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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뮤지컬 '시데레우스', 갈릴레오와 낭만이 만났을 때

  • 입력 2019.04.25 09:0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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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진실을 탐구하는 가치에 관한 물음, 뮤지컬 ‘시데레우스’가 2년여 개발과정을 거쳐 드디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두 수학자 갈릴레오와 케플러의 실제 일화를 모티브로 상상력을 더해 탄생했다. 작품은 케플러가 우주의 신비라는 연구에 대한 편지를 갈릴레오에게 보내면서 시작된다. 당시 금기시 되던 지동설에 대한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갈릴레오의 딸인 수녀 마리아는 당시의 시대상을 투영한다. 모두가 사실로 믿고 있던 천동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에 혼란스러워한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뮤지컬 '시데레우스'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연 연출, 이유정 작곡가, 배우 고영빈, 정민, 신성민, 정욱진, 신주협, 김보정, 나하나가 참석했다. 백승우 작가는 현재 군 복무 중인 관계로 불참했다.

제목 ‘시데레우스’는 갈릴레오가 저술한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라는 책의 제목에서 따왔다. 별이 전하는 소식, 별의 전령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애초에 왜 갈릴레오를 소재로 하게 됐을까. 이에 김동연 연출은 “갈릴레오는 시대가 요구하는 진실을 찾는 가치에 대한 것을 지금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 같다. 전에 비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 그런 진실을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그런 가치에 대해 알고 싶고 또 그렇게 싸웠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지 않나. 해서 그러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시데레우스는 약 2년의 개발 과정을 거쳤다. 2017년 6월 아르코-한예종 뮤지컬 창작 아카데미 독회에서 처음 선보였고 같은해 충무아트센터의 스토리작가 데뷔 프로그램인 '블랙앤블루' 시즌4를 통해 2017년 11월 리딩 공연을 올린 후 드디어 올해 초연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특히 김동연 연출은 앞서 발표된 ‘뱀파이어 아더’와 이번 ‘시데레우스’ 등 블랙앤블루 프로그램으로 신인 작가와의 협업이 활발하다. 그러한 작업에서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점은 무엇일까.

이에 김동연 연출은 “초연은 항상 쉽지 않다. 블랙앤블루 프로그램을 통해 리딩도 하고 멘토링도 하고 수정과 리뷰를 거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가는데, 특히 창작공연이나 신인 작가와 작품을 할 때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해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같이 고민하게 되고, 공연이란 것은 어쨌든 생명력을 가져야 한다. 다음 순간이 없는 공연이 되지 않도록 신인 작가의 작품이 관객들과 만나는 접점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또 뮤지컬 문법에 맞게 대중적인 부분을 가미할 수 있는지 같이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예산도 생각해야 하고 캐스팅부터 어떤 프로덕션과 같이 해야 할지까지 많이 고민하고,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이 작품이 뮤지컬로 대중과 만나서 오래 이야기가 지속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작가과 제작단계에서부터 함께한 이유정 작곡가는 픽션과 논픽션의 비중에 대해 “등장인물은 전부 실존 인물이고, 실제 역사에 갈릴레오와 케플러가 편지를 주고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 거기에서부터 시작했다.”며 “같은 과학자로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했다는 공통점에 상상력을 발휘해 넣었고, 갈릴레오가 종교 재판을 받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계신 사실이고 이후에 케플러가 갈릴레오에게 영향을 받아 망원경을 만들었다는 정도가 사실이다. 그 외에는 저희의 상상력으로 채워넣었다. 해서 시간적인 뒤틀림을 많이 넣었기 때문에 역사를 너무 잘 알고 오시는 분들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 점은 양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인 사실보다는 갈릴레오의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었다. 해서 스토리에 집중했고 그들의 의지, 하고 싶었던 말을 좀 더 전달하기 위해서 다른 부분들은 많이 정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젊은 수학자의 편지를 받고 위험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갈릴레오 역에는 배우 고영빈, 정민, 박민성이 출연한다. 먼저 고영빈은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 부담감이 굉장히 크다.”며 “사실 갈릴레오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대본을 보는데 현 시대에 필요한 인물 같았다. 그의 의지와 외침을 무대에서 꼭 표현하고 싶었고, 그가 얼마나 연구의 결과(진실)를 외치고 싶었을까 많이 생각했다. 그리고 갈릴레오 갈릴레이라는 이름이 저는 굉장히 재밌게 느껴졌고 괴짜스럽고 유쾌한 느낌을 받았다. 해서 그런 느낌을 많이 실어서 이 사람의 열정과 외침을 감동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접근하고 공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에 이어 다시 한번 김동연 연출과 호흡을 맞추게 된 정민은 “원래 작품을 쉬고 세계여행을 다녀보고 싶었다. 그런데 제작진이 우주여행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는 출연 계기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여명의 눈동자’를 마치고 중극장 무대로 돌아온 박민성은 “대극장이든 중소극장이든 공연을 할 때 마음가짐이나 관객들의 에너지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중소극장이 더 집중해야 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극장의 규모에 따라 마음가짐이나 무엇이 바뀌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우주의 신비>를 집필해 갈릴레오에게 연구를 제안하는 케플러 역은 배우 신성민, 정욱진, 신주협이 출연한다. 특히 뮤지컬 ‘사춘기’ 이후 5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신성민은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시대의 금기에 대한 반기나 그런 것들 때문에 어두울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전작이 '벙커 트릴로지'여서 많이 피폐해져 있었는데, '시데레우스'가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어서 하기도 마음 먹었다.”며 출연의 계기를 전했다.

정욱진은 아버지가 실제 굉장히 큰 망원경으로 별을 보거나 여러 발명을 하신다며 “아버지를 많이 생각하면서 이 인물을 만들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평상에 누워서 같이 별을 보던 때가 너무 행복했었다. 이 작품을 아버지에게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이 설렜고, 서울 하늘에는 별이 잘 안보이는데 충무아트센터에서 떠오른 별도 보시고, 그 별을 향해, 꿈을 좇아가는 두 남자를 보시면서 벅찬 느낌을 함께 느끼시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주협은 “케플러는 도태되거나 멈춰있는 게 아니라,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변화를 시도하는 인물인 것 같은데 어떤 면에서는 본받고 싶고 배울 점이 있을 것 같아서 작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갈릴레오의 딸이자 수녀인 마리아 역에는 배우 김보정과 나하나가 출연한다. 리딩 공연 때는 없었던 인물이다. 이에 나하나는 “갈릴레오가 굉장히 사랑했던 딸이고 아버지를 굉장히 사랑했던 딸이다. 실제로 편지도 굉장히 많이 주고받는데, 극 중에서는 그 이전까지가 그려진다. 가난과 신분 때문에 수녀원에 보내지는데, 그렇다면 과연 딸이 아버지를 계속 사랑할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부터 시작해서 진실을 마주하면서 아버지를 용서하고 이후 누구보다 응원하는 딸이 되기까지, 그런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동연 연출은 “최대한 낭만적인 이야기로 담고 싶었다. 저는 이과적인 낭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별을 보면서 수식과 법칙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낭만이 될 수 있구나, 그것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오는 6월 3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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