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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연극 '생쥐와 인간' 명작의 힘..세대 초월 공감 이끌까

  • 입력 2018.07.30 09:4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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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193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약 80년 간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연극 ‘생쥐와 인간’이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연극 ‘생쥐와 인간’은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불리는 존 스타인벡의 ‘노동자 3대 비극(승산없는 싸움, 생쥐와 인간, 분노의 포도)“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존 스타인벡을 베스트 셀러작가의 반열에 올린 작품이다. 소설 출간과 같은 해에 브로드웨이 공연으로 제작되었고, 2014년까지 3번의 리바이벌 공연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인정받은 브로드웨이의 대표 클래식 연극이다.

작품은 미국의 대공황시대인 1930년대대 미국 어느 목장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시대적 상황과 좌절한 사람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존 스타인벡이 실제 자신의 고향에서 목격하고 경험한 노동자로서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사회적 모순에 대한 저항이 현대인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다. 한국 프로덕션은 브로드웨이 버전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에 맞게 각색됐다. 당시 미국 사회에 만연했던 인종차별을 대변한 흑인 노동자가 제외됐고 원작의 언어를 우리 언어로 번역하는 데에 중점을 두면서 최대한 원작의 결을 살리려 했다는 설명이다.

총명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조지‘ 역에는 문태유, 신주협, 이우종이 분하고, 힘이 세고 아이처럼 순수한 ‘레니’는 배우 최대훈, 임병근, 양승리가 맡는다. 남편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농장의 유일한 여자 ’컬리 부인‘ 역에는 손지윤 백은혜가 활약한다.

또한, 레니에게 적대감을 가진 농장주 아들 ’컬리‘이자 노새끌이들이의 우두머리 ’슬림‘로 1인 2역에 육현욱, 김지휘가 나서고, 나이 들고 한쪽 팔을 잃고 이제는 쓸모가 없어진 오래된 일꾼 ’캔디‘와 젊고 거친 농장의 일꾼 ’칼슨‘ 1인 2역에 최정수, 김대곤이 분한다.

27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TOM1관에서 연극 ’생쥐와 인간‘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지혜 연출을 비롯해 전 출연진이 참석해 일부 장면을 시연하고 이후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지혜 연출은 연극 ’생쥐와 인간‘을 국내에 소개하게 된 점에 대해 ”이미 8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을 2018년에 한국에서 한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고민이, 이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 삶에 들어올 수 있을까였다.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현재 우리의 삶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너무나 부각이 되더라. 해서 각각의 인물들의 삶을 조금 더 보여주면 캐릭터 하나하나에 ‘나도 저래‘, ’내 주위의 누구도 저래‘, 그런 이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가장 중점이었다.”며 작품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각색의 방향에 대해서는 “브로드웨이 이 작품의 원작이 되게 유명해서 소설이나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브로드웨이에서는 3시간 대극장 버전으로 만들어져있는데 한국에 넘어오면서 제작진과 각색을 두고 고민을 했던 건 대비에서 보이는 강조적인 부분이었다. ’캔디‘와 ’칼슨‘처럼 아주 다른 1인 2역으로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들을 통해 우리 내 이야기들을 풀어내려고 했다.”며 “원작에는 흑인 마구간지기가 나오는데, 그 인물이 나오는 건 당시의 미국 사회의 시대적인 배경이 가장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사회는 인종차별에 대한 논쟁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에 그 인물을 뺐고,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무대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TOM1관의 벽면에 가로로 나무 결을 활용해 극장 전체를 케이지와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고 한다. “관객들이 무대에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있었고, 생쥐와 인간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 우리가 갇혀 있는 느낌이어서 햄스터 케이지를 연상했다. 해서 극장 안 벽면의 나무 결의 연장선으로 무대에 대나무 살을 세워 극장 전체가 무대인 듯한 느낌을 살렸다. 또한, 바닥에 콩을 깔았는데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생기는 능선으로 자유로움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조지’와 ‘레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새로운 희망을 꿈꾸지만 그들의 삶은 하루하루 각박하다.

먼저 ‘레니’ 역의 임병근은 “그동안 공연하면서 이런 특화된 캐릭터는 처음인데,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다른 생각 안 했다. 대본이 너무 좋았고 제 연기 인생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주저 없이 선택했다.”며 “이 ‘레니’를 연기할 때 마음속으로 너무 고마운 사람이 제 딸이었다. 왜냐면 제가 이 레니를 연기하는 7-80%는 저의 딸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레니는 성장이 멈춘 아이라고 생각을 해서 21개월 된 딸의 모습을 많이 연구를 하고 관찰을 해보니까 그런 모습들이 레니의 모습과 많이 맞닿아있더라. 다만 딸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오기엔 너무 날 것이어서 그걸 무대화하는 작업에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해서 저는 이 레니가 그냥 바보로 비칠 게 아니라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고 아픈 손가락으로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그 부분에 많이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이어 최대훈은 “계속 곱씹을수록 본래의 맛이 나오는 음식처럼, 하면 할수록 계속 다른 매력을 만나게 된다. ‘정말 소박하고 평범한 꿈인데 그걸 못 이루나’, 그런 시점이었는데, 다른 배우들과 이야기하고 밀착하다 보니 해석이 참 다양하게 나오더라. 브로맨스일 수도 있고, 비극일 수도 있고, 희망일 수도 있고, 보는 관점이 특히 이 작품은 어디에서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얻어가는 것이 다르구나를 느꼈다. 그것이 처음과 마지막을 경험한 차이라면서 느낀 차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후 합류하게 될 '조지' 역이 양승리는 “여기에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목표는 그거였다. 중간에 합류했을 째 짐이 되지 않게, 활력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며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봤을 때 참 쉽지 않은 캐릭터더라. 해서 계속 이해하려고 노력하려고 하고 있고, 형님들의 공연을 보면서 ‘어떤 다른 레니를 보여주겠다’기 보다 제가 느끼는 대로, 어떻게 하면 이 레니와 함께 작품의 주제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역할의 문태유는 작품에 대해 "원작이 가진 힘이 있지만, 관객들이 작품을 볼 때 각 캐릭터에 맞게 이입해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무대와 음악적 장치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많이 찾아와달라"고 전했고, 양승리와 함께 ‘조지’ 역으로 이후 합류하게 될 이우종은 "연극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참여하게 돼서 감사하다. 조지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한다. 무대에 올랐을 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각오를 전했다.

1인 2역의 캐릭터 대비로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게 될 ‘캔디’ 와 ‘칼슨’역으로 분할 최정수, 김대곤의 이야기도 있었다. 먼저 김대곤은 "최정수 형님이 뮤지컬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셔서 언제 같이 연극 무대에 서볼까 했는데 예상외로 빨리 왔다.”고 너스레를 떨며 “1인 2역이지만 각각 캐릭터와 이야기가 강하고 너무 상반된다. 형님이 조언을 해줘서 도움도 많이 됐고, 공부도 많이 했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둘이 정반대 성향이라 오히려 상호작용이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정수는 ”대곤 씨는 정말 유쾌하면서도 섬세하고 진지하게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여서 제가 많이 배울 게 있겠다 싶었다. 칼슨이 캔디의 강아지를 죽이는 걸 정말 하찮게 생각하는 모습을 너무 잘하더라. 그것이 칼슨의 공격성을 부각하면서 칼슨과 캔디의 대도적인 성향을 더욱 돋보이게 하더라. 그러면서 인물이 좀 더 투명해지고 입체감이 생기는 걸 보고 많은 공부가 됐다.“고 전했다.

또한, ‘컬리’이자 ‘슬림’ 역으로 분하고 있는 육현욱은 "개인적으로 '슬림'은 리더십 있고 건장하면서 멋있는 캐릭터인데, 외형적으로 이미 핸디캡이 있다. 진지하게 할수록 웃겨질까 딜레마다. 동료 배우들과 얘기하면서 힘을 얻고,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컬리 부인’은 유일하게 캐릭터가 수정됐다. 손지윤은 ”컬리 부인은 2주 전에 이 농장으로 오게 된 인물이다. 해서 농장 사람들에세는 관심과 이야기의 대상이 되고 많은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 부인은 이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고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마음속의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이라며 “각색하는 과정에서 원작에서보다 조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이곳을 떠나서 새 삶을 살고자 하는 인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많이 신경 썼다.”고 전했다.

끝으로 문태유는 연극 ‘생쥐와 인간’의 관전포인트에 대해 “왜 고전이고 왜 명작인지는, 셰익스피어의 그 어떤 작품도 현재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관객들을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극 중 미국의 1930년대 경제공황이 지금과 다르지 않다는 지점을 관객들이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거의 100년 전인데 그들이 집, 땅을 얘기한다. 지금 시대에도 마찬가지의 공감이 있는 것처럼 레니와 조지의 공감, 또 목장이라는 공간, 음악팀까지, 관객들이 보실 때 좀 더 이입해서 보실 수 있게 만들었다. 앞으로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연극 '생쥐와 인간'은 오는 10월 14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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