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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 남북 화해모드로 날개 달까

  • 입력 2018.07.02 12:2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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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남북 화합 모드에 힘입어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이 2년 만에 재연의 막을 올렸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한 안판석 감독의 동명의 영화 원작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남한에 있는 할아버지와의 비밀편지가 발각돼 위기에 몰린 남자 ‘선호’는 가족들과 탈북을 감행하는데, 북한에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첫사랑 ‘연화’가 있었다. 그들의 애틋한 이별 뒤 수년이 흐르고, 우여곡절 끝에 연화가 탈북에 성공해 남한으로 오지만 그사이 선호에게는 자신을 믿고 사랑해주는 새로운 여인 ‘경주’가 함께였다. 분단국가의 아픔과 탈북이라는 소재가 그들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와 함께 펼쳐진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프레스콜을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정영 작가, 반능기 연출, 이나오 작곡가, 노정식 안무를 비롯해, 배우 최정수, 강상준, 김건혜, 송문선, 하선진이 참석해 전막 시연에 이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북한 만수예술단 호른연주자 '선호' 역은 배우 최정수와 강상준이 분하고, 그의 연인 '연화' 역에는 배우 김건혜와 송문선이, 남한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선호를 지지하면서 결혼에 골인한 '경주' 역은 배우 하선진이 맡는다.

‘국경의 남쪽’은 원작 영화가 누적 관객 22만 동원에 그친 작품인데, 애초 어떤 이유로 창작가무극으로 제작하게 되었을까.

정영 작가는 “일단 작품은 서울예술단에서 의뢰를 주셨다. 국경을 둔 남녀의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 삶에서 보이지 않는 국경에 대한 이야기, 혼자서는 연주할 수 없는 협주곡이 인생이 아닐까. 어쩌면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이나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마음이 아렸다.”며 “초연에서는 아픔이나 슬픔의 감정이 컸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이번 시즌에서는 마음의 국경이 흐릿해지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그런 국경을 지워가면서 희망을 얻는, 그런 시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86년 남북문화교류를 위해 창단됐던 서울예술단의 설립 취지를 상기시키는 작품인 동시에 현재를 사는 우리의 역사에 주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특히 이날은 서울예술단의 김덕기 공연기획 팀장이 참석했는데, 서울예술단은 애초 남북문화교류를 위해 지난 1986년 창단된 공연예술단체여서 ‘국경의 남쪽’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에 김덕기 팀장은 "서울예술단은 창단될 때부터 남북교류의 미션을 가지고 있었다. 긴 안목으로 북한과 탈북자들의 소재 작품들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에 남북화해무드가 급진전되면서 ‘국경의 남쪽’의 재연이 보다 의미 있게 다가갈 것 같다. 앞으로도 남북교류 관련해 민간과 협동해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연의 ‘국경의 남쪽’은 초연과는 또 어떤 차별화를 가지고 관객들과 만나게 될까.

이에 반능기 연출은 “초연과 재연의 차이라면, 가장 크게 변한 건 작품보다 사회의 변화가 아닌가 싶다. 초연에서 남과 북이 다소 냉전일 때 이 작품을 꺼낸 것과 지금은 아주 다르다. 해서 변경된 가사들이나 흐름이 있고, 극장이 바뀌면서 무대적으로나 미장센도 상당히 바뀌었다. 넘버도 세 곡이 추가됐다. 또 안무가 많이 달라져서 가무극으로써 조금 더 좋은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나오 작곡가는 이번 시즌에서 만날 수 있는 음악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선호의 넘버 두 곡과 선호와 연화의 듀엣이 새롭게 들어갔고, 사이사이 연주곡들도 새롭게 작업이 됐다.”며 “인물의 순수한 사랑, 맑고 순수한 영혼이 모양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고이 그 안에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선호의 서정성과 우직함이 아름다워서 그에 초점을 두고 세 곡을 작업했다.”고 전했다.

노정식 안무가는 “연이어 서울예술단과 작업을 하게 됐는데, 원래 현대무용을 하는 사람이고 순수 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처음엔 그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서울예술단과 작업을 하면서 오히려 제가 공부가 된 것 같다. 특히 서울예술단의 단원 분들이 춤을 잘 추시고 센스도 좋아서 충분한 볼거리와 표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선호’ 역의 최정수는 초연부터 재연까지 함께하고 있다. 그 역시 달라진 정치적 기류가 이번 재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초연 때 사회적인 분위기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저는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자란 세대여서 안 될 거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지금은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 그 분이 넘어오시는 걸 보고 이게 가능하겠구나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시기가 잘 맞은 때에 재연을 하게 됐는데, 물론 초연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북한 사람도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어떻게 보면 우리가 모르는 부분 혹은 같은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보려고 했다. 공연도 잘 되고 남북 간에도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정수와 강상준은 ‘선호’ 외에서 ‘형사’로 분해 ‘연화’와 사랑을 이루는 인물을 연기하게 된다. 이에 먼저 최정수는 “어제는 선호로 연화를 바라보다가 오늘은 경찰로 어제 선호가 울리고 간 연화를 바라봐야 해서 어렵기도 하고 재밌었던 것 같다. 경찰로서는 연화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키다리아저씨 같은 느낌이고 선호로 첫 사랑의 애틋함을 같이 연기하다보니까 연애 박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강상진은 “박 형사를 할 때 주안점을 둔 것은 연화를 향해 동정의 눈으로 사랑에 빠진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기적으로는 치근대지 않는, 책임감을 가진 형사로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선호’ 강상준은 서울예술단 작품으로 첫 주연에 나선다. 이에 그는 “캐스팅발표부터 연습까지 난제도 있었고 제가 해결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선배들과 같이 열심히 하고 있다.”며 “극중에서 북한 사투리를 사용하는데, 그 속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 말을 하고 있을까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주’ 역으로 초연에서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는 하선진은 이번 재연에서 원 캐스트로 ‘경주’를 책임진다. 이에 하선진은 “대부분 생전 처음 겪는 시대상을 겪고 있지 않나. 분단이 잘 뭔지도 모르고 살아온 세대이고, 아무것도 모르는데도 두 정상이 만나는데 이상하게 울컥하는 감정을 가지게 되더라. 온 국민이 보시면 좋을 작품으로 생각한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남북화해모드를 타고 재연으로 돌아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이 재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까,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오는 7월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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