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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박건형, 뮤지컬 '바넘'.."아기 같은 작품, 이제 시작이죠"

  • 입력 2018.09.05 10:3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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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배우 박건형이 뮤지컬 ‘바넘 : 위대한 쇼맨(이하 ’바넘‘)'에서 주인공 바넘 역할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바넘’은 근대적 대형 서커스를 제작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이끈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의 생애를 담은 작품으로, 스몰 라이선스를 가져와 대형화 작업과 한국 뮤지컬 시장에 맞춘 연출을 더해 대극장 쇼 뮤지컬로 탄생했다.

‘바넘’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휴 잭맨이 출연한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의 원작이다. 1980년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웨스트앤드를 거쳐 현재까지도 공연되고 있다. 다만, 이 작품이 국내에서 공연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뮤지컬 팬들 사이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에 대한 미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관객들이 지불하는 돈 만큼의 ‘놀라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인물이어서 현재까지도 그에 대한 평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마케팅의 귀재라고도 불린다. 현재 바넘 역할에 배우 유준상, 김준현이 박건형과 함께 트리플 캐스트로 분하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건형의 이야기를 통해 뮤지컬 ‘바넘’을 자세히 들어보자.

뮤지컬 ‘바넘’은 스몰 라이선스여서 제작진과 배우들의 할 일이 훨씬 많았다고 한다. 연습과정과 실제 무대에 선 차이는 어떨까.

“연극이나 뮤지컬에서 흔히 로딩된다고 하는데, 이게 준비가 안 된 상태라는 게 아니고 공연은 관객이 있어야 완성이 되는 거니까. ‘관객이 좋아하겠다, 아니다’, 그런 면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관객이 즐거워한다든가 재밌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 관객들에게는 반응이 별로 없다든가, 그런 다시 부분들을 잡아가는 게 한 1-2주 걸리는 것 같고, 그게 또 스몰 라이선스여서 수정, 보완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인 거 같고요.”

박건형은 그러한 수정, 보완 작업에서 평소 자신의 의견을 같이 이야기하는 편이라고 한다. 이번 ‘바넘’에서는 어떤 부분을 보다 채우고 싶었을까. 그러나 배우의 의견이 자칫 제작진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저는 평소에 요청을 좀 하는 편이에요. 공연이라는 게 일일이 다 설명을 하면서 가는 것도 재미없지만 그래도 너무 설명이 없어도 안 되고, 점프가 많으면 관객들이 추리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개연성 부분이 어느 정도는 유추할 수 있는 정도의 정보는 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관객이 어느 정도 따라와야 하니까. 이번에 ‘바넘’의 경우에는 바넘이 집에 돌아가는 이유를 보다 확실하게 보여주면 어떨까. 100회 공연이 지난 그 흐름이 채어리의 편지라고 생각해서 그 편지에 내용을 넣어보면 어떨까. 그게 바넘이 집에 돌아가서 정치나 사업을 하게 되는 것이 좀 더 힘을 받지 않을까. 그냥 제 생각인데, 다만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고, 작가진이라든가 연출진이라든가, 생각이 같이 맞아떨어져야 하는 거죠. 이미 텍스트가 확실하게 있기 때문에 자칫 내 영역을 넘어서는 게 아닌가 조심스러운 생각도 있고요.”

오랜만에 유쾌한 쇼 뮤지컬에 출연하고 있는 소감도 있었다.

“저도 몰랐는데 최근에 주로 진지한 역할들을 해왔더라고요. ‘삼총사’ 이후에 ‘모차르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헤드윅’, 특히 ‘헤드윅’ 때는 근육까지 다 빼야 하는 상황이라 살을 쭉 뺐다가 ‘진짜사나이’ 때 군 생활하면서 근육이 터졌던 적도 있고(웃음). 중간에 유쾌한 작품은 ‘택시 드리벌’이 있었지만 ‘프랑켄슈타인’, ‘인터뷰’, ‘모래시계’ 그러다 보니까 40대로 진입하면서 내가 혹시 진지함을 찾는 건가 생각하는 와중에 이 작품에서 제안이 들어왔고, 일단 영화를 굉장히 재밌게 봤고, 그런데 또 영화는 영화고 뮤지컬은 뮤지컬이구나. 뮤지컬 ‘바넘’은 되게 올드했어요. 이성준 음악 감독이 많이 편곡도 했지만, 굉장히 올드한 작품이구나 했죠.”

쇼 뮤지컬이다 보니 배우로서는 준비할 것도 훨씬 많다고 한다. 그만큼 볼거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뮤지컬 ‘바넘’의 장점도 역시 볼거리를 꼽았다.

“볼거리죠. 쇼 뮤지컬에서 원하는 딱 그만큼의 볼거리가 있지 않나. 배우로서는 아무래도 신체적으로 좀 더 민첩해야 할 것이고, 배우 스스로 개인기라든가 마술이라든가, 그런 것도 필요하고, 탭댄스 그런 것도 더 해야 하고요. 이번 준비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어요. 통상적으로 배우들이 투입되는 기간은 8주인데, 이 두 달 안에 안무와 동선, 연기, 넘버, 그런 것들을 다 해야 하고요. 해서 쇼 뮤지컬이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다른 작품에 비해 굉장히 어려워요.”

바넘에 대한 미화 부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판단은 관객의 몫이 아니겠냐는 생각이다.

“감상적인 부분이나 논리적인 부분은 관객의 몫이 아닌가. 저는 최대한 공연의 특성과 바넘이 해왔던 사실을 가지고 메시지를 얘기해주려는 거고. 여전히 논란이 많은 인물이어서 안 좋게 보는 분들이 많은데, 반면 바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오히려 ‘바넘이 얼마나 멋진데, 이것보다 훨씬 더 멋지다고.’ 그럴 수도 있다는 거죠. 결국, 믿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거 같아요.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순식간에 기차를 없애고 자유의 여신상을 없앤다고 그게 진짜로 없어졌다고 믿지는 않잖아요. 그냥 그 자체로 잠시 행복한 것처럼, 그런 정도라고 생각해요. 이 사람도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놀라움을 주고 싶었던 것이 이후에 무리수를 쓰면서 논란이 시작된 건데, 그렇다고 논란을 어찌 해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고, 그냥 작품 자체로 관객들이 느껴주시면 좋겠다는 거, 그렇습니다.”

작품 속 인물 자체로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작품의 출연이 연기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은 없을까.

“저는 작품의 리뷰는 보지만 개인적으로 배우의 평을 적은 리뷰는 잘 안 보는 편이에요. 그나마 누가 보여주면 주로 칭찬하는 리뷰를 보여주죠. 그러면 ‘참 감사하네. 마음이 열리신 분이네(웃음)’ 그런 얘기하고. 동료들이나 후배들에게도 (자신의) 리뷰를 보고 안 보고는 자유지만 흔들리는 마음은 붙잡아야 한다고 말해요. 다만 작품 자체에 관객의 호불호가 6:4면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는 아주 정교한 선택이 필요한 것 같아요. ‘미스 사이공’이나 ‘캣츠’, 그런 작품은 더 이상 수정하지 않고 쭉 공연되잖아요. ‘바넘’은 이제 막 태어난 아기 같은 작품이어서 혼나기도 하고 고치기도 하고, 그러나 응원해줄 필요는 있지 않을까. 다만 눈이 높은 관객들에게는 조금 허술한 부분들이 화가 날 수 있죠. 그럼 어떻게 편지라도 보내드려야 하나(웃음). 무조건 관대하게 봐달라는 건 아니지만 그런 시선도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제 시작이니까요.”

※ 뮤지컬 '바넘'으로 만난 배우 박건형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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