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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극단 소년, "영화 원작과 달라"..연극 '소년, 천국에 가다'

  • 입력 2019.02.23 09:0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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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다섯 절친이 뭉친 극단 소년의 세 번째 워크숖 ‘소년, 천국에 가다’가 최근 절찬리에 공연 중이다.

극단 소년은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1기 졸업생 최현성, 이충호, 이한솔, 임동진, 표지훈(피오)가 뭉쳐 지난 2015년 창단했다. 언젠가 우리가 만든 극단에서 우리끼리의 연극을 해보자는 지극히 순수한 발상에서 시작된 극단 소년의 다섯 멤버는 작품제작에서부터 출연까지 직접 참여한다. 다섯 친구의 소년 시절의 꿈을 펼쳐보고자 만든 이 극단은 이름도 ‘소년’이라 지었다.

이번 ‘소년, 천국에 가다’는 그들의 모토와도 닮아있다. ‘소년, 천국에 가다’는 지난 2005년 제작된 동명의 영화를 연극화했다. 염정아, 박해일, 오광록, 박은수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미혼모와 결혼하는 게 꿈이 되어버린 13세 소년 네모가 눈을 떠보니 33세 어른으로 변해 꿈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겉으로 어른이지만 소년의 순수함을 간직한 네모의 사랑을 통해 모두의 지난날의 순수했던 시절을 추억하게 한다.

현재 사회복무요원 신분인 최현성은 프로듀서를 맡고 이충호와 이한솔이 성인 ‘네모’를, 표지훈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람들을 휘어잡으려는 ‘파출소장’ 역을, 임동진은 사람들의 운명도 뒤바꿀 수 있는 ‘저승사자’ 역을 맡았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극단 소년이 ‘소년, 천국에 가다’ 공연을 기념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은 극단 소년의 최현성, 표지훈, 임동진, 이한솔, 이충호가 참석했다.

연극 ‘소년, 천국에 가다’는 극단 소년이 어느덧 세 번째 워크숖으로 올린 작품이지만 첫 공연을 올리면서 여전히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정말 부족한 게 많구나 하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고, 장기적으로는 발성의 문제에서부터 극장에 들어와서 달라진 환경을 확실히 인지하고 더 많이 연습했어야 했지 않나, 또 스태프들과의 합도 더 잘 맞았으면 좋았을 텐데, 첫 공연이다 보니까 그런 아쉬운 점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해서 앞으로 공연하면서 더 많이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표지훈)

2005년 작품인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를 연극화한 이유는 작품 안에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돋보인 탓이었다고 한다. 표지훈의 추천으로 멤버들이 다 같이 원작을 본 후 만장일치로 결정되었고, 배역은 결과적으로 연출의 선택이어서 은연중에 연출의 주변을 배회하며 자신감을 어필했다고 하는데 그 어필이 뜻밖에 네모를 피하기 위한 어필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폭소를 자아냈다.

“이번에 다들 네모를 피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물론 역할들이 다 어렵지만, 네모 역할이 너무 어려울 것 같고 부담도 돼서 피하려고 했는데 결국 충호와 한솔이가 피하지 못했다(웃음). 저와 동진이가 잘 피했다. 저는 지금 파출소장 역에 너무 만족하고 있다. 이거 아니면 큰일 날 뻔했다. 아마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금은 딱 자기 역할에 만족하면서 하고 있다.”(표지훈)

영화 원작을 연극화하면서 무대, 세트, 배역, 연출 등 구체적인 짜임새에 관한 진행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었을까.

“어렸을 때 우리가 궁금했던 게 뭘까 생각해보니까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천국이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 천국이 있기는 할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더라. 그건 모든 사람이 한 번쯤 다 생각해보는 고민이지 않나. ‘그래, 어렸을 때는 순수하게 이런 고민을 다들 했었지’ 그런 순수함을 다시 생각나게끔 해주는 공연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저희보다도 아역 배우들이 그런 부분을 표현해줬을 때 관객들이 더 재밌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것들을 많이 보여드리고자 했다.”(표지훈)

“원작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순차적으로 표현이 되는데 연극으로 각색하면서 이미 성인의 몸이 된 아이로부터 시작해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후에 어린 시절이 풀리게 된다. 관객들이 뒤에서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가게끔 플롯을 바꿨고, 아무래도 장르가 판타지다 보니까 시공간을 나타내는 제약이 있어서 문을 이용했다. 문을 드나들며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고, 문을 통해 어린 시절의 네모와 성인이 된 네모가 마주치는 장면도 연출된다. 또 연극에서 조금 더 중점을 뒀던 부분은 음악이다. 원작 영화에서도 음악이 굉장히 많이 쓰이고 도움을 받고 있어서, 연극에서도 새롭게 작곡된 음악들이 많이 등장한다. 전작 ‘슈퍼맨닷컴’ 때보다 음악이 더 많이 쓰였다.”(이한솔)

성인 ‘네모’ 역에는 이충호와 이한솔이 더블 캐스트로 출연한다. 서로가 본 친구의 ‘네모’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저는 사실 이 네모라는 역할을 맡기가 부담스러웠는데, 한솔이의 경우는 33살 아이라는, 판타지가 많은 극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이 친구는 만화적인 표현도 가능하고 평소에도 저보다 어린 행동들을 많이 한다. 저는 그런 게 많이 부족해서 한솔이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캐치한 것도 많고 공연을 하면서도 그런 것들이 많다.”(이충호)

“지금 27살인데, 충호는 극단 소년에서 다 나이가 많은 역할을 했었고 이렇게 실제 나이와 가까운 역할이 처음이다. 그동안 충호가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저에게 어린 부분이 많다고 하지만 충호가 집에서 누나가 둘에 막내여서, 막상 네모를 맡아서 해보니까 되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리고 하면서 느낀 건데, 어슬렁어슬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되게 섬세하더라. 그런 걸 보면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이한솔)

미혼모와의 사랑을 꿈꾼다는 설정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특히 원작에서 박해일이 연기했던 만큼 부담이 있지는 않았을까.

“박해일 배우님이 하셨다고 해서 부담이라기보다는 제 것을 하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친구들과 같이 보고 나중에 한 번 더 봤는데 그 이후에는 보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안 보려고 했던 것 같고, 원작의 네모가 아닌 이 작품에서의 네모만 생각했다. 네모라는 친구는 왜 이렇게 했으며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결국엔 이렇게 됐구나, 그렇게 타임라인을 그려보면서 했던 것 같다.”(이충호)

“박해일 배우님이 맡았던 역할인 건 사실이니까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고, 부담이 됐었다. 그런데 연극으로 바꾸면서 네모뿐만 아니라 캐릭터들의 밸런스를 조정하면서 원작과는 다른 연극만의 네모 캐릭터가 새롭게 탄생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다 보니까, 미혼모에 대한 사랑도 처음에는 막연하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작품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까 어느 정도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고 있고 지금도 노력하는 중이다.”(이한솔)

서른셋이지만 열셋의 아이이기도 한 ‘네모’를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특히 ‘네모’는 평범한 열세 살의 아이들과는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여서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네모라는 친구가 일반적인 13살 친구가 아니라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되게 당차고 성숙해 보이려고 하고 당당하고 애늙은이 같은 면모가 있는데 그런 13살의 네모를 표현해야 해서 더 어려웠다. 해서 연출님이나 친구들과 얘기도 많이 했고, 이런저런 제안도 많이 해주셨다. 그것을 바탕으로 많이 채워가고 있고,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이한솔)

표지훈은 이번 파출소장 역으로 첫 악역에 도전하게 됐는데, 이는 원작과도 결이 달라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원작에서는 파출소장이 악역으로 나오지 않는다. 긴장감을 조성해주는 역할 정도의 느낌인 것 같은데, 연극에서는 악역이 됐지만 연출님도 저도 제가 나쁘게 하는 모습들이 관객들에게는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게 잘 표현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의도한 것은 맞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표지훈)

특히 드라마, 예능 출연으로도 바쁜 와중이지만 표지훈은 극단 소년의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다. 남다른 연극 사랑의 이유가 있을까.

“기를 받는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보다, 무대에서 내가 어떤 연기를 하고 있을 때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과 집중된 표정을 보는 게 저에게 너무 큰 에너지가 된다. 무대 뒤에 있을 때 커튼 사이로 몰래 관객들의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그렇게 재밌더라. 그런 것들이 저에게 큰 에너지가 되는 것 같고 그래서 더 하게 되는 것 같다. 친구들과 하니까 더 좋고, 그냥 좋아서 하게 된다.”(표지훈)

※ 극단 소년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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