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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주병진, '오!캐롤'에 임하는 각오.."단 한 분도 불편함 없게"

  • 입력 2018.09.02 07:1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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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오!캐롤'로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개그맨 주병진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평소 뮤지컬에 관한 관심은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출연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처음에 여행을 갔을 때, 30년도 넘었을 텐데 그때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본 게 ‘캣츠’였고, 너무 재밌어서 다시 브로드웨이를 가서 ‘미스 사이공’을 봤어요. 너무나 매력적이고, 무대 장치들이 너무 충격적이었고 놀랍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와서도 틈만 나면 ‘오페라의 유령’이라든지 몇몇 작품들을 보곤 했는데 내가 이렇게 직접 출연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웃음).”

그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지금의 도전은 앞으로의 또 다른 도전을 가능하게 할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제 삶을 전체로 놓고 봤을 때, 외식사업을 한다든지 제조업을 한다든지 운동을 했다든지 코미디, 개그도 했다든지, 예전에 한 번이지만 뮤지컬 드라마에도 출연했었고 또 토크쇼도 했고. 그렇게 계속 도전을 해왔는데 이번에 뮤지컬에 첫 도전이 오니 제가 유혹을 안 느낄 수 없었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던 거죠. 선뜻 하겠다고 한건, '어쩌면 내 인생에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실패일 수도, 시작일 수도 있지만, 한 번으로 끝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큰 벽을 도전해 본 자체로 만족스럽게 느끼자.' 그 하나하나를 이겨내고 적응해가면서 굉장히 고통스럽고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 ‘그래 맞아, 이거야! 이게 행복이야!’ 그런 게, 지금 온통 머리에 뮤지컬 대사와 가사와 동선과 그런 것밖에 없는데 그게 너무 행복하고, ‘이걸 도전했을 때 또 다른 도전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이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때 다른 도전이 있을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병진은 첫 공연에서 몇 애드리브로 관객들의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7세 이상 관람가인 작품에서 성적인 표현으로 유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 이 부분에 대해 주병진은 관객이 불편하다면 절대 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역시 과거 자신이 해오던 쇼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뮤지컬 관람 문화에서 오는 갭이었다. 과거처럼 주인공으로서 분위기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강박도 여기에 작용했을 터다.

“아무래도 제가 이 분야의 배우가 아니고, 다른 분야에서 나름 인지도가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주목되었을 것이고 좀 더 섬세하게 봐주신 것 같긴 한데, 다른 전 시즌이나 전전 시즌에서도 분위기를 위해서 멘트가 그 정도의 수위를 넘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것이 애드리브라고 혼자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고 사전에 모든 것들이 다 협의가 되어 있는 정도의 수위였고, ‘오!캐롤’은 라이선스를 가져와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계속 수정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100명 중에 60명이 마음에 들고 40명이 마음에 안 들었다면, 작은 몇십 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고쳐야 하는 게 아닌가. 안 좋다는 분이 마지막 남은 한 명까지도 사라질 때까지 수정하고 보완하고 삭제하고 첨가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코, 제가 하는 무엇이 이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게, 끝까지 보완하고 찾아가려고 합니다.”

첫 공연을 통해 이를 알았으니 앞으로 확실하게 수정, 보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제 막 1회 공연을 마친 만큼 앞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실제 첫 공연에서의 애드리브는 이후 29일의 두 번째 공연에서는 말끔히 사라졌다. 관객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즉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은 41년차 방송인의 그것에 조금도 허투루가 없었다.

“닐 세다카의 곡은 저도 어려서 많이 듣던 뮤지션이고 아무래도 연령대가 조금 높을 수밖에 없고, 순간 당황하면 나오긴 하지만 애드리브는 거의 없고요. 심지어 회식할 때조차 제작진이나 동료 선배님들과 같이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실 겁니다. 이 공연이 100회 공연입니다. 저는 이제 막 1회를 했을 뿐이고요. 그냥 욕을 먹고 끝나진 않을 거라는 것. 마지막에 끝날 때는 나쁘지 않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고치고 노력하고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오!캐롤’에서 ‘허비’ 역에는 현재 서범석, 윤영석, 성기윤이 주병진과 함께 쿼드 캐스트로 출연 중이다. 자신만의 장점이나 자신의 회차를 볼 이유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병진은 역시 낮은 자세를 보였다.

“꼭 제 공연을 보러오시라고 하진 않습니다(웃음). 다들 연기를 너무나 잘하는 분들이어서 어떤 허비를 보시더라도 좋을 것이고요. 굳이 저의 장점이라면, 허비가 처음에 멘트를 할 때, 그나마 했던 사람이니까 조금은 익숙하게 받아들여 주시지 않을까. 이것도 그냥 제 희망 사항입니다(웃음).”

첫 공연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부족한 점을 발견하면서 평소에도 오로지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노래 연습을 위해 잔디를 깎으면서 집중하다 손을 다치기도 했다고. 이날 주병진은 집게손가락에 굵은 테이핑을 하고 있었다. 이제 막 자신의 진짜 역할이 시작된 만큼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였다.

“정말로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 공연 끝나고 만감이 교차해서, 그냥 기계로 하면 되는데 굳이 낫을 사서 잔디를 깎으면서 땀을 흘리면서 노래를 계속했고, 그러다 손을 베어서 오늘 꿰매고 왔는데(웃음). 자꾸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대사나 노래 연습을 하고 있어요. 어쨌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관객이 싫어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겠다, 단 한 명이라도. ‘오!캐롤’은 행복한 작품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나가실 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고 목에서 피가 나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것.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계속 지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편, 뮤지컬 ‘오!캐롤’은 오는 10월 21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이후 12월 22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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