상상력에 문화의 벽을 뛰어넘는 유머 코드, 화려한 볼거리, 재기발랄한 연출, 귀에 쏙쏙 꽂히는 음악,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과 개개인의 실력까지, 어느 것 하나 조화롭지 않은 것이 없었다. 실로 경이로운 작품이다.

그러한 작품이 첫 해외 투어를 한국에서 진행한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만하다. 영화계에서는 특히 미국의 상업 영화를 상징하는 마블 시리즈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할 만큼 한국 대중의 평가와 선호도는 작품의 성패를 가늠할 척도로 통하는 정도인데, 그러한 기류가 뮤지컬 시장에도 번져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를 두고 프레스콜에 참석한 케빈 맥컬럼 오리지널 프로듀서는 “브로드웨이는 미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고 그 연결점이 되어줄 도시가 서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별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썸씽 로튼’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신재홍 프로듀서, 케빈 맥컬럼 오리지널 프로듀서와 극작-작사-작곡을 맡은 커리 커크패트릭, 웨인 커크패트릭 형제를 비롯해 ‘닉 바텀’ 역의 매튜 재니스, ‘나이젤 바텀’ 역의 리처드 스피탈레타, ‘셰익스피어’ 역의 매튜 베이커 등의 전 배우들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이후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뮤지컬 ‘썸씽 로튼’은 낭만의 르네상스 시대, 당대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에 맞서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의 고군분투기를 그린다. 특히 작품 속에서 그리는 뮤지컬이 탄생하게 된 계기에 매우 코믹하면서도 놀라운 상상력이 숨어있다.

셰익스피어의 그늘에 가려 작품이 번번이 실패하면서 빚 독촉에 시달리는 바텀은 극단을 다시 살리고자 한 예언가를 찾아가는데 그는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다. 셰익스피어의 다음 작품을 염탐하여 아이디어를 훔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는 삼촌과는 다르게 예언은 형편없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차기작 ‘햄릿’을 보지만 예언을 잘못 읽어 엉뚱한 방향으로 알려주는데, 뜻밖에 그에게서 나온 예지가 연극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하자는 것이었다.

그를 설명하는 장면이자 뮤지컬 ‘썸씽 로튼’의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는 ‘A Musical’에서는 뮤지컬 ‘시카고’, ‘레미제라블’, ‘렌트’, ‘코러스라인’, ‘위키드’ 등의 대사나 장면의 패러디가 쏟아진다. 화려한 탭댄스와 군무 등의 볼거리를 감상하는 사이 관객들은 폭소를 참을 수 없다. 또한, 당시 최고의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는 셰익스피어를 빗대어 ‘썸씽 로튼’에서는 흡사 현대의 록스타와 같은 느낌으로 표현되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뮤지컬 ‘썸씽 로튼’은 2010년부터 4년이 넘는 개발 과정을 거쳐 오프 브로드웨이를 거치지 않고 2015년 3월 바로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2017년 1월까지 브로드웨이 공연을 마치고 이후 올해 5월까지 전미 투어를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6월 9일부터 해외 투어 첫 도시로 결정된 서울에서 공연을 진행 중이다.

케빈 맥컬럼 프로듀서는 먼저, 앞서 2회 공연을 통해 지켜본 한국 관객들의 좋은 반응에 대해 “브로드웨이 공연을 즐겨주시는 좋은 경험을 했다.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유머, 미학, 예술에 대한 이해, 문화를 배울 수 있어 한국을 더 이해하게 되었고, 서로 배워나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썸씽 로튼’이 전하는 이야기도 두 형제, 가족, 자신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한국은 즐겁고 세련된 문화가 있고 뮤지컬 스토리 텔링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높고 역사가 깊은 나라이기 때문에 저희 공연이 잘 통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신재홍 프로듀서는 이번 내한공연을 기획한 계기로 “한국에서는 굉장히 진중하거나 로맨스가 있는 장르가 많이 사랑받고 있는데, 저도 사전 정보가 없이 브로드웨이에서 우연히 이 작품을 봤는데 너무나 색다르고 재밌고 코미디지만 형제의 우애도 있고 가족적인 테마도 있고, 보면서 정말 행복했다. 해서 그 자리에서 ‘아, 이거 한국에서 많은 분들과 같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닉 바텀’ 역의 매튜 재니스는 한국 무대에 선 소감으로 “한국 관객들이 웃음도 많고, 저희 공연을 잘 이해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서, 아직 2회 공연했는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색적인 ‘셰익스피어’를 보여줄 매튜 베이커는 “‘썸씽 로튼’에서는 셰익스피어에 대해 굉장히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죽옷에 록스타 같은 의상을 입고 나와서 현대적이면서 쿨한 셰익스피어에 집중하고 있다. 조금 거만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거만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셰익스피어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색다른 셰익스피어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썸씽 로튼’은 특히 코미디와 드라마, 쇼가 매우 유기적으로 얽혀있다. 이에 커리 커크패트릭은 “‘썸씽 로튼’은 대본에서 시작한 북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다. 북 뮤지컬은 가장 중요한 것이 스토리 텔링이 매끄럽게 전환되는 것인데 노래들끼리도 일관적인 톤을 유지하고 있어야 해서 공연 내내 같은 유머 코드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해서 대사에서 음악으로 전환될 때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사실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대사에서 음악으로, 음악에서 대사로 전환하는 것을 힘들어하곤 한다. 저희는 또 그것을 패러디로 살려서 그것이 관객들이 봤을 때 얼마나 재밌는 상황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케빈 맥컬럼 프로듀서는 “저희는 원작이 따로 있는 작품이 아니라 커크패트릭 형제의 오리지널 아이디어에서 만들어진 작품이어서 더 대단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클래식한 코미디와 노래에 셰익스피어의 텍스트를 사용하고 있고, 배경은 1595년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뮤지컬과 연극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로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좋을 공연으로 만들었고, 해서 첫 해외 공연으로 한국의 서울을 선택하고 싶었다.”며 “이번 내한공연을 계기로 한국 프로덕션에서 한국의 언어, 한국의 문화로 전해질 수 있는 ‘썸씽 로튼’을 만들어주시길 기대하고 있다. ‘썸씽 로튼’이 (한국에서) ‘맘마미아’보다 더 오래 공연될 수 있길 바란다.”는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뮤지컬 ‘썸씽 로튼’은 내년에 국내 라이선스 공연이 확정된 상태다.

또한, 이번 뮤지컬 ‘썸씽 로튼’ 내한공연은 한국의 상황에 맞춰 다소의 변화를 가미했다고 한다. 프레스콜을 통해 일부 시연된 장면만으로도 작품을 이해하거나 감상하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보편적인 드라마와 코미디를 갖추고 있었다.

이에 웨인 커크패트릭은 “저희 공연은 모르는 분들이 봐도 재밌을 수 있는 요소를 많이 찾아서 넣으려고 했다. 해서 누구나 봐도 웃을 수 있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셰익스피어나 뮤지컬에 대한 여러 요소를 잘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다.”고 밝혔고, 이어 커리 커크패트릭은 “‘썸씽 로튼’이 가진 요소들의 장점이 유연하다는 것인데, 해서 한국 관객들을 위해 몇 가지를 바꿨다. 이런 변화는 다른 해외 공연에서도 진행할 예정이고 내년에 한국에서 진행될 라이선스 공연에서도 많은 부분이 한국 관객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바뀌게 될 것.”이라며 한국 관객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썸씽 로튼’ 내한공연은 오는 6월 30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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