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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소현-손준호, 뮤지컬 '명성황후' 23주년 피날레 "책임감 막중하죠"

  • 입력 2018.08.05 13:3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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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명성황후’가 이달 8월 전국투어의 마지막 여정 성남 공연을 남기고 극중 명성황후와 고종 역할을 맡은 김소현, 손준호 부부가 동반 인터뷰에 나섰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조선 제26대 왕 고종의 비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후였던 명성황후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대형 창작 뮤지컬로, 19세기 말 격변의 시대에 허약한 국권을 지키기 위해 일본에 정면으로 맞서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명성황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1995년 초연 이래 23년간 국내외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여온 뮤지컬 ‘명성황후’는 23주년을 맞아 지난 3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펼치며 명성황후의 시해를 계획한 ‘미우라’의 재판 장면을 극 도입부에 배치하는 등 대폭적인 수정과 보완을 통해 한층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23주년을 기념하는 뮤지컬 '명성황후'는 서울 공연에 이어 대구. 창원. 울산, 전주, 대전, 고양, 부산 등 주요 11개 도시 투어를 펼쳤고, 오는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대망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특히 이번 성남 공연에서는 명성황후 역의 김소현과 고종 역의 손준호가 각각 원캐스트로 분해 작품의 대미를 책임진다.

그러한 책임감은 이들 부부에게도 남달랐다.

김소현 : 이번에 '명성황후' 23주년의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데, 저희 둘이 원캐스트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돼서 더 큰 책임감이 느껴지고, 저희가 잘 해야, 또 다음 시즌이 이어질 수 있도록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고요. 둘이서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동안 8회 공연을 해야되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도 잘해서 잘 마무리하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워낙 세계적으로 한국 뮤지컬을 알린 작품 '명성황후', 그중에도 여성 캐릭터 중 카리스마 갑이라는 명성황후를 어떻게 연기하고 있을까.

김소현 : 정말, 이렇게 에너지를 많이 쏟아내는 작품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엔 굉장히 고민하면서 했는데, 에너지는 쓰면 쓸수록 나온다는 말이 '명성황후'를 하면서 알게 되더라고요(웃음). 정말 짜도 짜도 뭔가가 계속해서 나와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그 에너지가 저를 더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 같고. 사실 지난 시즌 처음에 명성황후는 제가 하기에는 버거운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앞 시즌 선배님들이 워낙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줬기 때문에, 미스 캐스팅 아니냐는 말도 있었고, 명성황후의 넘버 음역대가 메조소프라노여서 저에게는 음역대도 좀 낮고요. 그런데 이번에 작품이 새롭게 구성되면서, 지난 시즌은 더 강하게 강하게 갔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감정대로 가니까 편해지더라고요. 어쩌면 명성황후라는 그 카리스마에 갇혀서 표현을 많이 못 했던 것 같은데, 저조차도 그런 선입견에 있다가 그걸 좀 환하게 풀고, 그러면서 더 내면에 있는 게 나오다 보니까 정말 다른 느낌이에요. 23년 동안 계속해서 이어지는 우리 창작작품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나간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재밌고,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손준호는 이번 시즌에 고종 역할로 처음 합류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유약하지만은 않은 고종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었다고.

손준호 : 처음에 고종 역에 캐스팅이 됐을 때, 앞 시즌의 형님들 공연도 보고 20주년 공연도 영상을 받아서 봤는데, 제가 대본에 집중해서 해석했던 것과 너무 다르더라고요. 처음엔 유약한 이미지가 가장 컸어요. 그런데 대본을 받고 장면을 연습하면서 고종도 입체적일 수 있구나, 유약하지만은 않을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단순히 기가 센 아내에게 끌려간 게 아니라 나라를 위한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아내와 함께 끌어가려고 하지 않았을까. 나라를 사랑했고 나라를 위한 선택의 결과가 아니겠느냐 생각했죠. 그랬더니 결국 유약한 게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사실 걱정은 많았어요. 워낙 고종을 연기하신 분들이 대 선배님들이었고, 일단 외형적인 것에서부터 너무 안 어울리면 어떡하나 그런 두려움이 많았는데, 관객들의 호응을 보면서 다행히 실수 없이 만들었지 않나 싶더라고요. 보여드리고 싶은 고종이기 해요. 만약 앞으로 또 다음 기회가 있다면 또 다른 시각에서, 이번에 제가 놓쳤던 부분을 다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김소현 : 같은 배우로서, 손준호 씨가 유약하면서도 따뜻함도 있는, 그런 고종을 그려주는 게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오죽하면 처음에 커튼콜 때 (손준호 씨가) 박수를 너무 많이 받아서 '어머, 나 박수 작으면 어떡하지?(웃음)' 그런 걱정을 했을 정도예요. 관객들의 진심어린 박수나 좋은 연기 보여줘서 감사하다, 그런 말씀을 들으면 저도 같이 너무 감사하죠.

역사의 실존 인물이자 부부를 현대의 배우 부부가 연기한다. 배우로서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손준호 : 아무래도 서로 부족한 걸 채워줄 수 있고 기대서 갈 수 있고, 그런 편안함이 있어요. '내가 이렇게 해도 저렇게 받아주겠지?' 하는 믿음인 거죠. 소현 씨가 중간에 살짝 바꾼 부분이 있는데, 연습실에서 안 하던 걸 하니까 살짝 당황스럽긴 했는데(웃음), 한편으로 생각해보니까 이 인물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렇게 굳이 일일이 말로 하지 않아도 믿고 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이죠. 그리고 투어가 힘든 게 극장이 다 다르고 거리감이 다르고, 그때그때 빨리 적응해서 해야 한다는 게 늘 불안한 면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더 편하게 맞춰주고, 때로는 누가 컨디션이 안 좋을 수 있는데 그럴 때는 또 상대가 에너지를 세게 끌어주는 게 있어서 더 의지가 되는 것 같아요.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주고 그 에너지를 받고 더 힘을 내서 갈 수 있는, 그런 게 가장 좋은 점인 것 같아요.

비단 우려도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평소 워낙 많은 예능, 음악 프로그램 등에 동반 출연하면서 현실 부부의 모습을 선보였던 점이 과연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햐진 않을까 하는 고민이 컸다고.

김소현 : 평소에 저희 부부의 그냥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셨던 분들을 과연 고종과 명성황후로 보게 할 수 있을까? 처음엔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딱 첫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너무 케미가 좋더라', '너무 잘 어울린다'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고, 아휴~ 그제야 좀 마음이 편해지고(웃음) 좀 더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저희가 결혼한지 7-8년 만에 처음으로 극 중 부부를 맡았는데 그동안 일부러 피했던 게 잘못된 생각이었구나. 특히 역사에 실제 존재했던 부부의 역할을 후대의 부부가 연기한다는 것이 또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싶은데, 그런 모습을 또 좋게 봐주시니까 정말 몇 배는 더 감사한 마음이죠.

이번 시즌에서는 장면 배치가 크게 달라졌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소현 : 지난 시즌에서는 화려한 결혼식을 하면서 일대기를 그렸는데, 이번에는 재판 장면이 앞으로 왔어요. 해서 시작부터 아주 다르고, 고어들을 많이 빼고 현대적인 대사들을 많이 썼고, 자막도 영상으로 넣고, 새롭게 아역들도 나오다보니까 아예 분위기가 다르다고 많이 애기해주시더라고요. 지난 시즌까지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려했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신마다 폭을 주려고 했어요. 여성스러운 부분은 더 여성스럽게,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부분은 더 카리스마 있게, 그런 극과 극의 깊이감을 주려고 했고요. 장면이 달라진 게 아니라 순서가 달라진 건데, 순서를 바꾼 이유만으로 너무나 다르고 비극의 깊이가 더 커진 느낌이랄까. 그래서 마지막이 더 애처롭고 안쓰러운 게 아닌가. 그래서 관객 반응도 다른 게 아닌가 싶어요. 전 시즌에서는 관객들의 반응이 '우와~~' 했다면 이번에는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많고, 무대를 향해 안타깝고 위로하는 느낌이 크더라고요.

명성황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역사적 해석이 분분하다. 우리 실록에서도 그녀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당시 한국에 머물던 외국 공사나 그 부인들의 기록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 보니 뮤지컬 '명성황후'는 매 시즌 미화냐 고찰이냐 갑론을박이 이어지곤 했다.

김소현 : 저는, 명성황후를 연기하면서 다만 그 상황, 그 사람이라면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아직도 정반대의 해석이 있는 인물이고, 혹시 역할에 몰입하다보니 냉정하게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런 고민도 있고, 그런 지점이 굉장히 어렵고 대사 하나를 하더라도 더 조심스럽더라고요. 해서 연기하면서는 극 중 인물이 그리는 이야기를 정말 간절하게, 극 안의 인물에 최대한 맞춰가려고 했고, 그러면서 한 명의 인간에 대해 깊이 있게 그려보고 싶었고요. 그렇다 보니 열강 사이에 낀 이 작은 나라의 어찌할 수 없는 상황, 그 어려운 상황을 물려줘야 하는, 그런 부분들이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불과 100년쯤 전의 상황이라는 게 어떨 때는 너무 울컥해서 이러다 노래를 못하겠다 싶을 정도로 힘든 공연도 있었는데 특히 이번 23주년 마지막에 광복절이 사이에 있어서 그날은 정말 울컥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제 성남 공연을 마지막으로 23주년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데, 마지막 각오 한 말씀.

김소현 : 뮤지컬 '명성황후'가 지난 23년 동안 사랑 받고 있는 우리 대극장 대표 뮤지컬이고, 저는 20주년 23주년을 연이어 하게 되면서, 어떻게든 성남까지 무사히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고요. 정말 매 회, 매 순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 끝까지 지켜봐주시고, 정말로 이 사람이 최선을 다하는구나, 그렇게 기억해주시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손준호 : 마지막까지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고, 오셔서 좋은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구나 하는 기분이 들 수 있게끔 좋은 공연을 선사해드릴 테니까 많이 응원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같이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편, 뮤지컬 '명성황후'는 오는 8월 14일(화)부터 19일(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23주년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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