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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곽동연, "데뷔 후 일기장 13권..후회가 제일 많죠"

  • 입력 2018.10.01 09:4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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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으로 만난 배우 곽동연의 인터뷰, 1편에 이어.

데뷔 7년 차에 지금도 연기 선생님과 함께하고 있다면 연기과와 같은 정식 학업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현재 곽동연은 사이버대학을 통해 학업을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곽동연의 연기 선생님 이용직(영화배우.46)은 곽동연의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쭉 함께하면서 두터운 신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캠퍼스 생활을 경험해야 하지 않느냐는 조언도 많았는데 연기 활동을 하면서 대학 생활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제가 못할 것 같아서 잠시 접어뒀는데, 이번에 ‘강남미인’을 하면서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같은 과에 모인 친구들의 밝은 에너지는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고요. 감사하게도 주변에 좋은 귀감이 될 만한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저에게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연기를 도와주시는 이용직 선생님이나 저와 딱 10살 차이가 나는 윤박 형님을 비롯해서 되게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보다 앞서 경험하신 것들을 막 술술 공짜로 털어놓으시니까(웃음) 저에게 너무나 큰 도움이 되고, 선생님은 항상 저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요.”

배우 이용직 씨와는 어떻게 사제의 인연이 되었을까.

“맨 처음 연기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이세요. 연기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제가 하는 연기에서 최상위 호환을 가지고 계신 분이 선생님이신데, 그렇다고 선생님이 ‘이건 이거다’ 답을 내려주시진 않고 저 스스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말씀해주시기 때문에 저 스스로 나아지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요. 칭찬은 아주 가끔(웃음), 작품을 하는 동안에도 연기적으로는 별말씀 없으세요. ‘감격시대’나 ‘구르미 그린 달빛’ 할 때 굉장히 힘들었는데, 끝났을 때 ‘그래도 잘했다’ 해주시더라고요. 그런 말씀이 큰 힘이 되죠. 이번에는 아직 끝나고 찾아뵙지 못했는데, 이후에 다시 수련의 시간을 가져야 할 듯합니다.”

평소 캐릭터를 연구하는 혼자만의 방법이라도 있을까.

“저는 인물 구축표가 있어서, 그것을 상상하면서 가장 근접하게 최대한 유추해내는데, 배우마다 생각이 다르고 준비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저는 최대한 많은 정보가 있어야 하고, 다지는 작업이 잘 되어 있어야 나중에 좀 편해지더라고요. 특히 드라마는 후반으로 갈수록 대본 볼 시간도 얼마 없이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까 그 앞에서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평소 작품을 하면서 그날그날의 일기를 쓴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그런 일기를 썼다면 어떤 내용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을까.

“일기는 연습생 때부터 해오던 습관이라 지금까지 한 13권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수기로 기록 중인데, 아무래도 연기적인 것들이 많고 사실 후회가 제일 많아요. 연기할 때는 이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하고 연기하지만, 나중에 보면 ‘이런 방법이 있었을 텐데’ 그런 아쉬움이 드는 거죠. 후배들 화학실험 같은 장면에서는 실험 자체보다는 우영과 미래, 경석이와 미래 등의 관계가 중요해서 대사를 자연스럽게 주문하셨는데, 방송을 보니까 너무 후루룩 넘어간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두고두고 아쉬운 거죠. 앞에 일기를 다시 보면 저 혼자 웃기도 하고 오글거리기도 하고요(웃음).”

지난해 말, 연극 ‘엘리펀트 송’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전막을 실시간으로 연기하는 공연에서의 경험은 어땠을까.

“연극은 또 해보고 싶긴 한데 공연은 연습 기간부터 4-5달 정도를 통째로 빼야 해서 시간이 잘 안 맞았어요. 그래도 혹시 ‘엘리펀트 송’이 다시 공연된다면 또 하고 싶고,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얼마든지 하고 싶고요. 무대 연기는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전신, 바스트 등 카메라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보니까 무대에서는 좀 더 밀도 있고 스피디하게 전달되는 것 같고요.”

당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관객의 평도 있을까.

“‘엘리펀트 송’이 아무래도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폭이 넓어서 그런 것도 있었고, 시대적 배경부터 가정사까지, 100% 현대 사회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고생을 좀 했었어요. 공연을 많이 보시는 분이라 퇴근길에서 자주 뵈었던 분이 계셨는데, 어느 날 ‘오늘은 마이클이 너무 외롭고 추워 보이더라’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사실 그날 제가 그런 느낌을 조금 더 세게 느꼈던 날인데 그걸 단번에 알아봐 주신다는 게 너무 신기했고, 그만큼 매번 보러 오시는 게 쉽지 않은데 정말 감사했죠.”

혹시 차기작으로 참여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제가 아직 뭘 선택할 입장은 아니어서요(웃음). 물론 저도 작품에 매력을 느껴서 참여하는 건 분명한데, 이왕이면 수사물이나 장르물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3-4작품이 따뜻하고 밝고 그런 작품을 했거든요. 해서 무게감 있고 속도감도 있고, 그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합니다.”

평소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여전히 진행 중일까.

“이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너무 부족하다는 걸 느낄 때가 많고, 그래서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 부지런히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는 것 같고, 좋은 사람이자 좋은 배우라는 말이, 어렵지만 막연해서 그게 꿈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구체적이었으면 꿈이 아닌 목표가 되었을 거잖아요. 정말 말 그대로 그런 사람이 되어보자는 게 꿈이에요. 더 어렸을 때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여겨주길 바랐다면 지금은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불편하지 않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막연한 꿈이지만 조금 더 구체적인 꿈을 만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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