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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뮤지컬 '니진스키', 비운의 천재를 통해 반추하는 꿈
이은진  |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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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9  09: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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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춤의 신’으로 불린 천재 발레리노이자 혁신적인 안무가 바슬라프 니진스키의 삶을 다룬 뮤지컬 ‘니진스키’가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니진스키’는 1909년 프랑스 파리에서 결성한 러시아 발레단 ‘발레뤼스’를 대표하는 세 인물 니진스키, 디아길레프, 스트라빈스키의 삶을 조명할 쇼플레이의 뮤지컬 인물 연작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7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창작뮤지컬 '니진스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정태영 연출을 비롯해 '니진스키' 역의 김찬호, 정동화, 정원영, '디아길레프' 역의 김종구, 조성윤, 안재영, '스트라빈스키' 역의 임준혁, 홍승안, 신재범, '로몰라' 역의 최미소, 임소라, '한스' 역의 백두산, 박수현 등 전 출연진이 참석했다.

먼저 정 연출은 “니진스키는 아시다시피 천재 발레리노이고 안무가인데, ‘무용수를 다룬 이야기를 소극장에서 어떻게?’ 여기에서 시작했다. 말이 없는 무용인 발레, 순수한 영혼을 이 사람의 마음속의 이야기와 몸짓을 어떻게 노래와 장면으로 만들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고, 그가 ‘봄의 제전’을 만들었을 때가 우리 나이로 스물다섯이었더라. 그런 거대한 인물의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 배우들과 연습이 9주였는데 주5일 40시간을 지키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치열하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다만 뮤지컬 ‘니진스키’는 ‘니진스키 삶을 다룬 작품’이라고 간략 소개하고 있으나 초점은 다소 모호하다. 앞서 뮤지컬 ‘니진스키’의 김정민 극작가와 성찬경 작곡가는 “불운한 천재의 예술성을 찬양하거나 그의 몰락과 불행을 신랄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벗어던지고 느끼는 대로 과감하게 춤추고자 했던 인간 니진스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니진스키 개인의 삶, 또는 일대기라고 하기엔 오히려 세 인물이 얽힌 ‘봄의 제전’이 탄생한 과정이나 ‘봄의 제전’ 자체의 표현에 많은 요소가 집중되어 있고, 천재적인 발레리노에서 혁명의 안무가로 도약한 그의 예술의 완성과 종국엔 비극을 초래한 이유에 초점을 두었다면 보다 그럴듯하겠으나, 여기에서는 양성애자였던 그의 성 정체성에 관한 직접적 표현이 등장해 다소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사실이기는 하나 작품 전체의 결에서는 '굳이?'라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정 연출이 이번 뮤지컬 ‘니진스키’의 연출을 맡으며 충돌했던 고민은 작품 안에도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그는 “연출가로서 그 부분은 좀 아픈 부분이긴 하다.”고 운을 떼며 “니진스키의 일대기를 그리는 것이냐, 니진스키의 작품 세계를 그려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이 작품은 대극장에서 먼저 올렸고 그것을 소극장으로 가져왔을 때, 연출로서는 처음 출발했을 때의 작가님, 작곡가님의 구분, 경계를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는데, 극 중에서도 제작자인 디아길레프는 니진스키에게 ‘꿈을 꾸지 마라, 관객이 원하는 춤도 춰야 한다’고 하는데 니진스키의 마음 안에서는 ‘내 꿈을 무대 위에서 형상화하고 그것을 잘 보여주었을 때 (관객들이) 박수치는 거 아니야?’라는 게 있어서, 마지막까지 니진스키가 발레를 대하는 마음이 어떻게 흘러갔을까, 그것이 사실은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설명했고,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은 니진스키의 무용에 대한 마음가짐을 그리려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작진의 경계를 넘지 않으려 노력했다지만 연출가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정 연출은 “니진스키를 다루면서 그래도 발레를 보여줘야 했고,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던 부분에서는 사실 대본이나 대극장 공연 때는 분신의 표현은 없었는데 소극장으로 오면서 연출로서 경계를 좀 넘어서서 ‘분신을 무조건 가지고 들어와야 한다’. ‘발레를 보여주고 싶다’. ‘무용을 전공한 뮤지컬 배우들이 있다.’ 해서 이 배우들이 들어오게 됐고, 사실은 ‘한스’보다 더 큰 분신 역할이 됐다. 이러한 과정이 사전 작업에 1년여 동안 진행됐다.”고 밝히며 “그런 면에서 관객분들이 로몰라의 노래처럼 니진스키의 빛이 되어주시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싶은 개인적인 생각이다.”라며 간절한(?) 바람을 호소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 연출이 언급한 니진스키의 분신은 배우 백두산과 박수현이 맡는다. 각각 발레리노, 현대 무용가 출신 배우들이어서 뮤지컬 ‘니진스키’에 더없이 안성맞춤 캐스팅이다. 두 사람은 극 중 한스 역으로도 출연한다. 

   
 
   
 
   
 

결과적으로 두 배우의 활약은 뮤지컬 ‘니진스키’의 가장 큰 볼거리를 담당하게 된다. 하여 니진스키가 프랑스로 건너와 디아길레프, 스트라빈스키와 협업해 대성공을 거둔 작품 ‘페트루슈카’를 비롯해 클래식 발레의 틀을 깬 혁명으로 당시 발레 애호가들에게서 ‘이게 발레냐’는 식의 전례 없는 혹평을 받았던 니진스키의 안무작 ‘봄의 제전’의 표현은 두 배우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프레스콜에서 공개된 ‘봄의 제전’은 자료화면과도 같은 흑백 영상을 배경으로 사용해 당시의 실제 공연을 관람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그것이 자료화면이 아닌 백두산, 박수현 두 배우가 춤을 춘 영상을 편집했다고 알려 놀라움을 안겼다.

또한, 각각 발레와 현대무용을 전공한 이들이기에 같은 장면이어도 두 배우의 표현이 다르다고 한다. 백두산은 “‘봄의 제전’의 안무를 똑같이 하진 않지만. 당시 ‘봄의 제전’을 접했던 관객의 불편한 입장을 느끼게 해드리려고 굉장히 신경 쓰는 부분도 있고, ‘페트루슈카’에서는 클래식 발레의 동작, 턴이나 점프 등 (제가) 발레리노이기 때문에 좀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 장면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박수현은 “‘페트루슈카’ 때는, 니진스키가 원래 점프를 잘 뛰었고 제가 점프를 좀 잘 뛰는 편이어서 저는 아예 턴은 배제하고 오로지 점프로만 구성해서 집약적으로 발레를 표현하려고 하고 있고, ‘봄의 제전’은 약간의 약속 외에 즉흥적인 부분이 있어서 좀 더 날 것 같은 에너지가 거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서 그날의 느낌으로, 날 것 같은 발레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뮤지컬 ‘니진스키’에서 니진스키의 ‘깨어나’라는 넘버는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외부의 압력으로 무력해진 채 춤을 추지 못하게 되면서 조현병까지 얻게 된 니진스키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서 만난 분신에게 깨어나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그렇게 거울 속 잠에서 깨어난 니킨스키의 기억은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후반을 장식할 '봄의 제전'은 마침내 그의 꿈이 실현된 결과물이다.  

   
 
   
 

이에 정동화는 “이 작품은 '깨어나' 첫 장면이 8할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고 있는 장면 중 하나여서 항상 올라가기 전에 몇 번을 연습하고 들어가는 것 같다. 그 정도로 관객들에게 뮤지컬 ‘니진스키’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이어 정원영은 “극 중에서 ‘꿈은 꿈을 꾸는 사람만이 알고 있다’고 하는데, 꿈 안에서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꿈에서 깨어나서도 행복하게 춤을 추고 싶다는 의미로 첫 시작인 ‘깨어나’를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찬호는 "배우들은 '봄의 제전'의 안무를 지켜보면서 니진스키가 하고 싶었던 발레를 생각한다. 그 움직임이 새로운 발레라는 느낌이 든다. 관객분들에게는 '봄의 제전'이 최대한 기괴하게 느껴지는 게 저희 목표다. 광기어린 느낌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니진스키는 계속 꿈을 꿨다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사람들의 혹평과 디아길레프의 방해로 춤을 추지 못하게 되는데, 단지 춤을 정말 추고 싶은데 그걸 하지 못하게 되면서 병에도 걸리게 된다. 해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꿈을 응원하는 마음, 그리고 계속 꿈을 꿀 것이라는 주제를 전달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정원영, 김찬호는 이날 시연에서 발레의 턴이나 점프 동작을 훌륭하게 소화해 주목을 모았는데, 두 배우는 대학 시절 발레와 현대무용을 배운 적이 있다고 한다. 한두 달 연습으로 나올 수 없는 무용수들만의 태(態)의 그럴듯한 모양새도 제법 안정적이었다.

먼저, “제 키에 덩크를 할 만큼 점프는 좀 타고난 느낌”이라고 자랑한 김찬호는 “대학교에서 배웠던 발레, 현대무용의 기본 동작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아무리 점프를 잘해도 태가 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백두산 씨와 박수현 씨가 선이나 연습 때부터 라인, 어깨를 내리는 것부터 디테일한 부분까지 많은 도움을 줬다.”며 “오늘 시연에 없었던 ‘어디에나’라는 장면이 있는데, 다들 조금씩 안무가 다른데 제 경우는 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돈다. 공연이 끝날 때쯤에는 세 바퀴에 성공하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포부를 밝혀 모두의 기대와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정원영은 “대학교에서 발레를 실제 배웠고 좋아했다. 무용과 수업에서 참관으로 가서도 재밌게 배웠는데 이 작품에서는 가만히 서 있을 때 손동작 하나에도 발레를 한 사람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발레 전공자인 백두산 씨가 기본 동작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알려주셨다. 그런 가장 기본을 배우는 게 저희에게는 첫 번째였고, 그 이후의 동작에서는 현대무용을 한 박수현 씨가 발레 동작이 아니어도 무용을 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도록 많이 잡아줬다. 해서 이 두 사람이 저희 작품에 가장 큰 선생님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동화는 “두 배우가 움직임에 있어서는 저보다 훨씬 앞서 있어서 ‘김찬호 씨는 점프가 있고 정원영 씨는 춤이 있고 나는 그냥 메이크업으로 승부해야 하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런 얘기도 했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작은 동작이라도 발레의 선을 담으려고 노력했고, 발레 영상들을 많이 봤는데 말을 하지 않는데 무용수들의 연기만으로도 소통이 되고 정말 재밌었다.”며 “결국 ‘꿈을 꿔라’가 깨어나라는 말 같더라. 꿈을 안 꾸고 있으니 깨어나라. 해서 관객분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각자의 삶 안에서 꿈을 꿀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니진스키의 천재성을 알아본 제작자이자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디아길레프 역의 김종구는 “단단하고 자존감이 굉장히 강한 한 완성체가 잊고 있었던 10대의 감성, 10대의 사랑을 찾아서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이후 그 친구에게 상처를 받고 인격체가 변하는 과정, 그러면서 그 친구를 변하게 했는데 그래도 한결같이 무언가를 초월하는 니진스키라는 존재는 보고 반성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안재영은 "디아길레프가 35세 때 20세의 니진스키를 만났다고 하더라. 그런데 니진스키 역의 배우들이 다 형님들이라 그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면서 "제작자로서의 프라이드에 집중했다. 또 니진스키를 발레리노로 바라보고 존경과 경외심을 가지면서 한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니진스키의 연인이자 평생을 헌신한 부인 로몰라 역의 최미소는 “니진스키의 예술세계에 대한 사랑이 컸다고 생각한다. 그의 천재성을 지키는 데에 자신이 봉사했다고 쓰여있더라. 물론 내가 그것을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 당신의 천재성을 응원하고 당신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 해서 늘 니진스키를 이해하려고 하고 니진스키를 통해서 내가 숨을 쉰다는 것, 거기에 초점을 맞춰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고, 천재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를 연기하게 된 홍승안은 “영광”이라며 “작품 하면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다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크고 광범위하고 멋지다. 그가 이 시기에 왜 이 음악을 썼는지 찾아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뮤지컬 ‘니진스키’는 오는 8월 1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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