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today초점] 뮤지컬 '오!캐롤' 주병진의 새로운 도전, '끝일까 시작일까'

  • 입력 2018.08.10 11:20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원조 국민MC 주병진이 데뷔 41년 만에 ‘오!캐롤’을 통해 첫 뮤지컬 무대에 도전한다. 이를 두고 스스로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도전은 행복했던 한 번의 끝일까 새로운 시작일까.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노보텔앰버서더 강남에서 열린 뮤지컬 ‘오! 캐롤’ 제작발표회에 주병진이 참석해 취재진의 주목을 샀다.

주병진은 ‘오! 캐롤’에서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무명MC ‘허비’ 역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 역할에 배우 서범석, 성기윤, 윤영석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쿼드 캐스트로 나선다.

이날 주병진은 이번 출연을 두고 “어쩌면 제 삶의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애초 제안이 왔을 때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그는 “돌이켜 생각해보니 지난날에 제가 활동했던 시간들이 제 뮤지컬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론은 어쩌면 제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큰 산에 올라가는 도전, 그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 도전을 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며 “제가 이 도전을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많은 뮤지컬이 보고 나면 숙연해지고 가슴이 먹먹하고 무거워지는 작품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오! 캐롤’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나오는 순간 힐링 되는 느낌, 뭔가 밝아지고 가벼워진 느낌, 내 인생이 조금은 환해지는 느낌을 받는 작품이라서, 저도 그런 기운을 받기 위해서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의 인생의 마지막 기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주병진은 “방송 활동을 오래 하다 보면 제일 무서운 것이, 41년 동안에 처음 도전이다. 이런 수식어, 세월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 그것은 심리적으로 대단한 압박이 아닐 수 없다.”며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 안 해본 분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것보다는, 말씀드렸듯이 높은 산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그 마지막은, 내가 실패하면 마지막이 될 것이고 성공하면 첫 시작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질 것이다. 해서 저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살면서, 방송하면서 수많은 삶과 문제와 부딪히고 살아왔다. 그런데 이 ‘오! 캐롤’에서의 ‘허비’ 역할이 바로 내 삶과 직결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허비’가 ‘에스더’를 통해서 마음속에 품었던 열정과 사랑과 에너지를 쏟아내지 못하고 방치했던, 그 오랜 세월을 쏟아내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제 삶을 보면, 거기도 싱글이고 저도 싱글이고. 가슴안에 응어리진 많은 것들을 뿜어내지 않고 스스로 숨기고 살아왔던 삶이 저와 흡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해서 이 역할을 맡고, 이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해석할 필요조차도 없을 정도로, 또 극 중에서 무명의 MC 역할이기도 해서 굉장히 많은 부분이, 한 90%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아닌가, 감히 그런 느낌을 받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뮤지컬 작업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이 협업이라고 한다. 그는 “방송을 할 때는 조금 더 개인적이다. 남이 못해도 내가 잘하면 상당 부분 만회가 되고, 연습하거나 준비하거나 실행에 옮길 때도 혼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게 되는데,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굉장히 감동적이었던 건 매 순간이 즐겁다. 서로 의욕을 북돋워 주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고 그런 분위기가 저는 너무 행복했다. 뮤지컬 공연에 참여하면서 이렇게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욕구가 펼쳐지고 용기가 생기는 작업은 처음이다. 정말로 뮤지컬을 사랑하게 됐고 뮤지컬을 준비하는 가정을 너무나 사랑하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병진은 음악과도 관련이 깊다. 1978년 tbc 해변가요제 입상했는가 하면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녹슬지 않은 노래 실력을 뽐낸 바도 있다.

그는 “음악에 관심은 굉장히 많다. 데이트할 때도 음악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데는 들어가지도 않았고, 좋은 음악이 나오는 곳만 찾아다녔다. 그래야 좋은 분위기가 유지되고, 라디오에 음악을 신청해서 기념품도 받아내고 그랬던 추억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제가 박 대표에게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걱정했던 게 노래였다. 보통 성악을 전공하신 분들이 배우로 많이 활동하시고 무대에서 노래로 관객을 압도하는 능력을 과연 제가 흉내 낼 수 있을까. 해서 말씀을 드렸는데 할 수 있다고, 저는 도대체 이해가 안 갔습니다만, 일단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연습을 하게 됐는데 노래가 자꾸 하니까 조금씩은 늘더라. 그런데 그건 제 생각이지 남들이 보기에 무대에 설 정도의 실력을 갖췄느냐, 그건 제 판단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잣대를 달리하자. 성악 발성이 아닌 일반 가수들의 발성으로 하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해서 저의 목표는 실력 없는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다. 실력은 없지만, ‘저 친구는 뮤지컬 배우’라고, 그 수준까지 제가 올라가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뮤지컬 연습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엔 호흡이 힘들어 이제 나이가 들었나보다 했더니 실제로 숨을 안 쉬고 노래를 하고 있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대사를 해야 하고 노래를 해야 하고 거기에 움직임을 입혀야 하다 보면 다시 처음의 것을 까먹기 일쑤였다고. 이제는 노래하면서 숨 쉬는 것도 된다고 너스레를 보탠 그는 자신의 몫은 하겠다는 각오다.

주병진은 “어렸을 때부터, 방송 시작했을 때부터 저는 밥값을 하자는 주의였다. 실망시키지 말자. 그래서 이번 공연에도 실력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마음으로 듣는 노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실상 공연 무대에서 출연자의 유명세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 비싼 값을 치르고 시간을 들여 공연장을 찾는 관객에게 가장 중요한 관람포인트는 뭐니 뭐니 해도 배우들의 실력이다. 그럼에도 뮤지컬 첫 도전인 주병진의 '허비'를 기대하게 하는 부분은 그가 개그맨으로서 콩트와 같은 연기를 섭렵했고 토크쇼 진행자로서는 아나운서에 버금가는 발성과 발음, 뛰어난 순발력을 자랑한 만큼 그의 녹슬지 않은 노래 실력이 더해진다면 이미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허비' 역할에 제격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성기윤은 "캐스팅 되고 나서 첫 리딩하고, '허비' 역할의 롤 모델을 찾으면서 '이건 주병진이다, 난 주병진으로 가야겠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대본에 '모아모아~' 이런 걸 막 써놓고 했는데, 실제 주병진 선배님이 오시더라. '아, 난 망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세 '허비' 님들의 좋은 점을 모아모아 연습 중"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과연, 원조 국민MC 주병진의 41년 만의 새로운 도전은 그를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할 수 있을지. 주병진의 첫 도전 뮤지컬 ‘오! 캐롤’은 오는 8월 16일부터 10월 21일까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