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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가무극 '나빌레라', 진선규-최정수가 선사할 꿈 그리고 열정

  • 입력 2019.04.19 08:3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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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발레는 생애 처음이라는 배우 진선규와 한국 무용을 전공한 배우 최정수가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를 통해 발레를 향한 꿈에 도전하는 일흔의 노인 ‘덕출’을 연기한다. 배우들에게는 연습의 고통이 따를 것이나 관객들에게는 참신하면서도 재밌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가무극 ‘나빌레라’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훈(HUN)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오랜 꿈이었던 발레에 도전하는 일흔의 노인 ‘덕출’과 잦은 부상으로 꿈에서 방황하는 스물셋 청년 ‘채록’이 발레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으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위로와 성장을 담은 작품이다. 한마디로 ‘한국판 빌리 엘리어트’다. 특히 ‘덕출’ 역에 영화 ‘범죄도시’, ‘극한직업’ 등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 진선규가 일찌감치 캐스팅을 확정 지어 공연계 안팎의 주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울예술단 대연습실에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연습실 공개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을 비롯해 서재형 연출, 박해림 작가, 원작자 훈, 지민 작가를 비롯해 출연 배우들이 참석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덕출’을 연기할 진선규, 최정수에게 단연 질문이 집중됐다.

진선규는 먼저 이번 ‘나빌레라’에 참여하고 있는 소감으로 “연습과정 중이라 오늘 박자도 좀 못 맞췄고, 그런 부분이 있었지만 5월 공연에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라고 너스레를 떨며 “작년에 원작 웹툰을 보면서 너무 큰 감동을 받았고 어떤 방식으로든 무대나 매체에서 저에게 들어오면 꼭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그때 제가 느꼈던 감동을 여러분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잘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최정수는 “이 원작을 보고 저도 많이 울었다. 공연으로 만들어졌을 때 분명 그 울림과 감동은 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여러 많은 힘든 분들과 소외된 분들도 많이 오셔서 저희 공연을 보시고 힘을 갖고 꿈을 가지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덕출’ 역으로 진선규, 최정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서재형 연출은 “이 작품은 꿈과 열정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 꿈과 열정을 보여줄 따뜻한 느낌의 배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노래도 해야 하고 몸도 좀 돼야 하고 이런저런 것들을 따지다 보니까 진선규 씨가 적합했다. 그리고 진선규 씨가 그런 배역을 하기에는 가장 늙었다. 말하자면 이 두 배우가 이런 배역을 하기에 최고 늙은 나이다. 이걸 다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사실 드물다. 아마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 두 배우가 다 따뜻하고 착한 배우들이라 연습실에서도 제가 가혹하리만큼 몰아붙이고 있는데도 잘 따라오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진선규 배우가) 생각보다도 발끝도 잘 펴지고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진선규는 영화 ‘범죄도시’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차지한 뒤 이어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이 1600만 관객을 훌쩍 넘기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니 드라마나 영화계에서 가만둘 리 없다. 각종 시나리오와 제의가 엄청나게 쏟아질 때이건만 단 12일의 공연을 위해 수 달째 발레 연습까지 하고 있다. 말하자면 가성비로는 최악인 형태인데, 그럼에도 ‘나빌레라’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이에 진선규는 “발레를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발레는 가슴에서부터 시작해서 발끝까지 전달이 되어야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발끝까지 (신경 쓰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사실 저는 공연을 위주로 해왔는데 아주 짧은 시간에 정말로 운이 좋게 영화(‘범죄도시’)가 잘 됐고 정말로 인지도라는 게 생겼다. 해서 시나리오나 제안이 많이 들어왔는데, 그렇다고 막 거기로 쫓아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던 차에 웹툰을 보게 됐고 그런 마음을 다시 갖게 됐다. 그런데 또 올해 초에 ‘극한직업’이 잘 되면서 너무나 많은 시나리오와 제안이 들어왔지만, 그때 ‘나빌레라’가 들어와서 제목만 듣고 무조건 하겠다고 결정했다. 그 이유는, 제가 늦게나마 이렇게 천천히 제 꿈을 향해서 갔던 것이 웹툰을 통해서도 감동이 됐고, 정말 할아버지가 나한테 얘기하는 것 같았다. 해서 그냥 다시 한번 나의 소신이나 초심에 대해 생각해보고 저 스스로에게 또는 관객분들 또는 지금 꿈을 향해 가고 계신 분들에게 진심 어리게 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고민 없이 작품을 선택했고 지금은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생애 처음 발레를 배우다 보니 발레의 가장 기본인 발등을 동그랗게 말아 ‘코’를 만드는 데에서부터 어려움이 따랐다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점이 ‘덕출’이라는 캐릭터와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선규는 “정식으로 발레를 배운 건 처음이었고, 캐스팅되고 3월 초부터 안무가님과 발레 개인 연습을 열심히 했는데 어려운 건 다 어려웠다. 발끝도 안 펴지고 무릎도 안 펴지고 동작도 잘 안 되는데 진짜 최대한 열심히 배우고 있다. 그런데 그 상태의 몸으로 무대에 올라가면 딱 덕출의 상태이지 않을까 싶더라. 해서 지금의 상태에서 가르쳐주시는 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덕출’은 어려서 가슴에 품었던 발레에 대한 꿈을 인생 마지막 챕터에서나마 이루고자 한다. 스물셋의 까마득한 청년에게 레슨을 받으며 마침내 자신의 오랜 꿈을 현실로 맞닥뜨린다. 얼핏 어울리지 않는 조합 ‘노인과 발레’, 어떤 점에 신경 쓰고 있을까.

먼저 최정수는 “노인이 발레를 한다. 혹은 남자가 발레를 한다는 것을 이상하게 바라봤던 시절이 있었다. 노인으로서 발레를 한다는, 매치가 안 되는 인식 때문에 원작자님께서 그렇게 설정하지 않으셨나 생각도 했다. 해서 오히려 더 발레를 해야만 하는, 꿈을 찾으려 하는 것이 독자에게 더 절실하게 와 닿지 않았을까. 현실적으로는 없는 느낌의 설정이지 않았나 싶었다.”며 “주변에 계시는 여러 어르신의 상황들을 보고 연기 이입을 하려고 많이 노력했고 알츠하이머를 가진 분들의 상황을 들여다 봤다. 노인이어서 노인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몇십 년을 더 (나이를) 먹여서 그것이 나오면 그게 노인이 아닐까. 그 상황이 더 저에게 와 닿으면 그 차제가 덕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선규는 “발레와 덕출의 설정이 크게 동떨어지거나 이상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오히려 더 재밌었고, 노인이 아닌 제가 노인을 표현하는 점에서는 보러 오시는 분들이 어차피 제가 젊은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외향적으로 나이 든 모습을 표현하기보다 그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사고할 수밖에 없었던, 이 작품으로는 덕출의 가치관에 대해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그 생각을 잣대로 두고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는 오는 5월 1일부터 5월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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