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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감독의 수려한 연출, 천우희의 수려한 연기. 영화 <한공주>

  • 입력 2014.03.26 23:18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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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영화 <아빠>(2004)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한국영상자료원장상 수상을 비롯, 부산국제영화제 외 다수 영화제에 초청되었고, 이후 단편 영화 <적의 사과>(2007)로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이수진 감독이 2014년 <한공주>로 각종 해외 영화제를 섭렵하며 화려한 장편 데뷔 신고식을 마쳤다. 제13회 마라케시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당장 다음 달에 이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을 보고 싶다.”며 이수진 감독을 향한 극찬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수진 감독은 “기존에 유사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과는 다르길 바랐다. 공분을 일으키려는 목적보다는 지독한 트라우마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소녀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히며 영화 속 캐릭터들을 통해 현 사회의 모습을 차분하지만 날카롭게 보여준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과 탄탄한 연출력, 치밀한 스토리 전개 방식으로 감독은 영화 <한공주>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은 평범한 여고생 이야기를 다룬다. 
  열 일곱, 누구보다 평범한 소녀 한공주(천우희)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더 이상 노래할 수 없고, 친구가 있지만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다신 웃을 수 없을 것만 같았지만 전학간 학교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와 노래는 공주에게 웃음과 희망을 되찾아준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전 학교의 학부형들이 공주를 찾아 학교로 들이닥친다.   <한공주>는 자극적인 화면 혹은 지독한 복수에 초점을 맞춰 보는 이들의 분노를 샀던 유사 영화들과 달리 사건 그 이후를 조명, 담담한 시선으로 주인공 ‘한공주’의 감정과 처해진 상황을 보여주며 또 다른 종류의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영화는 주인공 공주의 감정을 리얼하게 담아내기 위해 대부분의 장면을 핸드헬드로 촬영, 스크린에 고스란히 인물의 감정을 살린다.
  영화 <한공주>는 여성 감독이 연출했을 것이라 착각할 만큼 여고생들의 섬세한 감정이 눈에 띄는데, 이 모든 것은 이수진 감독의 꼼꼼한 사전준비에서 비롯됐다. 그는 촬영 전 배우들과 매주 미팅을 가지며 캐릭터에 철저하게 몰입하게 했고, 가장 힘든 장면을 첫 촬영장면으로 택하는 과감함으로 스탭들마저 주인공 한공주의 심리를 따라가게 했다. 이수진 감독의 이런 치밀함이 <한공주>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써니>의 '본드녀'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될 깊은 인상을 남긴 천우희는 힘든 사건을 겪고 도망칠 수 밖에 없는 소녀 한공주 역을 맡아 그녀 인생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 시나리오를 읽고 자신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하는 천우희는 쉽지 않은 감정연기를 위해 몇 달 동안 철저하게 한공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았다고 한다.  
  이수진 감독의 섬세하고 치밀한 연출과 잊지 못할 존재감을 심어줬던 배우 천우희의 또 다른 놀라운 변신은 오는 4월 17일 <한공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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