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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차태현, 베테랑 예능인의 예능을 대하는 자세

  • 입력 2018.12.10 09:2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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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최고의 이혼’ 종영으로 만난 배우 차태현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차태현은 천 만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드라마 ‘최고의 이혼’을 통해 배우로서도 현재까지 맹활약하면서 더블어 KBS2 ‘거기가 어딘데’, ‘1박 2일’, MBC ‘라디오 스타’를 통해서는 예능인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특히 ‘1박 2일’과 ‘라디오 스타’는 KBS와 MBC를 대표하는 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최근에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집사부일체’의 맹공으로 동 시간대 시청률 1,2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라스’하면서 ‘싱글와이프’에도 잡혀보고 이번에는 ‘골목식당’에 잡혔더라고요. 왜 내가 하면 잡히냐 얘기도 했었고(웃음). 근데 뭐 ’라스’도 12년이라고,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본방은 ‘라스’를 보는데 저도 ‘골목식당’은 또 찾아보게 되고(폭소). ‘골목식당’이 금요일에 있을 때는 저도 본방을 봤거든요. 보면 너무 재밌어요. 수요일로 온다고 했을 때 굉장히 거친 표현과 함께 ‘라스’ PD한테 우리 망했다고(폭소). 정말로 캐릭터들이 다 세잖아요. (‘라스’ PD에게) 앞으로 우리 힘들지 않겠냐 그랬더니 그래도 광고가 떨어지고 하진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진짜 힘든 직업인 것 같아요.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질 때는 막 괴롭죠, 사람인데. 좋을 때는 막 좋아도 하고 괴로울 때는 괴로워도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그렇습니다(웃음).”

예능인으로의 어려움은 다른 무엇이 아닌 망해야 그만둘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예능은 들어가기는 쉬운데 나올 때는 프로그램이 망하든지 무슨 사고를 치든지, 그렇지 않고는 끝나질 않으니까(폭소). 전에 ‘프로듀사’가 예능국 드라마였는데 박지은 작가 대사가 너무 와닿았던 게, 우리는 시청률이 떨어지고 망해야 없어지는 거라고. 예능은 항상 끝이 좋을 수가 없다는 거. 좋을 때 나가야 하는데 그게 또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으니까 그러지도 못하고. 저는 이제 ‘1박 2일’ 처음 할 때 제작진이나 멤버도 없는데, 어쨌든 같이했던 사람들하고 정도 들고 그때 조연출이 지금은 메인 PD가 되다 보니까 ‘난 이제 나갈 거야’ 그게 안 되는 거예요. 그나마 다른 배우들은 드라마 때문에 나갈 거야가 되는데 저는 이미 ‘1박 2일’을 하면서 드라마를 다섯 개를 했기 때문에 명분도 없어요(웃음). 제일 오래된 멤버로 종민이 다음으로 두 번째라고 하더라고요. 아유, 너무 오래했죠.”

어쨌든 그런 이유로 차태현은 KBS 예능 대상 시상식에서 줄곧 대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차태현은 올해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거기가 어딘데’ 출연을 비롯해 ‘1박 2일’이 현재도 KBS 예능프로그램 중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이번에야말로 차태현의 대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지만 스스로는 예능 대상의 자격이 안 된다며 극구 대상만은 사양이라고 한다.

“저는 정말로, 예능 대상은 안 하겠다고 아예 얘기를 했어요. 정말로 예능으로는 대상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집에 트로피들이 있으면 당연히 좋죠. 연말에 상 받는 게 나름의 목표로 생각하고 일하던 사람인데, 저는 예능이 본업이 아니고, 작품이 좋은 게 있으면 언제든 그만둬야 하고, 그러면서도 여기에 피해를 주면 안 되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상을 받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팀으로 주신다면야 당연히 감사하게 받아야죠. 그리고 저도 최우수상은 많이 받았거든요. 저 개인은 그거면 됐다고 보고, ‘1박 2일’이 시청자투표로 받는 프로그램상을 받는 게 항상 목표인데, 그걸 받은 지도 얼마 안 됐어요. 항상 댓글 보면서 뜨끔한 게, 쟤는 웃기만 하고 하는 게 뭐냐고(폭소). 정말로 그렇거든요. 제가 준호 형이나 종민이처럼 뭘 만들어서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연결을 해주는 정도라 대상을 받는다고 할 말도 없는 거예요. 그럴 일도 없겠지만 만약 주신다면 정말로 저 도망갈 겁니다(웃음).”

차태현은 1995년 KBS 슈퍼탤런트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해 어느덧 23년의 세월 동안 친근한 배우로 예능인으로 대중의 곁에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나이에 맞는 역할을 연기하면서 배우로 늙어가고 싶다고 한다.

“스무 살에 데뷔하고 단역부터 올라오면서 주연배우도 해보고 스타도 해보고, 지금까지 주연배우로 쭉 연기하고 있는데, 사실 저는 스무 살 초반부터도 빨리 잘 돼야지, 스타가 돼야지, 그런 조바심을 느끼진 않았어요. 스무 살에 데뷔했으니 좀 안 되더라도 10년 지나도 서른이니까. 그냥 지금도 그때도 생각하는 건, 딱 그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게 좋겠다는 거. 전에는 동안이라고 나이보다 어린 역할도 많이 했는데, ‘과속스캔들’도 만약 결혼을 안 했으면 다른 느낌으로 봤을 수 있을 거예요. 해서 이제는 최민식 형이나 송강호 형처럼, 그런 나이가 되면 또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게 목표고, 주연이든 조연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고 저에게 맞는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또 한 해 두 해 쌓여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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