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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건형, 어느새 40대.."배우의 얼굴 잘 만들고파"

  • 입력 2018.09.05 10:4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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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바넘’으로 만난 배우 박건형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최근 수년 사이 라이선스 대형 작품들이 속속 소개됐고, 국내 창작작품들도 그에 못지않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추세다. 그에 따라 관객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 ‘바넘’의 원작은 중소형 사이즈지만, 스몰 라이선스로 들여와 많은 부분 국내 창작진에 의해 대형화 작업을 거쳤다. 만족할만한 퀄리티로 만들어졌을까.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내 창작진도 배우들의 수준도 같이 높아지는 거고, 같이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만드는 사람들은 더 재밌고 흥미 있는 것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거고. 이번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초석이니까, 분장이라든가 인원을 추가하더라도 좀 더 정교한 분장이나 또 서커스도 손에 땀을 쥘 수 있는 정도의 퀄리티가 되면 더 좋겠죠. 진짜로 배변만 해결된다면 코끼리 데려오고 싶고(웃음). 왜 그러고 싶지 않겠어요. 어쨌든 최고치를 하고 싶죠. ‘워 호스’에서 보면 말 인형이 나오는데, 이 말 인형을 처음에는 사람 세 명이 움직이는데 처음엔 사람이 보이다가 어느 순간 말이 보이더라고요. 그런 변화가 조금 더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서커스 인물들의 묘사는 다소 아쉽다. 실제 바넘의 서커스단의 모습과는 다르게 일반 아기자기한 서커스단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찌 보면 이 부분이야말로 바넘의 미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보다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그를 통해 관객이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특히 이 부분은 공연이라는 특성상 가능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한다.

“그런 생각도 물론 있었죠. 다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서커스 인물들, 그러니까 앙상블들 배우들이 그걸 하려면 지금보다도 인원이 엄청 많아서, 한 명당 쭉 그 한 인물로 있으면 되는데 앙상블 배우들은 그때그때 역할이 계속 달라져야 해서 분장을 하나로 딱 고정할 수가 없어요. 바로 또 다른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고 나와야 하니까 쓰고 벗고 입기가 쉬운 정도의 분장이 된 거죠. 이 부분도 이후에 더 발전해서 조금씩 그런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요.”

현재 바넘으로 배우 유준상, 김준현과 트리플 캐스트로 분하고 있다. 두 배우와의 차이라든가, 자신만의 바넘의 매력을 무엇으로 꼽을 수 있을까.

“차이요? 차이까지는 잘 모르겠고(웃음). 저는 제가 가진 능청스러움과 뻔뻔함을 조금 더 잘 살려서, 그러니까 젠틀함과 능청스러움, 약간의 뻔뻔함 그런 것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변해야 하는데, 그걸 좀 빠르게 확확 변할 수 있는 그런 정도(웃음)? 사실 제가 연습할 때 준상이 형이 하도 많이 웃어서(웃음). 저는 원래 코미디를 할 때 웃음을 굉장히 경계하는 편이에요. 웃음이라는 것이 슬랩스틱이 아닌 이상 철저한 계산 하에 이루어지고 정교한 합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여서, 단순히 누군가 아니면 제가 실수를 해서 만들어지는 웃음이 아니라 보는 분들이 드라마에 빠지게 만든 다음에 그 상황에 맞게 웃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도 않고, 한번 웃겼다고 해서 다음에 거기에 또 웃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아요. 전체적인 유쾌함과 즐거움인 거지 관객이 순간 웃었다고 좋아하고 조금 웃어야 하는데 많이 웃는다고 잘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다만 그런 부분을 평균 이상 올려서 다 같이 계속 웃으면서 즐거울 수 있게 하려는 건 있죠. 공연이라는 게 어쨌든 배우와 관객이 같이 시간을 보내는 거잖아요. 이왕이면 웃는 일이 더 많으면 좋겠죠.”

유준상은 앞선 인터뷰에서 향후 ‘바넘’ 10주년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데, 실제 ‘바넘’이 10주년 기념 공연이 제작된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을까.

“10주년에 준상 형님이요? 하신대요? 그럼 형님 60인데(폭소). 아마 바넘의 인생이 배우의 인생과 비슷한 게 있어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아닌가 싶은데, 가능하다면 저도 하고 싶죠. 과연 그때까지 이 쇼 뮤지컬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가능할까 싶긴 한데, 10주년 때는 얼마나, 더 뭐가 달라져 있을까 궁금하긴 합니다.”

어느새 40대에 접어들면서 배우의 얼굴이나 체력을 잘 유지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더라고. 박건형은 77년생, 만 41세다.

“전에 2-30대에서는 몰랐는데, 이제 40대가 되니까 배우의 얼굴을 잘 만들어가고 싶은 건 있어요. 외국 배우들은 늙어가는 모습 자체가 멋있는 배우들이 많잖아요. 내 얼굴을 어떻게 하면 잘 만들어갈 수 있을까. 거기엔 생각하는 자체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도 있고, 이제 나이도 있고 한번 마음을 놓으면 끝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물론 지금도 누구는 아저씨라고 부르겠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에는 조금 더 격하게 놀아줄 수 있는 체력도 유지해야겠고(웃음). 앞으로 또 다른 쇼 뮤지컬에 출연할 수 있을 거고, 그렇다면 내가 지금보다 더 안무가 많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해야겠죠. 어쨌든 배우로서 나이 먹는 것에 대해 방부제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무작정 젊게 보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주름의 이유가 분명히 있는 삶을 살고 싶은 거죠.”

끝으로 뮤지컬 ‘바넘’을 찾아주실 관객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가족들끼리 오셔서 무겁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고요. 추석 때 저희도 쉬지 않고 공연하니까, 오랜만에 유쾌하고 즐겁게 가족들과 같이 뮤지컬 '바넘'을 함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영화 ‘위대한 쇼맨’ 아니고 뮤지컬 ‘바넘’.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한편, 뮤지컬 '바넘'은 오는 10월 2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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