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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유희열 필두 '대화의 희열', KBS 토크쇼 새 간판 될까

  • 입력 2018.09.07 08:1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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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KBS가 2018년 가을 시즌, 드라마-예능 등 콘텐츠 부문의 대대적 개편에 발맞춰 새롭게 내놓는 토크쇼 유희열의 ‘대화의 희열’이 내일(8일) 밤 첫 베일을 벗는다.

KBS ‘대화의 희열’은 SBS ‘힐링캠프’, JTBC ‘말하는 대로’ 이후 방송가에서 사라졌던 1인 게스트 토크쇼를 새로운 형식으로 선보인다. 한 명의 게스트와 그의 인생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는 형태의 심층 토크쇼가 될 전망. 특히 메인 MC 유희열을 비롯해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 강원국, 소설가 김중혁,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패널로 참여하면서 게스트와 함께 ‘무 콘셉트 무 대본’ 대화를 시도한다.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KBS2 신규 토크쇼 ‘대화의 희열’이 간담회를 진행하고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최재형 예능 부장, 신수정 연출, MC 유희열이 참석했다. 몇 가지 쟁점으로 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유일한 당신과 무한한 이야기”

이 문구는 ‘대화의 희열’의 포스터에 담긴 메인 카피다. ‘대화의 희열’은 제작진의 사전 개입을 최소화한 채 오로지 MC 유희열과 패널들의 대화만으로 게스트와의 토크를 이어간다. 게스트 사전 인터뷰가 없고, 질문도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 어떤 주제로 대화의 가지가 뻗어갈지 제작진도 알 수 없다. 오로지 현장에 맡긴다.

신수정 연출은 이에 대해 “‘대화의 희열’은 게스트 1인과 MC들이 함께하는 지극히 사석에서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토크쇼다. 기존의 토크쇼는 게스트의 사전 인터뷰가 있고, 꼭 해야 할 질문이 있고, 대본이 있고, 그걸로 MC가 진행하고 게스트가 대답하는 형식인데, ‘대화의 희열’은 게스트의 사전 인터뷰나 대본 자체가 없고, 대화의 현장도 제작진이나 카메라가 최대한 빠져서 관찰 프로그램을 찍는 것과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해서 제작진도 그들의 대화의 방향이 어디로 뻗어 나갈지 전혀 알 수 없다. 해서 처음엔 과연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 우려도 됐지만 막상 촬영을 해보니 그렇게 여러 가지로 뻗어가는 대화가 훨씬 다양하고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더라.”며 ‘무 콘셉트’ 토크쇼라는 새로운 시도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사실 요즘은 포털 검색만 해도 어떤 인물에 대해 궁금한 점은 대부분 해소할 수 있는 정도로 많은 정보가 노출되어 있지 않나. 해서 대화의 맥락은 뒤죽박죽일 수 있지만, 포털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것이 가장 컸다.”며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다.

최재형 부장은 현재 KBS의 변화의 바람에 ‘대화의 희열’ 역시 그 일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최근 신뢰도 회복을 최우선으로 보도국 개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진부하다는 인상이 강한 콘텐츠 부문에서도 이번 가을 시즌을 통해 대대적 개편을 단행한다.

이에 최재형 부장은 “아시다시피 KBS는 예능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노력의 하나로 보셔도 좋을 것 같다. 그런 변화 중 하나로, 원 게스트 토크쇼라는 것이 예능의 한 분류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왜 사라졌을까, 재차 부활하려면 전과 같은 진행방식으로는 안될 것이라는 점에서 대본 없는 대화 형식의 토크쇼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어쨌든 시작은 KBS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별한 주제가 없기에 MC와 패널들의 준비가 더욱 많이 필요한 형태다. 제작진에서는 유희열과 패널들에게 게스트에 관련해 인터뷰, 방송자료, 기사자료 등을 포함, 100페이지에 달하는 정보를 사전에 전달한다고 한다. 이후 이들은 자료를 취합해 자신이 게스트에게 궁금한 이야기를 게스트와 대화로 풀어가게 된다.

“‘대화의 희열’, 메인 MC 유희열”

뮤지션 유희열이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과 함께 KBS 신규 토크쇼의 메인 MC로 발탁됐다. ‘스케치북’은 앞서 1991년부터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에서 이어진 KBS 간판 음악 토크쇼다. 2009년 4월부터 유희열이 이어받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을 정도로 장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고 있는데, 역대 유일한 비 음악인이었던 이하나의 ‘페퍼민트’가 6개월 만에 폐지되었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에서는 뮤지션 MC들의 활약이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다.

그런데, 이번엔 유희열이 각계의 명사들과 만난다. 그것도 일반 토크쇼의 형식도 아니어서 유희열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현재 제작진이 앞서 ‘스케치북’을 함께한 인연이 있던 만큼 손발이 맞는 그들과 함께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신수정 연출은 먼저 “유희열 님을 MC로 결정한 건 잘생긴 비주얼 때문이었다.”고 당당히(?) 밝혀 모두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유희열 님과는 ‘스케치북’을 함께할 때 성실성과 꼼꼼함이 최고라는 것을 확 느꼈다. 녹화 전에 모든 자료를 다 숙지를 해오신다. 사실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현재 게스트로 섭외하고 싶어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토크쇼는 보통 사전에 게스트가 물어보는 게 ‘MC가 누구냐’인데, 실제로 유희열 씨여서 게스트가 섭외된 경우가 많았다. 유희열 씨라면 자신의 이야기가 왜곡되거나 자극적이지 않을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지시더라.”고 전했다.

그만큼 10년의 세월 동안 ‘스케치북’을 포함해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등에서 MC로 활약해온 그의 이력이 게스트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는 것.

이에 유희열은 또다시 제목부터 자신을 떠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의 론칭에 대해 “이 제목은 제가 지은 것이 절대 아니다. 녹화 직전까지 그냥 간단하게 ‘대화’가 어떻겠느냐고 밀었는데 결국 안됐다. 나쁜 사람들”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이 이름은 김중혁 작가가 지어준 이름인데, 제작진이 시청률에 눈이 먼 나머지 이렇게 지은 것 같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유희열은 “사실 벅차다. 이 프로그램이 그냥 대화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처음에는 이게 방송이 될 수 있을까?’ 너무 막연했는데, 저희는 그냥 누군가를 만나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 게스트에 따라 색깔은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진행 역시 MC와 패널이라기보다 그냥 네 명의 익숙한 사람들의 모임에 한 사람의 손님이 와서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내는 느낌이어서 굳이 진행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해서 게스트의 이야기를 얼마나 잘 듣고 물어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제 대본도 없는 상황. 자신만의 대화의 기술이라도 있을까. 이에 유희열은 “그런 건 잘 모르겠는데, 만약 굳이 한다면, 그동안 DJ나 ‘스케치북’을 오래 해왔는데, 제 언어 수준이 초, 중학교 수준에 맞춰져 있는 것 같더라. 음악적 전문 용어를 쓸 수 있음에도 굉장히 단순한 단어들을 쓰고 있었다. 제가 그만큼 단순한 사람인 것 같고,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생각해보면 일반 방송 같지 않게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장점은 있는 것 같다. 지금 세상에 필요한 질문, 공감, 그런 부분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세상에 필요한 질문과 공감. 얼마나 심도 있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까”

현재 ‘대화의 희열’은 첫 회 김숙을 시작으로, 국회의원 표창원,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문정인 교수, 국민 MC 송해, 천종호 판사,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이 출연을 승낙한 상태다. 지금 세상에 필요한 질문, 공감할 수 있는 대화, 과연 사전 질문 없는 대화에서 이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까. 혹여 시청률에 따라 게스트 선정이나 대화에 일부 자극이 포함될 우려는 없을까.

이에 신수정 연출은 “게스트 선정은 분야별로 섭외를 했다. 일단은 10회가 예정되어 있어서 분야별로 한 분씩 섭외하고 싶었다.”며 “시작에서부터 시청률에 기대치가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흔들릴 염려는 없다. 어차피 방송 시청률이라는 것이 10% 이상이 아니면 사실상 의미가 없다. 해서 단순히 수치 1, 2% 더 만들어보자고 의도적 편집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자 유희열은 “10%는 취소하겠다. 우리는 그냥 ‘스케치북’을 이기는 게 목표다. 정정해주시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번 ‘대화의 희열’은 게스트와 MC진 말고도 다른 누구와 얘길 해도 대화의 거리가 충분히 만들어지더라. 현재 가장 뜨겁고 화제가 있는 분과 얘기하는 게 토크쇼가 아닌가 싶은데, 저희는 반대로, 이국종 교수를 모셔서 굳이 의료계의 이야기를 해야 할까. 너무 전문적인 이야기는 시사프로그램이나 뉴스 인터뷰 등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사실 저는 평소에 교수님이 왜 안 웃는지가 궁금하더라. ‘대화의 희열’은 그만큼 심도 있는 이야기가 아닌, ‘뭐가 가장 궁금하세요?’ 그런 대화가 될 것 같다. 또한, 이슈와 관련한 이야기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지만, 또 어느 선에서 멈출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 않을까. 그것이 ‘대화의 희열’이 보여줄 수 있는, 지금까지 못 봤던, 좀 심심하지 않을까 싶은, 그런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강원국, 김중혁, 다니엘 린데만의 패널진의 시너지 &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

유희열은 이날 특히 패널들의 활약을 강조했다. 메인MC로서 오로지 자신이 대화를 이끄는 것이 아닌 각기 색깔이 다른 네 명의 대화와 수다를 통해 게스트에게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이에 유희열은 먼저 강원국 작가에 대해 “전에 ‘말하는 대로’에서 강원국 작가님만 먼저 뵙고 김중혁 작가님이나 다니엘 씨는 이번에 다 처음 뵀는데, 강원국 작가님은 정말 상상외로, 방송에서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인데 정말 무서운 공력을 가진 분이다. 그런데 그걸 또 잘 안 드러내신다. 해서 처음엔 우리가 이 분을 잘못 판단했나 싶었는데, 2회부터 폭발적으로 나오더라. 다만 그게 좀 창피할 뿐”이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고, 이어 김중혁, 다니엘 린데만에 대해서는 “김중혁 작가님은 워낙 박학다식하다고 알고 있었고, 직접 만나니 다방면에 관심 많은 40대 아저씨더라. 그리고 다니엘은 독일 사람이어서 저도 잘은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며 “지금까지 두 번의 녹화를 했는데, 표창원 의원의 경우는 정말 다양하고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저는 김숙 씨가 의외였다. 그분의 센 모습이 늘 주목돼서 그분의 여백에 주목해본 적이 없는데, 처음에 개그로 큰 상을 받고 시작했다가 중간에 10년의 공백이 있었고 이후에 다시 성공한 분이어서 그 공백이 궁금했다. 그만큼 사람의 그림자를 주목해보지 않았구나 싶었고, 그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패널들이 김숙 씨에게 바라는 포인트도 달라서 그 부분도 굉장히 재밌더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MC로서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을까. 이에 유희열은 한 기자에게서 박진영, 양형석은 어떠냐 하니 “아, 미처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았다. 박진영, 양현석도 생각해보겠다. 그분들과 하고 싶은 얘기 많다.”고 너스레를 떨며 “제가 가장 모시고 싶은 분은, 첫 번째는 조용필 씨다. 도대체 왜 ‘스케치북’에 안 나오시는 것인가. 그렇게 10년을 공을 들였는데 안 나오시더라. 두 번째는 루이치 사카모토 씨를 만나고 싶다. 국내에서 전시회도 열고 한국에 관심도 많고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을 만들기도 하셔서, 그분을 만나서 대화해보면 어떨까. 제작진에게 얘기했지만, 아직 답은 오지 않았다.”고 말해 역시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대화의 희열'은 각계의 명사가 게스트로 초대되는 만큼, 또한 유희열부터 패널들까지 박학다식한 입담의 소유자들이 포진한 만큼 '무 콘셉트, 무 대본' 토크쇼라고 해서 신변잡기식 토크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어차피 신변잡기식 토크라면 장수프로그램 '라디오스타'가 있고 대화형 정보전달 토크 프로그램에는 '알쓸신잡'이 있다. 그 둘 사이, 원 게스트와의 넓고 다양한 이야기가 KBS 토크쇼의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KBS2 '대화의 희열'은 오는 9월 8일 토요일 밤 10시 45분에 김숙 편으로 첫 방송 된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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