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강렬하지는 않지만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는 인도영화 <런치박스>

  • 입력 2014.03.17 00:32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드라마를 이끄는 인도영화는 대단하다. 인도에서 온 영화라는 낯선 풍경과 낯선 언어가 스크린에 투영되지만 낯설다는 느낌은 잠깐. 극장이 어두워지고 이야기가 스크린에 시작되면 관객들은 너나 할 것없이 진정한 드라마의 깊이에 금방 빠져들게 된다. 굳이 볼리우드 영화로 대변되는 맛살라 무비가 아니더라도 인도영화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이게 바로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인도 영화 특유의 드라마가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 6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기립박수를 받은 웃음과 감동의 러브스토리 <런치박스>가 곧 국내관객들을 찾는다. <런치박스>는 부인들이 만든 도시락을 남편 회사에 배달시키는 인도 뭄바이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소재로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한 한 중산층 가정의 부인이 남편에게 보낸 점심 도시락에 넣은 편지가 다른 남자에게 배달되면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과 두 남녀가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감동스러운 작품이다. 
   매일 아침 인도 뭄바이의 5천여 명의 도시락 배달원들인 다바왈라들(dabbaallahs)은 부인들이 만든 점심 도시락을 남편 사무실에 배달한다. 중산층의 평범한 주부 일라(님랏 카우르)는 소원해진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남편에게 배달 되는 점심 도시락에 맛있는 요리와 함께 쪽지를 넣는다. 그러나 그녀의 특별한 점심 도시락이 정년 퇴임을 앞둔 중년의 외로운 회사원 사잔(이르판 칸)에게 잘 못 배달되고 만다. 다음 날 또 다시 남편의 반응을 소망하며 점심 도시락에 편지를 넣어 보내는 일라는 사잔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어느새 친구관계를 넘어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되어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이미 많은 국가들에서 개봉,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바 있는 영화 <런치박스>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라이프 오브 파이> 등에 출연한 인도의 국민배우 이르판 칸의 명 연기와 인도의 제시카 고메즈로 불리는 님랏 카우르, 그리고 평론가 로저 이버트가 극찬을 아끼지 않는 나와주딘 시디퀴 등의 연기가 하모니를 이루어 더욱 작품을 빛나게 해준 것도 커다란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아름다운 내용과 세심한 연출로 <런치박스>를 빚어내 인도의 떠오르는 신예 리테쉬 바트라 감독은 2011년에 연출했던 단편 <카페 레귤러, 카이로>로 전 세계영화제로부터 커다란 환호를 받은 바 있다. 리테쉬 바트라 감독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2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장편 <런치박스>를 내놓았다. 장편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런치박스>는 제6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비평가주간 관객상을 수상하며 전세계에서 잇달아 개봉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리테쉬 바트라감독은 <런치박스>에서 자신이 태어난 대도시 뭄바이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다루며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능숙한 연출 능력을 발휘해 인도뿐 아니라 전세계에 재능 있는 신예 감독의 탄생을 알렸다.
   영화는 사잔과 일라의 도시락 편지가 둘의 가슴속에 숨겨진 감정을 나누며 잔잔하게 번지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같은 집에 살고 같은 시간을 보내도 말한마디 나누지 않는 가족보다 편지글로 자신의 내면에 담긴 이야기를 소소하게 글로 전달하며 둘 사이에 파문처럼 번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야기한다. <런치박스>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사잔과 일라가 만나는 장면이 나오지 않더라도 '잘못된 기차를 타도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은근히 암시한다. 그렇기에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에는 왠지 모르게 입술 양끝이 올라가는 행복한 기분을 조심스럽게 느낄 수 있다.
  잘못 배달된 하나의 도시락의 이야기로 전세계 영화제는 물론 할리우드까지 웃음과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화제의 인도 판 러브레터 <런치 박스>는 오는 4월 10일 국내에 개봉되어 점심 도시락보다 맛있는 사랑 이야기를 우리에게 배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