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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탐사보도 세븐', 정준호 영입..현혹인가 진정성인가

  • 입력 2018.06.28 09:2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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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TV조선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탐사보도 세븐’이 새 진행자로 배우 정준호를 영입하고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그 의미를 무엇으로 읽을 수 있을까.

흔히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라 하면 각종 범죄나 비리, 사회적 부조리, 국민적 의혹, 사회적 관심분야, 국민의 알권리 신장을 위한 소재 등을 심층 취재로 파헤치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 TV조선의 ‘탐사보도 세븐(이하 ‘세븐’)’은 폭식, 탐욕, 나태, 색욕, 교만, 시기, 분노 등 단테의 신곡(神曲)에 나오는 7대 죄악을 소재로 한다고 하여 ‘세븐’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각종 범죄와 의혹을 7대 죄악의 범주에서 재해석하고, 취재와 관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어제까지 44회가 방송됐고, 전임 MC 연극배우 윤정섭의 바통을 이어 지난 43회부터 배우 정준호가 진행을 맡고 있다.

‘세븐’의 콘셉트 자체가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어서일까, 앞서 두 정권의 전 대통령이 동시에 수감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도 '세븐'에서는 정치적 이슈나 의혹을 파헤치는 보도는 없었다. 수달 사이 방송된 내용을 살펴보면 ‘무속인의 추악한 액풀이’, ‘북한인질 풀려날까, 인질가족들의 절규’, ‘형제복지원 126명의 죽음의 신상기록’, ‘베트남 한국섬,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치매인구 100만, 믿고 맡길 곳이 없다?’,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억만장자 장인 살인사건 미스터리’, '국군 장병의 유해를 찾아줍시다’, ‘나는 붓다다(?) 지옥 마케팅의 실체’ 등이 방송됐다. 흔히 기대하는 탐사보도와는 다소 다른 방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두고 새로운 ‘알권리’ 차원이라고 항변한다면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다만,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보도국 제작인 만큼 해당 방송사의 보도 공정성, 객관성, 신뢰도 등이 프로그램의 이미지로 이어지는데, TV조선 ‘뉴스9’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법정제재를 받거나 심의를 기다리는 건이 있어 다소의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새로운 진행자 정준호와 함께할 ‘세븐’은 앞으로 어떤 방향을 보여주게 될까.

지난 26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큐브에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탐사보도부 강훈 부장과 진행자 정준호가 참석했다.

먼저, 배우 정준호를 새로운 진행자로 발탁하게 된 이유는 그가 25년 경력의 인지도가 높은 배우로서, 또한 사업가로서 마당발 인맥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졌다는 이유에서였다. 강훈 부장은 “작년 8월 첫 방송을 시작했는데 정통 탐사 보도물이 없다, 시사보도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시작을 했다. TV조선이 보도 부문에 강한 부문에 있어서 그걸 탐사보도에 연결시켜보자는 생각이 컸다.”며 “이번에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국내외 인기도 많고 시청자의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면서도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직업 활동의 경험이 있는 정준호 MC로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준호는 앞서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가 돌연 자진 하차한 바 있다. 이후 TV조선의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과 탐사보도 ‘세븐’의 진행자로 동시에 출연하면서 그를 향해 꾸준히 뒤따랐던 정계입문 설이 다시 제기되기도 했는데, 이에 정준호는 주변에서 실제로 정치를 하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고 너스레를 떨며 “저는 원내 정 의원이 아닌 원외 정 의원으로 남겠다.”고 선을 그어 웃음을 자아냈다.

정준호가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이유는 무엇보다 시기성이라고 한다. 그는 “배우라고 작품을 많이 하는 것보다 인생의 중요한 순서를 어떻게 둬야할까.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해왔는데 가정이 있다 보니까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좀 소신 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이제 아이가 크다보니까 아빠를 배우로서도 자랑스러워하겠지만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우리 아빠가 한 몫을 하는 구나, 그런 부분에서 아빠로도 남편으로도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만큼 정준호가 이번 ‘세븐’의 진행을 맡는 각오는 남달랐다. 그는 "그동안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보면서 'MC의 역량이 날로 커지고 있구나' 싶었다. MC가 프로그램에서 주는 신뢰나 시청자들의 기대 심리가 중요하다. 책임감을 갖고 녹화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워낙 다방면으로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 보니 방송이 다루는 사건 속에 혹여 지인 중 누구라도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그것이 가장 걱정이라고 한다.

이어 그는 “한국사회에서 네트워크나 관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만약 관계된 분들이 내용에 포함된다면 그럼에도 냉정해야 되지 않을까. 하물며 친척이 있더라도 사실을 전해야 할 것이고, 제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끄나풀이든 무엇이라도 해야겠다.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정의를 만들어가는 데에 일조를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프로그램 자체의 신뢰도나 이미지로 직결되는 가장 큰 요소다. 대표적으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 김상중은 지난 2008년부터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후 자기관리나 이미지 관리에 철저히 신경 쓰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특히 김상중은 배우이면서도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이 가능한 선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을 정도로 각별하다. 정준호 역시 그를 잘 알고 있음이다. 이에 그는 “제가 부족한 게 많고, 열심히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은 했지만 허물이 있다 보면 자질로 문제가 되는 것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대신에 한 번 생각할 걸 두 번 생각하면서 프로그램에 피해가 되는 일이 없도록, 여러 만남이나 술자리도 좀 줄이고, 매체를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익히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려고 한다. 김상중 형님의 그런 훌륭한 부분은 벤치마킹하면서 많이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촬영에서도 흡사 드라마를 촬영하듯 재촬영이 다반사라고 한다. 완성도를 위한 정준호의 열의 때문이다. 강훈 부장은 지금껏 ‘세븐’을 촬영하면서 이러한 재촬영은 없던 사례라며 정준호의 열정을 높이 샀다. 이에 정준호는 “앞으로도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제 출연료의 반은 스태프들 회식에 적극 사용하겠다.”고 너스레를 보태기도. 또한 정준호는 방송의 아이템을 건의하는 등 제작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진행자로서의 톤에서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지난 43회를 통해 등장한 첫 방송에서 정준호는 흡사 전문 성우의 내레이션을 듣는 착각을 불러올 정도로 평소와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에 정준호는 “톤이라든가 그런 부분은 사실 아직 헷갈리고 있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그 장면에 심각한 부분, 또 범인일 것 같이 추정되는 그런 화면이 나왔다가 스튜디오로 넘어왔을 때는 나도 뭔가 직감하는 듯한, 그런 톤의 말을 해야 시청자들도 더 직감을 하고 편하게 받아들이는데, 해서 그런 부분의 톤을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저만의 특색과 개성을 실을 수 있고 시청자분들이 그 장면, 장면마다 연기자가 하니까 저런 느낌이 나오는구나, 그런 느낌을 많이 살려야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1,2회 때는 표준 MC로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좀 더 익숙해지면 저의 녹록한 25년의 연기에서 발휘될 수 있는 저만의 색깔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탐사보도 ‘세븐’이 저래서 정준호로 바뀌었구나, 그런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너스레와 함께 다부진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세븐’은 다양한 아이템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겠다는 각오다. 강훈 부장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대표적으로 '추적 60분', 'PD수첩',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이 있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가 살인사건과 미제사건에 주안점을 뒀다면 우리는 주요 의문점, 비리, 부조리 등에 탐사를 하기 때문에 스펙트럼이 보다 넓다. 중국 장기 밀매 보도에 성공해 전 세계 여러 NGO(민간공익단체)에서 여러 번 상도 받았다. 7-80%가 미제사건에 치우치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부조리나 의문점, 그런 것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물론 그중에는 미제사건도 있고 살인사건도 있을 것이다. 그것만큼 억울한 사연이 없기 때문에 다루어야 하는 것이 맞다. 현재 시기는 이것저것 많이 해보면서 ‘세븐’만의 제작 시스템을 맞춰가기 위한 테스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우리 사회에 좋은 프로그램 일조하는 프로그램이 되려고 한다.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100회를 넘어 1000회를 향해 달려가려고 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다만, 정치적 이슈에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 이때에 여타의 탐사보도 프로그램들이 경쟁적으로 그와 관련한 아이템을 쏟아내는 요즘이건만 ‘세븐’에서는 좀처럼 이를 볼 수 없다보니 일각에서는 TV조선의 정치적 성향과 맞물려 딴소리만 한다는 힐난을 내놓기도 한다.

이에 강훈 부장은 “저희들도 정치성, 예들 들어 TV조선이 정치적이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지만 오히려 저희는 거기에서는 자유로운 프로그램이다. 다만 정치적 이슈 그 외에 많은 범위들이 있지 않을까. 오히려 ‘TV 조선이 이런 것도 하나?’ 할 정도의 아이템들이 있었다. 중국장기밀매 편의 경우 시민단체들이 TV조선에 상을 준다는 것에 그 내부에서도 서로 고민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줘야 된다고 결정이 났다고 하더라. ‘나쁘다’는 것에는 좌우 이념이 없지 않겠나. 물론 거기에 이념이 다소 걸쳐져 있는 아이템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쁜 것, 비리, 의혹, 그런 것들은 모두 나쁘다고 얘기를 하고 거기엔 사상도 없다. 해서 저희는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부분을 찾아내서 발고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시의성을 요하는 이슈에 관한 아이템을 방송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명쾌한 답을 듣진 못했다. 강훈 부장은 “그 부분은, 저희도 보도본부 소속이다. 그쪽에서 모든 아이템을 관장을 하는데 물론 이슈를 방송해야 될 상황도 오는데, 저희도 북한과 관련해서 평창올림픽 때 한번 있었고 가상화폐 열풍 때도 있었다. 보도국에서 아이템을 관장하지만 최대한 제작진의 의견을 존중해서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는데, 강훈 부장이 직접 언급한 사례를 보아도 민감한 정치적 이슈로 보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라고 반드시 정치적 이슈가 등장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 부분이 빠져서는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켜보아야 할 듯하다.

끝으로, 정준호는 목표 시청률로 앞으로의 포부를 대신했다. 그는 “일단 저의 목표는, 4개의 종편이 정말 경쟁을 치열하게 해서 평균 종편 시청률이 많이 올랐지 않나. 시청자분들이 종편을 좋아하는 이유가 집요하게 파고드는 점이 아닐까 싶은데, 저는 그래도 평균 시청률이 3%대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금 44회인데 50회까지 3%, 60회까지 4%, 100회까지 5%, 저 나름대로 그렇게 기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훈 부장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다른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시청률이 낮은데 그럼에도 크게 화제가 되고 뜨거운 반응이 있더라. 저희가 지금 2%대에 있는데, 다른 탐사보도 프로그램들도 3%에서 6-7%까지 있어서 저희가 신생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성장속도는 결코 낮은 게 아니었던 같다. 정준호 씨가 오시고 시청률이 올랐고, 평균 2.5% 정도 나오니까 선배 프로그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보고 있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정준호의 영입과 함께 ‘세븐’은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정준호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인기나 인지도는 보다 폭넓은 시청층의 유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렇다고 진행자 한 사람으로 시청자를 현혹해서는 안 된다. 우선적으로 프로그램의 내용이 알차게 마련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새롭게 진행을 맡은 정준호의 다짐이 "내 친척이라도"라는 부분에서는 그에 미루어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믿고 싶게 하는 것도 분명하다. 그렇게, 유쾌하면서도 젠틀한 이미지를 가진 정준호라는 날개를 얻은 만큼 '세븐'이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취지에 발맞춰 성장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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