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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뮤지컬 '호프' 고훈정, "원고의 의인화 K..주체적 캐릭터로 표현"

  • 입력 2019.04.03 09:0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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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배우 고훈정이 창작 뮤지컬 ‘HOPE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HOPE‘)’를 통해 원고(인쇄하거나 발표하기 위하여 쓴 글)를 의인화한 인물 ‘K’를 연기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HOPE’는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유작 반환 소송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1924년 카프카는 유언으로 자신의 모든 원고를 태워달라고 부탁했는데,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친구이자 작가였던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의 원고를 정리해 출간했고 그의 비서였던 에스더 호프에게 원고 일체를 넘겼다. 에스더는 이 원고를 자신의 두 딸에게 유산으로 남기는데, 2008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은 카프카의 미발표 원고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고 재판은 국립도서관 측이 승소했다. 이후 2018년 에바 호프의 사망에 따라 사건은 종결됐다.

뮤지컬 ‘HOPE’는 2018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뮤지컬 신작에 선정된 작품이다. 집필과 작곡을 맡은 강남 작가와 김효은 작곡가가 카프카 미발표 원고 소송 기사와 평생 종잇조각을 지키며 살아온 모녀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고 ‘그들에게 원고란 무엇일까?’, ‘무엇이 저들의 인생을 저렇게 만들었나’라는 궁금증을 바탕으로 작품으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실제 사건이지만 큰 틀의 소재를 가져왔을 뿐 극 중 인물과 상황은 새롭게 재구성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뮤지컬 ‘HOPE’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극 중 베스트셀러 작가 요제프의 원고를 의인화한 캐릭터 ‘K(케이)’에 대한 소개가 주목을 모았다. 극의 배우들은 모두 1인 2역으로 ‘호프’의 삶과 관련한 과거와 현재의 캐릭터를 동시에 맡는데, ‘호프’는 과거와 현재 인물이 각각의 배우들로 나뉘어 있고 ‘K’만이 과거에서부터 현재를 관통하며 ‘호프’와 함께한다. 이 역할은 고훈정, 조형균, 장지후가 맡는다.

원고를 의인화한 ‘K’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특히 ‘K’라는 캐릭터에 외모가 뛰어난 남자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가 있을까.

이에 강남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겠다고 계획했을 때 육성으로 호프를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케이가 필요했다. 왜 젊은 남자인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극 중 원고는 모든 사람의 욕망이었던 것 같다. 베르트에게는 친구의 재능, 마리에게는 연인 베르트와 함께한 과거, 그리고 호프는 내가 아닌 것을 욕망하지 않을까 했다. 늙은 여성이 내가 아닌 모습을 상상한다면 남성의 모습으로, 그것도 젊은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했다.”며 “잘생긴 건 의도하지 않았는데 잘생긴 분들로 캐스팅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K’를 대표해 고훈정은 “대본을 보고 안심을 했던 건, ‘잘생긴’까지는 모르겠고 ‘젊고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이라고 되어 있더라. 해서 잘생길 것까지는 없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한데 그냥 ‘매력적인’으로 정리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며 “무언가를 의인화했을 때 흔히 관념 캐릭터라고 하는데,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아무래도 표현에 있어서 고민이 많다. 케이는 원고지인데 그것이 호프의 생각에서 파생된 것이냐, 아니면 스스로 주체성을 가진 하나의 캐릭터냐, 이번에는 그런 여러 고민이 많았다. 그중에 제가 정리한 점은, 케이가 자기 자신에게 죄책감을 표현하거나 반문하는 대사도 많아서 조금은 주체성을 가진 캐릭터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제발 나에게서 벗어나서 자신의 인생을 위해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염원하는 캐릭터로 표현하고 싶었고 그렇게 연기하고 있다. 여기 세 명의 케이가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큰 틀 안에서는 그렇게 설정하고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뮤지컬 ‘HOPE’는 오는 5월 2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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