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today초점] '열혈사제' 이명우 연출, "과감한 웃음" 자신감 통할까

  • 입력 2019.01.26 07:27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오는 2월, SBS 새 금토드라마로 방영될 ‘열혈사제’가 익스트림 코믹 수사극으로 새롭게 주말 안방극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열혈사제’는 분노조절장애 가톨릭 사제(김남길 분)와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김성균 분)가 늙은 신부 살인사건으로 만나 어영부영 공조 수사에 들어가고 만신창이 끝에 일망타진하는 이야기를 그릴 작품으로, ‘김과장’, ‘굿닥터’의 박재범 작가와 ‘귓속말’, ‘펀치’ 이명우 감독 등 흥행메이커 제작진이 의기투합하고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 등 연기력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배우들이 합류하면서 올 상반기 또 하나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2월 방영에 앞서,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 SBS 사옥에서 ‘열혈사제’의 이명우 연출이 취재진과 만나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열혈사제’의 주인공은 가톨릭 사제라는 설정이지만, 케이블 드라마 등에서 기존에 보여준 구마 의식을 시행하는 등의 캐릭터성을 갖지는 않는다. ‘열혈사제’ 속 사제 김해일은 10여 년 전까지 국정원 대테러 특수팀 요원이었던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테러단을 상대로 한 인질구출 작전 중 아이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조금이라도 속죄하기 위해 사제가 된다. 이때 만난 이영준 신부가 의문의 사망에 이르자 요원 시절의 뛰어난 능력으로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또한, 그것이 까칠하고 독설을 뱉는, 분노조절 장애를 지니고 있다는 설정이 더해져 익스트림 코믹 수사극을 완성할 예정이다.

그런데, 실상 제작 기획단계에서는 가톨릭 사제라는 설정은 없었다고 한다. 이후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그러한 설정이 추가되면서 제작진의 입장에서도 특정 종교를 보여준다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다만, 설정이 사제일 뿐 캐릭터성이나 스토리에도 종교적 색채가 강하지 않아 종교의 희화화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우 연출은 “가톨릭 사제가 등장한다고 종교를 욕되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만큼은 굉장히 조심해서 다루고 있다. 혹시 종교를 비하하게 되거나 본의 아니게 어떤 실수로 누군가 상처를 받게 되거나,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며 “일반적으로 성직자의 삶이라는 것이 잘못을 저지른 인간을 기다려주고 바른길로 가도록 인도해주고 그런 큰 역할이 있지 않나. 우리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과연 이렇게 못되고 나쁜 인간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기다려주고 벌을 가하지 않고 좋은 길로 인도만 할 것인가, 그것이 다일 수 있는가, 그런 물음이 있다. 거기에 다혈질인 성직자 김해일로 하여금 우리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코믹하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어서 성직자에 대한 희화화의 우려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그럼에도 더러 불편한 분도 계실 것으로 생각하는데, 평소 드라마에서 정치가나 의사 등을 다뤘을 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정도의 서운함은 있을 수 있겠으나 혹시라도 그런 부분이 있어 지적해주시면 앞으로 적극 반영해 고쳐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혹시 있을지 모를 우려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제작진 측에서는 사전에 가톨릭 교구에 대본을 오픈했다고 한다. 그것으로 가톨릭에서의 적극적인 지원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이명우 연출은 “가톨릭 교구 쪽에 대본을 전부 공개했다. 대본을 보신 후에 가톨릭에서도 이 정도면 좋은 것 같다는 말씀이 있었고, 현재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계신다. 그쪽에서는 최초라고 하는데 명동성당이나 교구 내 촬영도 허락해주셨다.”며 “다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드라마적인 현실 플러스 실제 현실과는 조금 다르게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 있고, 그 또한 풀어나가는 방식이 달라서 기시감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열혈사제’로 보여주고 싶다는 메시지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이명우 연출은 “보통은 악역이 등장하고 이 악역 뒤에는 훨씬 큰 배후가 있거나 거대한 세력이 등장해서 주인공이 헤쳐간다는 이야기들이 그려지는데, 저희는 그런 뻔한 이야기를 탈피해서 소박한 악인도 충분히 나쁠 수 있다. 작아도 엄청 나쁠 수 있다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잡았다. 작지만 세고 작지만 악랄한 악역을 부숴보자는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여러 험난한 조건들에도 굳이 주인공이 사제여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을 보아야만 알 수 있는 가장 큰 스포일러”라며 너털웃음을 짓는 것으로 노코멘트를 시전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열혈사제’가 익스트림 코믹 수사극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흔히 ‘김과장’, ‘조들호’와 같은 드라마보다 훨씬 과장된 코믹을 예상할 수 있는데, 최근 시트콤이나 시추에이션 드라마의 특징을 섞은 작품들이 썩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였으나 어영부영 둘 다 놓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작품 중에는 tvN ‘응답하라’ 시리즈를 가장 큰 성공작으로 꼽을 수 있겠고, MBN ‘연남동 539’나 MBC 예능 드라마 ‘대장금이 보고 있다’ 등은 각각 최저 0.96%, 0.7%로 드라마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열혈사제’ 역시 그 부분을 경계하며 코믹과 드라마의 버무림에 가장 크게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명우 연출은 “‘열혈사제’는 정통 드라마의 틀은 맞다. 정확하게 드라마고, 다만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밝고 가벼운 톤으로 갈 것이냐. 배우들과 가장 고민하는 부분도 과연 이것을 어디까지 가져갈 것이냐 하는 것이다. 현재 8부까지 촬영했는데, 기존의 드라마보다는 훨씬 가벼우면서도 유머 코드가 많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다. 또한, 권력에 맞서 승리하고 쟁취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해서 몇몇 시추에이션 드라마와 비교해서도 이도 저도 아닌 드라마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김해일의 스승 같은 신부의 사망으로 수사가 이어지면서 다소는 무거울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장면에 따라서는 아주 가볍고 코믹한 모습으로 메꿔진다. 배우들의 애드리브도 엄청 많은데 이걸 어디까지 끊고 어디까지 살릴 것인가 고민이 많다. 저희도 결과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최대한 잘 살려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도 그러한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소위 만드는 사람들만 재밌는 드라마가 되지 않기 위해 웃음이 만연한 현장 속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 이명우 연출은 “현장에서 저희끼리는 오케이 해놓고 모니터를 보면서 재밌어서 막 웃는데, 그러면서도 ‘이게 정말 재밌나?’, ‘혹시 우리만 재밌나?’ 그런 확인을 정말 천 번도 넘게 하고 있다. 해서 사실 이 부분이 저희도 두렵다.”며 “대본에 나와 있는 상황 말고 좀 엉뚱한 상황들이 있는데 매회 엔딩쯤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저희는 패러디도 과감하게 많이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주 유명한 장면인 듯한 모습들이 많이 나오는데 단순히 웃기자고 하는 것이 아닌 오마주와 패러디로 알아주시면 좋겠다.”며 또 다른 관전 포인트를 귀띔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내심 시청률도 기대해볼 만하지 않을까. 특히 이명우 연출은 전작 ‘귓속말’, ‘펀치’ 등에서 각각 최고시청률 20.3%, 14.8%의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자랑했던 장본인이다. 그러나 시청률에 대한 언급에서만큼은 역시 조심스러웠다.

이명우 연출은 “전작 ‘귓속말’이 20%를 넘기는 했는데 지금은 시청률이 몇 %를 넘기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얼마나 많은 시청률이 붙고 얼마나 화제성이 있느냐 두 다른 트랙이 있다고 본다. 전통적으로 강한 주말드라마에서는 시청률이 20%, 30%를 넘기도 하는데, 미니시리즈가 시청률이 많이 나오기가 힘든 이유가 젊은 세대가 이제는 여러 플랫폼을 통해 드라마를 접하기 때문에 TV에만 쏠리지 않는다는 것. 그럼에도 그들을 TV 앞에 앉히려면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쨌든 ‘열혈사제’를 보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할 자신은 있는데 그렇다고 몇 %가 될 것이라는 호언은 못 하겠고 다만 이번에도 시청률이 잘 나온다면 이후 취재진에게 현장 공개나 인터뷰 등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바를 추가로 전해드리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여러 언급이 되고 있는 주 52시간제 시행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이명우 연출은 “저 역시 SBS의 직원 입장이라, 노동법으로 보자면 저도 적용을 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뒤집어서 저는 감독이고 저를 위주로 현장이 돌아가기 때문에 포지션이 독특한 상황이긴 하다.”며 “어쨌든 주 52시간 시행에 대비를 많이 했고 현재까지는 잘 지켜지고 있다. B팀 운영도 이미 한 20일 정도 전부터 함께하고 있고, 물론 지방 촬영의 경우 100% 지켜진다고 장담은 못 하겠지만 현재도 이틀 촬영하면 다음 날 쉰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지금까지는 잘 지켜오고 있다. 해서 앞으로도 이만큼의 권리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계획을 짜놓고 있고, 곧 C팀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을 계기로, 이러한 부분이 완전하게 잘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명우 연출은 “저희 드라마는 그냥 보고 싶은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다음 회가 궁금해서 다시 찾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며 “‘열혈사제’는 아직 존재하는 사회의 답답한 현상, 모두가 고쳐지기를 원하지만, 기득권에 의해서 아직 바뀌지 않는 세상에 대한 한마디의 외침이 있다. 매회 기다려지고 재밌고 깔깔거리고 웃다가 그러한 메시지로 마음에 뭔가 하나 남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가 출사표를 던진 이유고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의 목표”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이렇듯 '열혈사제'는 절대악을 쳐부수는 통쾌한 응징을 가벼운 터치와 과감한 코믹으로 보여줄 전망이다. 여기에 다혈질 사제, 바보 형사, 허당 욕망 검사 등 뚜렷한 개성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이 최고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한다. 과연 '열혈사제'가 개편과 함께 반등을 노리는 SBS 새 금토드라마의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는 오는 2월 15일(금) 밤 10시에 첫 방송 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