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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서울예술단의 발레 첫 시도, 가무극 '나빌레라'의 포부
이은진  |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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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9  08: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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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예술단(진선규)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발레를 소재로 한 인기 웹툰 ‘나빌레라’가 서울예술단에 의해 가무극으로 탄생한다.

가무극 ‘나빌레라’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훈(HUN)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오랜 꿈이었던 발레에 도전하는 일흔의 노인 ‘덕출’과 잦은 부상으로 꿈에서 방황하는 스물셋 청년 ‘채록’이 발레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으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위로와 성장을 담은 작품이다. 한마디로 ‘한국판 빌리 엘리어트’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모래시계', '금란방' 등의 박해림 작가와 '왕세자 실종사건', '오이디푸스', '리처드 3세' 등의 서재형 연출,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출신의 유회웅 안무가가 의기투합했다. 특히 ‘덕출’ 역에 영화 ‘범죄도시’, ‘극한직업’ 등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 진선규가 일찌감치 캐스팅을 확정 지어 공연계 안팎의 주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울예술단 대연습실에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연습실 공개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을 비롯해 서재형 연출, 박해림 작가, 원작자 훈, 지민 작가 등이 참석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훈 작가는 웹툰 ‘나빌레라’를 가무극으로 대중에게 선보이게 된 점에 대해 “분에 넘치게 제 작품이 공연이나 영화로 제작된 경험이 있는데 그때마다 ‘내가 무슨 짓을 벌인 거지?’하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만화 원작에서부터 정말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했고, 그걸 좋게 봐주셔서 또 다른 좋은 기회와 좋은 창작으로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이 저로서도 정말 기쁘다. 믿어 의심치 않는 배우분들과 서울예술단이 잘 만들어주실 거라고 믿고 있고 저도 빨리 첫 공연이 올라가길 기다리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민 작가는 “처음에 (훈 작가가) 발레 만화를 한다고 했을 때 되게 당황스러웠는데 2,3년이 지나서 뮤지컬까지 만들어지는 걸 보면서 굉장히 감격스럽다. 차기작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 사진=지민, 훈 작가

발레를 소재로 한 원작 ‘나빌레라’를 뮤지컬 무대로 옮기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일까. 서재형 연출은 “저희 작품은 쉬운 뮤지컬은 아니다. 잔잔하지만 깊고 울림이 있는 작품으로 구성되었다.”고 설명하면서 “대본을 받기 전에 ‘나빌레라’ 원작을 두 번 정독했다. 평생 두 번 본 책이 없는데, 원작을 본 후 작가님에게 ‘나빌레라’를 가져오진 않았으면 좋겠다. 박해림의 ‘나빌레라’를 가져오면 최대한 성실하게 다시 분석해서 작업하겠다고 했다.”며 “웹툰을 보면 발레를 정말 잘해야 하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그런 춤을 소화하려면 국립 발레단의 일부 무용수밖에 없다. 현실상 불가능하고, 해서 저희는 발레를 드라마 안으로 녹여서 드라마를 부각하는 범위 내에서 발레를 잘 사용하는 게 이번 공연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관객들에게 잘 통하면, 물론 실제 무용수들의 그것보다는 부족할 수 있지만, 저희는 그 지점을 향해서 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 배우들이 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성실하게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유회웅 안무가는 “발레는 정말 어렵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서 정말 땀 흘려서 열심히 하고 있고 연출님의 말씀처럼 기본과 최선의 연습을 통해서 아름답게 잘 만들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박해림의 ‘나빌레라’는 어떤 작품이 될까. 각색을 맡은 박해림 작가는 “정말 좋은 원작이고, 제 마음대로 해석하거나 혹은 각색 과정에 누가 될까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아무래도 긴 웹툰을 두 시간 정도의 시간 안에 무대에 올리려면 공연성을 어떻게 획득할 수 있을지에 가장 주안점을 뒀고, 다음으로 어떻게 감정을 만들까. 이것이 노래와 다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각색의 주안점을 둬서 덕출의 위치를 조금 더, 채록처럼 위치를 조금 더, 그렇게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져왔고 연출님이 압축해서 잘 녹여주셔서 무대 위에서 잘 구현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서재형 연출

발레를 하려는 노인. 사뭇 비현실적이면서 판타지 같은 이 설정은 작품의 이야기 속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공감과 감동을 자아낸다. 애초 이러한 설정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이에 훈 작가는 “원작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빌레라’는 발레와 노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꿈과 열정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덕출이라는 캐릭터가 발레를 그렇게 원하고 갈망했던 이유는, 어린 시절 발레를 경험했던 것이 아주 오랫동안 남아서, 5~60년이 지나도록 쌓였던 것들이 이제 기회가 많이 남지 않은 때에 가장 커다란 미련으로 발레라는 꿈이 다가왔던 것으로 저는 해석했다.”고 밝혔다.

가무극 ‘나빌레라’의 원작과 가장 큰 차별화는 무엇보다 음악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김효은 작곡가는 “원작이 굉장히 따뜻하고 인간적이고 용기를 주는 작품이어서 그 따뜻함을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했다. 작곡가로서 제가 느끼는 느낌들과 연출님의 방향, 그것들의 중간지점에 맞춰서 잡아가고 있고 악기 편성이나 편곡에서도 좋은 원작에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누가 되지 않게, 드라마에 잘 붙는 음악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 작가의 작품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영화의 큰 성공에 이어 뮤지컬로도 제작돼 관객들 사이 마니아층을 형성한 바 있는데, 이번 ‘나빌레라’는 발레의 움직임을 상상만으로 자극해야 한다는 점에서 웹툰 도전에서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한 작품이 다시 한번 뮤지컬 제작이 성사되었는데, 앞서 서재형 연출의 언급에서도 짐작하듯 뮤지컬 무대에 발레의 테크닉과 화려함을 오롯이 옮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어떤 기대가 있었기에 이번 합작이 성사되었을까.

   
 

이에 훈 작가는 “전작이 운이 좋게 영화도 됐었고, ‘은밀하게 위대하게’ 때는 저도 어리고 젊었다. 어떤 이야기를 구성하는 일을 20년 정도 하다 보니까 그것을 생각하는 세대가 달라지고 그 생각이 변화하는 걸 한 두세 번 정도 겪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상업적으로 회사의 도움도 받았고, 운도 따라줬고 시대도 잘 만나면서 조금은 성공도 해봤는데, 이야기 구성은 해도 해도 어렵지만, 이제는 기술적인 것들이 받쳐주는 것도 같고 또 시대가 변하면서 단순하게 읽는 것만으로 소비되는 만화라는 틀을 벗어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나빌레라’를 처음 기획했을 때가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끝난 2012년이었는데 앞서 말씀드린 나름의 포부를 혼자 이루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해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 외에 나머지를 같이 해나갈 수 있는 좋은 파트너를 기다렸던 시간이 4~5년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단면적인 글과 그림의 프레임을 벗어나 입체적 형태의 탈바꿈을 원했다는 것이다.

훈 작가는 이어 “발레를 소재로 하고 게다가 (발레를) 노인이 하고, 가족 이야기를 하고, 액션도 없고 싸우지도 않고, 야하지도 않고 대사는 엄청 많은, 그런 만화를 누가 읽을지, 의미가 있어질지, 스스로 의심도 많이 있었다. 해서 연재 매체를 설득할 자신이 없으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더 설득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며 당시의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나빌레라’로 눈여겨볼 대목은 서울예술단과의 협업이다. 서울예술단의 가무극은 안무의 구성에서 한국 무용을 기반으로 하는데, 여기에 전혀 다른 장르인 발레를 접목한다. 발레는 가벼움과 균형의 예술이어서 무용수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고서는 발바닥 전체를 땅에 붙일 일이 없다. 반면 한국 무용은 묵직하게 바닥에 중심을 두고 고요한 듯 휘몰아치는 움직임이 특징이다. 해서 두 장르는 가장 기본인 무용수들의 발의 중심축부터 전혀 다른 위치에 있다. 과연 이 두 장르를 혼합하려는 서울예술단의 도전은 성공적일 수 있을까.

   
▲사진=유희성 이사장

이에 유희성 이사장은 “원래 올해 라인업에는 다른 작품이 있었는데 기획팀에서 이 작품을 가져왔더라. 보통 7시쯤 퇴근을 하는데 11시까지 작품을 독파했다. 왜 시간이 오래 걸렸느냐면, 얼마 전에 치매를 앓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것과 오버랩되면서 우느냐고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해서 이 정도로 감정을 건드릴 수 있고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작품으로 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라인업으로 발표했던 작품을 회수하고 이 작품으로 바로 바꿨다.”며 “(작품이) 꿈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열망, 이루어가고 싶은 꿈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봐도,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판단에 제작하게 됐다.”며 가무극 ‘나빌레라’의 제작 배경을 먼저 설명했다. 애초 기획된 라인업을 바꾸는 초강수를 둘 정도로 작품성에 반했다는 이야기다.

이어 유희성 이사장은 “서울예술단은 그동안 한국 무용이 기반임에도 창작 무용, 현대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발레를 소재로, 기본으로 하는 작품은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예술단에는 워낙 춤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들이 많고 과거에 발레를 했던 친구들도 많아서, 전혀 한국 무용이 베이스라고 생각하지 않으실 정도로 실제 발레리나, 발레리노 못지않은 체형과 테크닉을 구사할 것이다. 연습실에서 보고 저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연출님의 말씀처럼 드라마에 맞는 발레를 하겠지만 누가 봐도 손색없는 발레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으면서 “가정의 달에 맞게 좋은 작품이 기획되고 제작되고 있으니 많은 가족이 함께 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과연 훈 작가의 오랜 포부와 서울예술단의 새로운 도전이 집약될 가무극 ‘나빌레라’가 서울예술단의 또 하나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는 오는 5월 1일부터 5월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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