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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세상에 이런일이' 1000회 만든 힘, 임성훈X박소현X세대공감

  • 입력 2018.09.11 18:1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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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1998년 5월 가정의 달 특집프로그램에서 시작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가 오는 13일 방송으로 1000회를 맞는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하고 놀랍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6mm 디지털카메라로 밀도 있게 취재, 독특한 구성과 내레이션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년간 총 4.600건의 사연이 소개됐고, 시청자들에게서 쏟아진 제보만 약 58,000건에 달한다. 특히 ‘선풍기 아줌마’, ‘섬유종 여인’, ‘부산원숭이’, ‘맨방의 기봉이’ 등은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11일 오후 SBS 목동 사옥 2스튜디오에서 SBS ‘세상에 이런 일이’ 천 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SBS 박정훈 사장을 비롯해 MC 임성훈, 박소현, 패널 이윤아 아나운서가 참석했다. 특히 이날은 지난 20년 4개월간 단 한 번의 대타 기용 없이 스튜디오를 지킨 임성훈, 박소현이 남녀 최장수 공동진행자로 인정받아 공식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그들의 활약이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다. 

먼저 SBS 박정훈 사장은 “그동안 천 회 동안,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프로그램이 21년째인데, 많은 분들이 제가 이 제목을 지었다는 것을 모르시는 것 같다. 처음 제목은 ‘어떻게 이런 일이’였는데 제가 ‘세상에 이런 일이’로 정했다. 천 회 때 얘기하려고 참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였으면 천 회까지 못 왔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세상에 이런 일이’는 기본 정신은 휴머니즘이다. 처음엔 세상의 놀랍고 신기한 이야기를 담고자 했지만 이후 우리 서민들의 이야기,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로 바뀌면서 감동적인 이야기가 됐다. 해서 천 회가 가능했던 것 같다. 프로그램이 계속되는 한 앞으로도 그런 정신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MC 임성한, 박소현은 ‘세상에 이런 일이’의 20년의 역사와 변함없이 함께하고 있다. 단 한 차례도 스튜디오를 비우지 않아 방송 최초로 최장수 공동 MC로 공식 인증서를 받은 두 사람이지만 위기도 없지 않았다.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고, 1000회 소감을 묻는 첫 질문에서부터 임성훈은 눈시울을 붉혔다.

임성훈은 “처음에는 이 프로그램이 한 6개월 가면 잘 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한주에 보통 아이템 4개는 필요해서 6개월쯤 후에는 고갈되는 게 아닌가 했는데 그게 어언 21년을 왔다. 500회 때 크게 잔치를 했을 때도 600회는 어렵지 않겠냐 했는데 또 어느새 천 회를 왔다. 해서 앞으로 1,111회를 해야겠다. 이 숫자는 ‘또 한 번 일을 내보자’는 의미다. 해서 1111회로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목표를 세워야 또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처럼, 한 번 더 열심히 달려보겠다.”며 “일단 천 회 소감은, 너무 기쁘고 너무 뿌듯하다. 감사하다.”며 울컥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박소현 씨에게 정말 감사하다. 박소현 씨가 결혼하지 않으신 덕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결혼하면 신혼여행이나, 출산 등으로 자리를 대타를 기용해야 하는데, 900회 때 ‘천 회까지만 더하면 안 되겠느냐’고 했더니 씩씩하게 ‘안 가겠다’고 하더라. 정말 그 의리를 지켜줘서 지금까지 대타 한번 없이 같이 올 수 있었다. 또 박소현 씨가 갈비뼈가 부러진 적이 있는데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꽁꽁 싸매고 나왔더라. 또 이윤아 씨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이를 악물고 나왔다. 그렇게 방송의 책임을 지켜준 두 분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참 대단한 분들”이라며 공을 돌렸다.

박소현은 이에 대해 “당시에 갈비뼈가 두 대가 부러진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안 나오면 나중에 너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왔다. 호흡이 안 돼서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정도였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정신력으로 나왔던 것 같다. 그건 프로그램의 애정이기도 하고 책임감이기도 했지만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당시에는 굉장히 아팠지만, 그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박소현 역시 당시의 고충이 떠오른 듯 눈물을 보였다.

그렇기에 박소현의 천 회의 소감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소현은 ”굉장히 기쁘고, 울컥한 점도 있고, 꿈인 것 같기도 하다. 98년에 시작할 때는 지금의 상황을 1도 상상하지 않았었다. 정말로 학교에 간다는 생각으로 다녔던 프로그램이고, 꽃다운 나이에 시작해서 저를 철들게 한 프로그램인데, 임성훈 선생님과 공동 MC로 이런 기록을 갖게 되니까 정말 제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우리에게, 저에게도 펼쳐지는구나 싶어서 오늘 녹화하면서 울컥했고, 우등상도 중요하지만, 개근상도 중요한 느낌”이라며 “1,111회까지 출연은, 일단 이 순간이 올 것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또 그 시간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보면 가족보다도 더, 말도 안 되는 시간과 인연을 임성훈 선생님과 쌓아왔기 때문에 선생님과 같이 더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임성훈 역시 2년 전 큰 위기가 있었다. 녹화 전날 캐나다에 딸과 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하고 곧장 캐나다로 가려던 찰라, 평소 프로그램과 아들의 열성 팬이셨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녹화를 감행한 바 있다고.

그는 “화요일이 녹화인데, 월요일에 캐나다에서 여동생과 같이 사시는 건강하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갑자기 듣게 됐다. 해서 제작진에게 내일 캐나다로 가야겠다고 했다가, 평소 어머니가 매주 ‘세상에 이런 일이’를 실시간으로 빼놓지 않고 보시고, 제 의상이며 모니터를 꼼꼼히 해주시던 열성 팬이셨기에 가만히 생각하니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그러면 되겠느냐고 꾸짖으실 것 같아서 다시 제작진에게 녹화에 나가겠다고 했다. 그날 녹화에서 그래도 NG를 안 내고 잘했는데 하필 마지막 아이템이 어머니와 아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해서 목이 메여서 몇 번이나 NG가 났다. 이후에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날 녹화가 가장 힘들었고, 잘 고비를 넘겼고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에 이윤아 아나운서는 “선생님이 최근에 안 좋은 일이 있으셨고 언니도 몸이 안 좋은 적이 있으셨는데, 그런 것들을 다 생각해보면 안 울 수가 없는 것 같고, 선생님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다. 그럼에도 방송을 계속하신다는 것에 머리가 숙여진다.”며 존경의 뜻을 전했다. 이어 “‘세상에 이런 일이’는 철저하게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하고 응원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출연자분들의 사생활이 모두 노출이 되기 때문에 이왕이면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제작진의 노력이 20년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20년의 장수 프로그램 ‘세상의 이런 일이’지만, 최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앞으로의 1,111회를 향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아야 할 때이기도 하다. ‘세상의 이런 일이’만의 경쟁력은 살리면서 문화적 변화의 바람에 맞춰갈 수 있을까.

이에 임성훈은 “요즘 정말로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콘텐츠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저희 프로그램은 지금도 두 자릿수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것은 모두 시청자의 제보의 힘이고 제작진의 힘이다. 시청자 제보가 있으면 제작진이 직접 가서 방송으로 적합한지 아닌지, 정말 산골까지 찾아간다. 추운 겨울에 가서 소득 없이 돌아오는 과정도 너무나 많은데 그 모든 일을 제작진이 한다. 또 출연자의 검증도 해야 하고 그분들과 진심으로 친해지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 그런 과정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고 1년 내내 고생을 한다. 우리 프로그램만큼 제작진이 피부에 와 닿게, 힘들게 일하는 프로그램이 없을 거다. 해서, 앞서 사장님의 말씀처럼 프로그램의 기본 정신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앞으로 또 시대의 변화에 맞게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역시 제작진에서 깊게 고민할 것으로 생각한다. 저희는 저희 맡은 바대로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서 진실 되게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국내 최초로 최장수 공동 MC 인증서를 받은 소감도 있었다. 먼저 임성훈은 “한국기록원에서 증서를 받는 건 처음이다. 특히 남녀 MC가 공동으로 20년을 해서 인증서를 받은 건 처음이다. 이 기록은 아마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거다. 혼자 하는 MC는 가능할 수 있는데, 남녀 MC가 한 번도 펑크 없이 20년을 했다는 기록은 전무후무한 기록이어서 굉장히 영광스럽고, ‘순간포착’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분들이 제보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천 회라고 좋아하면서도 낯이 가렵고 송구스럽다. 앞으로도 많이 제보해주시고 같이 지켜봐 주시고, 또 동참해주시면 저희 프로그램은 천 회가 아니라 MC가 바뀌더라도 앞으로 더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행자의 일원으로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박소현은 “증서를 받았을 때 실감도 안 나더라. 젊은 날과 지나간 시간이 증서 한 장으로 보이는 것 같아서, 집에 결혼서약서 같은 게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서 가보로 보관하도록 하겠다.”고 너스레를 보태며 “우리 제작진이 가장 좋아하는 게 제보와 응원이다. 실패해도 좋으니 많이 제보해주시고 후기도 남겨주시면 그 짧은 글 때문에 저희는 또 큰 힘을 얻는다.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여기에 이윤아 아나운서는 “지난주에 달마도 수천 개를 모으신 분이 있었는데, 그림도 모르고 거기에 적힌 글자도 잘 모르지만, 그냥 모으는 게 좋다고 하시더라. 자다가도 눈을 뜨시면 달마도를 보러 가시더라. 저희도 그렇게 보기만 해도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소현은 “방송에서는 할 수 없는 말인데, 제작진이 정말로 너무 많이 고생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끊임없이 제보해주신 시청자분들에게도 정말 감사드린다. 이런 때가 아니면 말씀을 드릴 수가 없어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재차 감사를 전했고, 임성훈은 마지막까지 MC의 재치를 발휘해 “전국의 시청자 여러분, 제보하실 사항이 있으시면 02-2113-3333”이라며 “꼭 번호를 넣어달라.”고 힘주어 말해 훈훈하게 행사를 마무리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1998년 아날로그 세대에서부터 방송을 시작해 현재 5G 시대까지 함께하고 있다. '놀랍고 신기한 일'에서 '서민적 공감'으로 방향이 바뀐 뒤 전과 같은 화제성을 만들어내고 있진 않지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주는 감동은 여전히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전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 연예인 가족 대상 화제성을 탐구하는 관찰 프로그램이 차고 넘치는 이때에 소소한 일상의 감동 '세상에 이런 일이'의 20년 장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과연 이번 천 회 특집에서의 바람대로 1,111회까지 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SBS ‘세상에 이런 일이’ 1000회 특집은 오는 13일(목) 저녁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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