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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닿을 듯 말 듯', 컬링과 청춘로맨스..또 다른 질감으로

  • 입력 2018.11.16 09:1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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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2018 KBS 드라마스페셜 ‘닿을 듯 말 듯’이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스포츠 컬링을 소재로 한 색다른 드라마로 이번 2018시즌의 대미를 장식한다.

‘닿을 듯 말 듯’은 컬링을 소재로 청춘 남녀의 갈등과 성장을 다룬 스포츠 물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명이 생기면서 컬링 국가대표 유망주에서 후보 선수로 전락한 영주(박유나 분)가 고향으로 내려와 한때 짝사랑했던 성찬(김민석 분)과 파트너로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뻔한 스포츠 물과 멜로의 공식을 벗어난 독특한 캐릭터와 이를 연기할 신선한 배우들의 연기 조합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KBS별관 대본연습실에서 황승기 연출을 비롯해 배우 김민석, 박유나가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황 연출은 먼저 “소재가 컬링이지만 일반적인 스포츠 드라마를 생각하시면 기대했던 걸 보실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닿을 듯 말 듯’은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두 사람에게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컬링 장면이 많이 나와서, 스펙터클한 그림까지는 아니겠지만 생각하시는 그림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컬링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하기도 했다. 황 연출은 “요즘 ‘팀킴’과 관련해 이슈가 뜨거운데, 저희와 전혀 무관한 일이긴 하지만 컬링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주시면 좋겠다. 컬링 종사자분들이 촬영 중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고, 이슬비 해설 위원이 정말 자신의 생업을 뿌리치면서까지 두 달간 매달려주셨다. 컬링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게 중점이었고, 해서 배우들이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닿을 듯 말 듯’은 위기와 성장 스토리가 주 골자인 일반 스포츠 물과는 결을 달리한다. 스포츠 물이기도 하지만 로맨스와 성장, 나아가 인간의 성찰을 담고 있다. 그 때문에 제작진에서도 ‘닿을 듯 말 듯’을 두고 어떤 장르다 규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다름’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장면 하나하나에 고심했다고 한다.

황 연출은 “2년 동안 단막극을 4편을 했는데 매번 다른 소재를 다루고 싶었다. 단막이 드라마 판에서 다른 시도일 수 있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시도다. 스포츠 물인데, 다만 다른 드라마와 어떻게 결을 다르게 할 것인가, 촬영하면서 스태프들과도 이 작품이 멜로인가 스포츠인가 인간의 감정인가 고민이 많았다. 해서 무엇 하나 쉽게 넘어간 신이 없어서 신 하나하나가 힘이 있을 거다. 그건 자신 있다.”며 “크게는 청춘로맨스물이 스포츠 물이면서도 굉장히 심플하고, 뒷부분에 큰 반전이 있다. 결국 영주가 첫사랑이었던 성찬을 만나지만 다시 사랑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컬링을 통해 과연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꼭 극복해야 하는 걸까, 그런 고민으로 끝이 난다. 그런 영주를 바라보는 성찬의 반응, 성찬이 영주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그런 부분들이 재밌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설명이 모호한 이 작품으로 최종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이에 황 연출은 “무엇보다, 일단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다. 이야기 자체가 새롭고, 기존의 뻔한 설정을 뒤집어 놓았기 때문에 굉장히 재밌을 거고, 대본이 굉장히 하이브리드하다. 어쩌면 불친절한 작품이 죌 수 있을까, 안 좋은 방법일 수 있는데 이렇게 해보고 싶었다. 아마 방송을 보시면 이렇게 만들게 된 이유를 알게 되실 것”이라며 “요즘은 작품들 속 인물들의 이해나 화해가 너무 쉽다는 것, 해서 너무 쉽게 드라마를 보게 된다는, 그 선택지를 좀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장애가 있든 장애물이 있든, 그런 것을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걸까?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캐스팅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황 연출은 “유나 씨는 영주 나이와 굉장히 가깝고, 유나 씨의 이미지만으로 영주 같은 느낌이 있어서, 사투리를 잘하는 배우를 캐스팅할까 하다가 이런 이미지를 가진 배우를 찾기 쉽지 않을 것 같아 그를 포기하고 유나 씨를 캐스팅했다. 김민석 씨는 사투리에 워낙 능하시고, 완전 동안이셔서 25세 성찬 역에도 잘 어울리더라. 실제 나이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저와 몇 살 차이 안 나더라.”고 너스레를 보태기도.

그러면서 “두 사람의 호흡이 좋아서 편집 중에 NG 컷이 더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많았다. 케미가 너무 잘 살아 보여서 일부 장면은 NG 컷이 실제 방송 장면으로 대체됐다.”는 설명을 보태기도 했다.

서울경기연합 여자 컬링팀에 후보 선수에서 쫓겨나 의성군 컬링팀의 믹스더블 B팀으로 합류하게 된 주영주 역할을 맡은 박유나는 “영주라는 캐릭터가 저와 너무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어서 너무 하고 싶었고, 성격보다는 이미지로 떠올렸을 때 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독님께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겉으로는 강하지만 속으로는 어리고 외로운 캐릭터”라며 “이명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장면을 참고하면서 어렵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표현에서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박유나는 “촬영 초반에 영주가 너무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을 때, 감독님께서 ‘영주는 돌아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 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나를 놔버리자’ 그렇게 생각했고, 이후 더 편하게 촬영했다. 이런 캐릭터는 다른 데서는 못할 것 같은, 여기에서만 할 수 있을 캐릭터였지 않나 싶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민석은 의성군 컬링팀 믹스더블 B팀의 선수 강성찬으로 분한다. 이에 김민석은 “성찬은 동네 흔한 성격 좋은 오빠다. 우선 연기보다 컬링에 중점을 둬서 컬링을 정말 미친 듯이 연습했다. 감독님도 대본 리딩보다 컬링 연습을 더 많이 시키더라.”며 “배우라는 직업을 100년 동안 할 수 있다면 한 30가지 기술이 생기겠구나 싶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김민석은 많은 작품에서 활약하며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별명을 얻고 있기도 한데, 이번 ‘닿을 듯 말 듯’으로 1년 만에 단막극으로 돌아왔다. 이에 김민석은 “배우들에게 단막극은 한번은 해야 할 것 같은, 숙제 같은 느낌이다. 곧 서른인데, 서른이 되기 전에 20대 마지막 청춘을 여기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경상도라는 설정이 있어서 사투리를 원 없이 쓰고 싶기도 했다. 다만 저는 경남사람인데 경북 배경이라 섞어서 사용했다.”며 “컬링을 소재로 한다고 했을 때 ‘과연 구현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연습을 많이 해서 담아보고 싶었고, 극 중에 성찬의 반전이 있는데 그게 굉장히 와 닿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컬링을 보여주어야 하는 만큼 연습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얼음 위에서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던 상태에서부터 시작해 연기와 대사, 움직임을 넣기까지, 결국 연습만이 살길이었다. 김민석은 이에 “정말 연습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 같은 느낌이 나오긴 어렵겠지만 몸은 좀 어색해도 눈빛만은 제대로 표현하려고 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먼저 박유나는 “민석 오빠가 먼저 다가와 주셨고 장난도 정말 많이 치는 분이셔서 저는 편하게, 즐겁게 촬영했다. 연습에 돌입했을 때부터 성찬처럼 대해 주셔서 실제로도 성찬으로 보이더라.”고 전했고, 이어 김민석은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유나 씨의 첫인상으로는 낯을 많이 가리고 까칠한가 했는데, 그냥 자기 나이에 맞게 사는 여자아이더라. 유나 씨와 영주는 거리가 멀지만, 컬링복을 입고 카메라 안에 들어있으면 유나가 되더라.”며 “실제 8살 차이니까 이 친구에게 저는 아저씨다. 그게 성찬이처럼 다가갔던 것 같다. 말 많이 하고 이상한 소리 많이 하다 보니 드라마가 끝났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김민석 역시 이번 ‘닿을 듯 말 듯’으로 컬링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다시 한번 일어나길 바랐다. 대중에게 이 작품이 어떤 의미로 남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김민석은 “요즘 컬링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안 좋은데, 이 드라마를 보시면서 한 번 더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며 “어쨌든 첫째는 컬링을 좀 더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둘째는 감독님과 배우들을 알리는 계기도 됐으면 좋겠다. 사람이 사는 이야기에 많은 장르가 같이 섞여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8 드라마스페셜 마지막 작품 ‘닿을 듯 말 듯’은 16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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