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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선호, 연극 출신 배우.."항상 책임감 느끼죠"

  • 입력 2018.11.29 09:3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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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tvN ‘백일의 낭군님’ 종영으로 만난 배우 김선호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김선호는 올 한해만 드라마 ‘투깝스’, ‘미치겠다, 너땜에!’, ‘백일의 낭군님’에 출연했고,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를 통해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서른을 넘겨 브라운관에 본격 데뷔한 만큼 바쁜 행보는 어쩌면 당연했다.

“정신없는 한 해였어요. 쉬지 않고 작품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나 봐요. 사람 만나고 현장 다니는 게 즐거워서 잊고 있었는데 ‘백일의 낭군님’이 사극이고 한복을 입잖아요. 더위를 먹었는지 하루는 주저앉았어요. ‘아,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좀 힘들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다행인 건 제가 이 일을 좋아한다는 건데, 그러면서 ‘혹시 내가 즐기지 못하고 있나?’ 그런 반성도 하고 내가 뭘 좋아하고 얼마나 행복한지 생각하고 있어요.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돌이켜보고 되돌아볼 수 있는 순간인 것 같아요. 정말 올해가 너무나 운도 좋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어서, 앞으로 제가 보답할 수 있을 만큼 좋은 배우로 성장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배우 김선호로 추구하는 평소 연기관은 어떤 캐릭터든 실제 있을 법한 인물로 보여지길 바란다고 한다.

“배우마다 다 다르겠지만, 실제 있을 법한 인물로 보였으면 좋겠어요. 흔히 어떤 캐릭터를 연기한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 원래 그런 사람 아니야?’ 그렇게 느껴지는 배우들이 있잖아요. 송강호 선배님이나 진선규 선배님을 보면 그게 확 느껴지듯이, 제가 원래 진선규 님의 팬이어서. 연기하시는 걸 보면 역시나 싶더라고요. 어떤 역할을 해도 실제 인물이구나 싶은 연기, 저는 멀었다고 생각해서 더 고민하고 더 공부해야죠.”

그런 연기에 대한 고민과 공부의 방법으로 영화를 자주 보거나 클립 영상들을 찾아본다고 한다. 좋은 참고서가 된다는 설명이다.

“영화 보는 걸 좋아해서 가능하면 극장에 가서 보는데, 볼 때마다 새로워요. ‘와 저 배우는 저렇게 연기했구나, 저렇게도 연기할 수 있구나’ 싶을 때가 많죠. 여차할 때는 유튜브를 찾아보기도 하고요. 그렇게 보다 보면 좋은 선배님들이 이미 갈고 닦은 해결방안들이 많은 거죠. 그걸 참고로 한 발 더 빨리 갈 수 있는, 너무 좋은 길이라고 생각해서 여러 참고를 하고 있어요.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선배가 되고 싶은 게 목표인데 될 수 있을까(웃음). 이번에 정해균 선배님도 보면, 대본이 좀 급하게 나올 때는 준비가 모자란 상황인데도 촬영만 들어가면 연기를 너무나 잘하시고,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든 주변에 모나지 않게 말씀하시는 부분들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참 대단한 분이신 것 같아요.”

이번 ‘백일의 낭군님’에서는 역시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영석이 극 중 제윤의 친구이자 내금위 종사관 권혁으로 호흡을 맞췄고, 특히 마지막 회에서는 배우 조풍래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최근 들어 무대에서 활약하는 배우들의 안방극장 러쉬가 이어지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일조하고, 이는 시청자들의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무대에서부터 뿌리를 내려 활약하는 배우들에게 더욱 큰 기대가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풍래 형이 드라마 처음이라고 ‘어땠냐, 괜찮았냐, 잘했냐’ 그런 얘기를 하는데 너무 귀엽더라고요(웃음). 저도 다 겪은 경험이잖아요. 영석이도 연극을 같이하는 친구여서 아무래도 더 정이 가고, 따로 연락도 하고 공연도 보러 가고요. 말씀처럼, 요즘 시청자분들의 그런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분명 책임감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 스스로 채찍질을 계속하는 이유가, 그들이 얼마나 하고 싶고 바라는지도 잘 알기 때문에 저 한 사람이 ‘예의가 없냐, 왜 열심히 안 하느냐’ 그런 말을 듣게 되면 나중에 혹시 그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싶어서, 그건 확실히 조심하게 되는 것 같고, 그렇게 기대를 가지고 봐주신다는 것은 정말 감하사고 고마운 이야기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하고 싶은 장르도 역할도 많다고 한다. 특히 사람 사는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풀어낸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한다.

“사람 사는 얘기를 더 하고 싶어요.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요. 시대 배경도 이왕이면 지금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시대의 이야기, 가족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도 좋고, 또 참 흔한 소재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는 굉장히 아플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저에게서 좀 더 재밌게 발현되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본 것 같아요. 또, 악역이어도 이유가 있는 악역,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이번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서는 스스로 모자라다고만 생각했던 아쉬움과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한다.

“저는 정말로, 연기할 때는 나름 실패했다고 생각했는데 방송이 나가고 나서 그래도 좋게 봐주셔서 정말 다행스러웠어요. 이번에는 특히 사건의 중심에 있지 않은 인물이어서 과하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그것이 혹시 그냥 흘러가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이 굉장히 컸거든요. 그런데 다들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아, 내가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채찍질만이 좋은 게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이번을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으면서 앞으로 조금은 자신감 있게 하려고 해요. 뭔가 큰 산을 넘은 기분이랄까. 그렇다면 결국, 반은 성공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감사하죠.”

그렇게 큰 산 하나를 넘었다면, 앞으로 다시 넘어야 할 산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아직 안 해봤지만, 장르물이라든가 영화 같은 매체도 궁금하고요. 거기에서 제가 또 어떻게 움직이게 될까, 어떤 그림이 될까, 계속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괜찮을까, 계속 질문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번에 나름 자신감을 조금 얻었고요. 앞으로 또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이기 때문에 그때에도 역시 잘했다고 인정받는 것, 좋은 배우로 인정받는 것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데뷔에서는 늦깎이 배우라 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가 더욱 창창할 서른 초반의 나이다. 너무 머지않은 미래, 마흔 살에 이루고 싶은 배우 김선호의 욕심은 무엇일까.

“음.. 마흔까지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정말 주위에서 본 것 같다, 그런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외적으로 화려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웃음) 오히려 그게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편하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게 계속 노력하고 있고, 특별하지만 가까이 있을 법한 배우, 그 사람이 옆에 늘 살아 있는 것 같은, 그런 리얼함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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