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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주병진, '오!캐롤' 도전 "이제 좀 적응 중..동료들 큰 힘 돼"

  • 입력 2018.09.02 07:0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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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도전이 기쁨도 있고 성취감도 있는데, 누가 해봐도 괜찮겠냐고 물으면 ‘제 명에 못 살지 모른다. 하지 마라’합니다(웃음). 제가 아는 분들이 뮤지컬에 와서 굳건하게 잘하고 있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더라고요.”

데뷔 41년 만에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개그맨 주병진이 비소로 무대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주병진은 최근 뮤지컬 ‘오!캐롤’에서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MC ‘허비’ 역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리조트의 주인 ‘에스더’를 한결같이 사랑하며 곁을 지켜온 순정남이다. ‘오!캐롤’은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음악을 주크박스 형식으로 엮은 팝 뮤지컬로,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여기에 찾아오는 주인공들의 다양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흥겨운 힐링 뮤지컬이다.

주병진은 지난 8월 28일 ‘오!캐롤’ 프레스콜 이후 간담회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병진의 첫 뮤지컬 도전이라는 타이틀이 많은 취재진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고, 신청 매체만 참석한 이 자리에도 족히 수십의 매체가 참여해 화제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주병진 스스로는 ‘신인’ 뮤지컬 배우인 점을 극히 강조하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인터뷰 당일을 기준으로 이제 막 1회의 공연을 마친 터였다. 애초 어려울 것을 예상은 했지만 “전혀 다른 세계더라.”는 너스레로 ‘오!캐롤’ 무대에 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노래하랴, 연기하랴, 내 위치 찾으랴, 그러면서 상대 배우와 호흡도 맞추랴, 타이밍도 맞추랴,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복합적으로 오니까, 노래로 치면 1절에서 2절이 나오고 2절에 1절이 나오고 이게 맞는 건가 싶고 막 뒤엉키고 너무나 혼란스러운 거예요. 내가 너무 높은 산에 오르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고, 전에는 제가 뭘 해도 관객들에게서 반응이 있었는데, 뮤지컬은 ‘약속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업이구나.’ 그런 걸 알게 되더라고요. 무대 예술로써는 아마 뮤지컬이 최고 단계가 아닌가 싶고, 이제야 좀 적응해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습하면서는 노래하는데 숨을 못 쉬어서 농담으로 119 대기시키라고도 했는데(웃음), 발성 훈련하면서 선생님께 레슨도 받고 있고, 이제는 나름 숨도 잘 쉬어지고요(웃음)."

주병진은 원조 국민 MC로 통한다. 몸개그나 억지웃음이 아닌 특유의 젠틀한 토크 방식의 웃음은 그의 전매특허였다. 그러던 그가 수십 명의 배우와 함께 만들어가는 ‘드라마’ 속 인물이 되자 이 괴리감이 가장 컸다고 한다.

“과거에 쇼를 할 때는 제가 뭔가를 얘기하면 관객들에게서 100% 바로 반응이 왔었어요. 해서 현장의 분위기를 평가하기 너무 좋았죠. 그런데 뮤지컬은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진득하게 봐주시더라고요. 전제 작품을 보시기 때문에 순간적인 반응이 없는 거예요. 이게 저한테는 굉장히 당혹스럽더라고요. 처음에 무대에 나갔을 때, 2-30년 해온 반응과 전혀 다르니까 ‘내가 뭘 잘못했나?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웃음)’ 정말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수습이 안 되고 가슴이 막 두근거리고 엄청난 혼란이 왔어요. 그러다가, 빨리 수습을 해서 ‘관객들이 뮤지컬은 작품을 본다. 뮤지컬은 드라마가 가장 중요하다.’ 그걸 캐치했고, 이제는 조금 더 발전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혼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게 혹독했던 첫 공연 이후 나름의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뮤지컬 배우로서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를 채워가려고 한다고.

“이제 노래 1절 세 번 안 부르고 제대로 했을 때(웃음), 자신감과 보람을 느끼고 팀원들에게도 좀 덜 미안해지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고요. 저의 부족함을 어떻게 만회하느냐, 뮤지컬 배우들이 성량도 풍부하고 여러 발성을 다 알고 계시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가요는 아주 작은 감정까지도 노래에 실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포인트다’. 해서 그것을 담으려고, 진심으로 노래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료 배우들의 도움과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앙상블 친구들까지 저한테는 다들 선배들이죠. 지나갈 때마다 할 수 있다고 한마디씩 하고 지나가는데 그게 너무 힘이 되더라고요. 저도 누가 되지 않으려고 정신 바짝 차리려고 하고. 오죽하면 카톡이 와서 ‘지금 가장 혼란한 시기다’, ‘힘내세요’ 하는 글을 보면 다시 힘을 얻고, 정말로 배우들이 저를 하나하나 쫓아다니면서 케어를 해주더라고요. 허비 역의 다른 세 분께 정말로 감사하고, 제가 뭘 잘못해도 혼은 잘 안 내시는데 분위기상 제가 아는 거죠(웃음). 그럴 때 그냥 누구도 아무 소리 안 하고 있으면 제가 먼저 ‘잘하겠습니다.’ 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41년 만에 첫 뮤지컬 도전, ‘오!캐롤’이 아니었더라도 출연을 고려했을까. 또한,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도전이 시작이 될 수도 끝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말한 바 있는데, 어떤 결과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만약 ‘오!캐롤’이 아니라면, 그건 또 생각해볼 일이죠. 허비의 상황이, 응어리지고 억압했던 한이 묻어나는 게 느껴졌고 심지어 MC이기도 해서 ‘이건 내가 해야 하는구나’ 싶었고, 다른 역할이라면 좀 더 고심했을 것 같긴 합니다. ‘오!캐롤’은 사실 제 이야기와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다시 뮤지컬을 할 것이냐는 지금 너무 섣부른 판단인 것 같고, 공연이 마무리될 때쯤 아마 어떤 생각이 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뮤지컬 '오!캐롤'로 만난 주병진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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