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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뮤지컬 '파가니니', 록과 파가니니의 파격적인 만남

  • 입력 2019.02.21 08:3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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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천재적인 재능으로 인해 악마와의 결탁으로까지 회자된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피콜로 파가니니의 삶이 뮤지컬 ‘파가니니’를 통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뮤지컬 ‘파가니니’는 1840년 프랑스에서 숨을 거둔 피콜로 파가니니가 교회의 반대로 고향인 이탈리아 제노바 교회 묘지에 묻히기까지 36년이 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극 중에서는 1840년 파가니니가 숨을 거둔 후, 그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이유로 교회 공동묘지 매장을 불허 당하고, 이에 아들 아킬레가 아버지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길고 긴 법정 싸움을 시작하며 펼쳐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범인(凡人)의 재능을 뛰어넘은 천재 예술가 파가니니(콘/KoN 분), 바티칸의 비밀 기사단인 인퀴지터(종교재판관)이자 전설의 악마 사냥꾼 루치오(김경수 분), 그의 재능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콜랭(서승원, 이준혁 분), 콜랭의 약혼자이자 오페라 가수 지망생으로 파가니니의 재능을 높이 산 샬롯(유주혜, 하현지 분), 여기에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려 재판에 나선 아들 아킬레(박규원, 유승현 분)가 극의 설명자로 분해 파가니니가 악마의 재능을 빌렸다는 속설을 파헤친다.

이 작품은 대전예술의전당과 제작사 HJ컬쳐가 공동 제작해 지난해 12월,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초연됐다. 5일간 총 8회 공연 중 5회가 매진을 기록했을 정도로 성공적인 초연으로 기록됐고, 그 열기는 서울 공연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뮤지컬 ‘파가니니’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HJ컬쳐 한승원 대표, 대전예술의전당 장소영 공연기획팀장, 김은영 연출/작곡, 김은혜 작가를 비롯해 전 출연진이 참석해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시연하고 이후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뮤지컬 ‘파가니니’는 대전예술의전당 15주년을 기념한 공연으로 초연됐고 서울로 이어졌다. 이에 대전예술의전당 장소영 팀장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대전 방문의 해로 지정돼서, 여러 관객이나 관광객들이 대전을 찾아주시면 좋겠다는 의도에서 계획됐다. 총 8회 공연 동안 매회 다른 지역에서 1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와주셔서 많은 호응 끝에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HJ컬쳐는 ‘파가니니’ 외에도 ‘빈센트 반 고흐’, ‘파리넬리’, ‘살리에르’, ‘라흐마니노프’ 등 천재 예술가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다수 선보였는데, 특히 ‘파리넬리’, ‘파가니니’ 등에서는 그들의 뛰어난 재능을 직접 구현하기 위해 액터뮤지션(연주자 겸 배우)을 기용했다. ‘파리넬리’에서는 카운터테너 루이스 초이가 활약했고, 이번 ‘파가니니’에서는 바이올린을 전공한 프로 바이올리니스트 콘이 무대를 책임진다.

이에 HJ컬쳐 한승원 대표는 “타 장르와 비교했을 때 공연예술로써 가장 임팩트 있고,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환경을 심어줄 수 있는 소재는 예술가의 소재가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며 “‘파리넬리’ 했을 때도 카운터테너 없었으면 어떻게 했겠냐 했을 때 다신 안 한다고 했는데 ‘파가니니’하면서 이번에도 콘씨 없었으면 어떡할 뻔했나 싶다. 할 수 있겠느냐 물을 때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하는 김은영 연출이 있었고 같이해주는 우리 배우들이 있고, 그런 팀워크가 있어서 (이번 공연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역사상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파가니니는 고도의 기교를 구사한 화려한 연주로 유명하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했을 만큼 신들린 연주 실력으로 청중을 사로잡았고 특히 현란한 즉흥연주에 능했다. 

그러한 파가니니 역에 실제 바이올린 전공자이자 액터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콘이 활약하면서 극 중 등장하는 바이올린연주 50% 이상을 직접 연주한다. 그는 앞서 뮤지컬 '모비딕', '페임' 등을 통해 무대 경험을 쌓은 바 있다. 극 중에서는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와 '바이올린 협주곡 2번-라 캄파넬라' 등을 록 클래식으로 편곡한 버전이 등장하거나 파가니니의 솔로 연주 장면이 있어 프로 연주자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이에 콘은 “개인적으로 바이올린 전공자이긴 하지만 예술은 다 통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또 그에 관한 새로운 길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특히 파가니니라는 존재는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는 정말 전설적인 분이어서 이 뮤지컬만큼은 진짜 파가니니가 바이올린을 신들린 듯 연주하는 무브먼트가 나와야 더 멋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게 됐다."며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빌려 제가 파가니니가 되는 거여서 정말 큰 영광이고, 그동안 바이올리니스트로는 파가니니의 곡을 연주만 했었는데 지금은 파가니니라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어떤 마음으로 연주했을까 하는 부분까지 깊게 생각하면서 표현하다 보니 저로서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특히 뮤지컬을 통해 파가니니가 더 많이 알려진다면 전공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왜 파가니니인가’하는 물음에는 김은혜 작가가 답했다. 그는 “저를 포함한 대중이 알고 있는 파가니니의 이미지와 광고 속 세련된 파가니니의 음악, 또는 실제 파가니니의 이야기와 떠도는 소문들이 너무나 다르더라.”며 “그분의 엄청난 유명세에 비해 남아 있는 것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그의 인생과 남겨진 음악이 다르고, 그의 음악을 소화하고 있는 분야가 너무나 다양하기도 해서 과연 관객이나 대중이 파가니니의 어떤 부분을 가장 궁금해하고 매력적으로 느낄까, 그 고민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최대한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가져와서 극에 녹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은영 연출은 “HJ컬쳐가 예술가를 다룬 작품을 많이 했는데, 대부분 그들의 삶을 이야기했다면 ‘파기니니’는 왜 그가 ‘악마’라고 불렸는가에서 출발했다. 악마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가 악마라고 불렸을 때 과연 누가 악마인가, 그 주변인들의 욕망에 시선을 담고 있는 작품이어서 파가니니가 심판대에 올라갔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 파가니니는 어떤 선택을 하고 살았는지, 그런 의도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영 연출은 작곡을 맡기도 한 만큼 음악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그는 “파가니니의 음악은 이미 너무나 유명해서 그대로 고증하기보다 그 당시 파가니니가 강렬하고 자극적인 록스타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파가니니의 아름답고 위대한 선율들을 록 장르에 녹이면서 좀 더 자극적인 이미지로 록-클래식 콘셉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파가니니 역의 콘 외에도 바티칸 사제 루치오 역의 김경수도 원 캐스트로 분한다. 극의 중심이 될 두 인물이 원 캐스트로 분하는 만큼, 보다 완벽한 호흡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루치오 역의 일부 넘버는 고난도를 자랑한다고 알려진다. 이에 김경수는 “과분하고 어려운 곡임에는 틀림없는데, 작곡가님께서 최대한 제 음역에 맞춰서 곡의 음역을 설정해주셨고 저는 그냥 편하게 그 상황에 이입해서 열심히 넘버를 소화하는 중이다. 즐겁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콜랭 역의 서승원은 “초연이라는 부담이 컸다. 초연에서 캐릭터를 잘 잡아놔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다행히 더블 캐스트여서 같이 논의하면서 고민할 수 있었고, 배우로서는 악역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악역이 등장하는 많은 작품을 보면서 저만의 제스츄어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제 안에는 선이 더 많은데 악을 드러내려니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보태 웃음을 자아냈다.

‘샬롯’ 역의 하현지는 “이번에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파가니니의 뮤즈를 연기하고 있다. 전에는 털털하거나 폭주하는 역할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내 안에 있는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어떻게 잘 드러내면서 파가니니와 잘 화합할 수 있을까, 좀 더 세련되고 품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그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밝혔고, 같은 역할의 유주혜는 “샬롯은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넘치는 캐릭터여서, 사람들은 파가니니를 악마라고 하지만 파가니니와 샬롯은 음악 안에서 통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리얼 액터뮤지선의 활약으로 만날 뮤지컬 ‘파가니니’는 오는 3월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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