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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정해인 Say, #예쁜누나 #손예진 #유연함 #금기 #논란 #박나래

  • 입력 2018.06.19 08:4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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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만난 배우 정해인의 인터뷰, 1편에 이어.

서준희라는 캐릭터가 기본적으로 여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많은 여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정해인을 통해 더욱 크게 발현된 것만은 분명하다.

“우선 대본에 모든 것이 나와 있어요. 해서 대본에 충실해야 되고, 대본을 많이 봐야 돼요. 저는 대본을 엄청 많이 읽었고, 대신 소리를 내서 읽지 않았어요. 왜냐면 소리를 내서 읽으면 어떤 틀에 갇힐 것 같다는 느낌이 많았어요. 눈으로 계속 읽고 이 신과 신의 목적, 그리고 이 신에서 어떤 대화를 하는지 계속 분석하고 신을 통째로 넣어버리면 현장에 갔을 때 어떤 디렉션이 와도 수용할 수 있는, 말랑말랑해짐이 있거든요. 저는 계속 그런 걸 지키려고 노력을 했고, 감독님도 거기에 되게 고마워하셨고 좋아하셨어요.”

손예진 역시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정해인이 유연한 배우라고 밝힌 바 있다. 자신이 생각한 외에 다른 방향을 제시했을 때 즉각적으로 그를 이해하고 방향을 튼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음에도 정해인은 그걸 받아들이고 연기하는 데까지 막힘이 없더라는 것.

“대본을 계속 그냥 읽는 편이에요. 밥을 먹어도 그냥 쉬어도 그냥 책을 보듯이 계속 읽어요. 그리고 우선은, 많이 열어둬야 하는 것 같아요. 대신에 절대 이 신의 노선이나 목적은 확실하기 때문에 너무 나 혼자 열심히 준비를 하면 그런 말랑말랑함이나 유연성이 떨어지고 연기가 되게 딱딱해져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편하게 풀어놓으려면 또 어떤 의미에서는 너무 열심히 하면 안돼요. 현장에 와서 자기가 한 것만 하게 돼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상대의 말을 들으면 되고 눈을 보고 느끼면 돼요. 자기 것만 하면 답이 안 나오죠. 배우이기 이전에 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게 되면 되는 것 같아요.”

‘예쁜 누나’는 100% 사전제작은 아니었지만 제작기간이 충분했던 만큼 촬영환경은 매우 좋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실상 노장이자 대가, 안판석 감독의 현장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제작환경이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열변을 토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외적으로 힘든 게 전혀 없었어요. 왜냐면 이번 드라마는 하루 12시간 촬영을 넘어간 적이 거의 없어요.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리고 잠을 7-8시간 자면서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주인공이라고 3,4시간 자면서 시간에 쫓기고 밤새고 디졸브(겹치기)되고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사전제작도 110회를 찍는데, 16부작인데 65회차에 촬영이 끝났어요. 이거는 드라마계에서는 정말 기적인 거예요. 이런 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웃음). 감독님도 여기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배우를 쉬게 하고 좋은 컨디션에서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게 이끌어주시는, 그런 리더십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이 놀랐죠.”

서준희의 대사 중 ‘금기를 깨야 프로다’라는 말이 있는데, 스스로는 금기를 깬 적이 있을까.

“음, 글쎄요. 저는 아직 아마추어인가 봐요(웃음). 마땅히 금기라는 게, 어떤 도전일 수도 있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일 수도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너무 잘 지켜왔던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술을 마신 건 금기를 깬 걸 수도 있겠네요. 촬영장에서 술을 제대로 마시면서 연기를 한 건 처음이었어요. 거의 소주 한 병씩 먹고 연기하고. 승호랑 술집에서 진아 누나를 좋아한다고 고백할 때. 실제 대본에 테이블에 술병이 쌓여있고 술을 많이 먹은 상태라고 쓰여 있었어요. 해서 그대로 둘 다 소주 한 병씩 먹고 연기를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술기운이 제대로 올라와서 그걸 다시 찍었어요. 그래서 보면 발음도 새고 눈빛도 좀 풀리고 얼굴에 귀도 빨갛고. 저희가 술을 마시는 신은 전부 실제로 술을 마셨어요. 진아 누나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 그래서 둘 다 드라마 끝나고 술이 늘어가지고(웃음). 제가 원래 소주는 잘 못 마셔요. 두드러기가 나서, 맥주는 500cc으로 6-7잔 마시는 것 같아요.”

방송이 나가면서 손예진과의 케미가 워낙 좋아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실제 사귀는 것이 아니냐,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식의 이야기도 제법이었다. 시청자들의 바람은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 손예진은 이를 두고 윤진아처럼 원래 알던 사람 중에 사귀게 된 사람은 없다고 밝히며 질문의 답을 정해인에게 토스했는데, 정해인의 대답은 이랬다.

“이번에 주변에서 저한테, ‘둘이 안 사귀는 거 알아. 근데 사귀면 안 되냐, 응원해줄게’ 그러더라고요(웃음). 누나랑 이런 점에 대해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예쁜 누나’가 다큐멘터리가 아니잖아요. 드라마니까 다 허구고 거짓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순간 정말 진심을 담아서 연기하려고 노력했고, 그런 말씀을 해주시면 누나랑 저는 저희의 진심이 어느 정도는 시청자분들에게 전달됐구나 하고 느껴져서 너무 뿌듯하고 감사하죠. 음, 그리고 실제 사귈 가능성은(웃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일단 편하게 연락을 하고요, 전처럼 어색하고 어려운 선배가 아니라 저한테는 가장 편하고 제 얘기를 가장 잘 들어주는 좋은 선배님, 좋은 누나가 생겼어요. 그게 가장 좋아요. 그리고 저는 알던 사람 중에 연인이 된 사람이 있어요. 경험이 있고요. 근데 뭐, 누나가 단호하시면 어쩔 수 없는 거죠(폭소).”

실제 연애에서 서준희와 같이 가족의 반대를 만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제가 연애를 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하셨던 경험은 없었고요, 만약 앞으로 실제 반대를 하신다면 너무 힘들 것 같긴 해요. 또 양가 부모님이 반대하시는 경우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진짜 미칠 것 같아요(웃음), 진짜로. 생각 차이가 있겠고 입장차라는 게 있겠죠. 근데 참 꺼내기 쉽지 않은 밑바닥의 자존심을 솔직함을 더해서 얘기를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 자식 사이에도 자존심 때문에 얘기를 안 하는 게 분명 있거든요. 내 가족이라, 내 부모라서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서준희를 입고 ‘워너비 남친’에 등극했는데, 그로 인해 인간 정해인을 오해하거나 너무 과대하게 평가되고 있다는 우려는 없을까.

“저는 서준희보다 덜 완벽한 미성숙한 존재예요. 그리고 많이 부족한 남자고 부족한 인간인데, 어떻게 보면 그런 것들은 배우가, 매 작품마다 얻을 수 있고, 매 작품마다 성장할 수 있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해요. 악역을 정말 잘하면 정말 무서운 이미지가 붙을 수 있는 거고. 그렇듯이 배우가 매 작품마다 타이틀을 바꾸는 건 배우가 해쳐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제가 되게, 마냥 밝을 줄만 아시는데 사실 밝은 사람은 아닙니다. 긍정적으로 살고 하루하루 되게 행복하게 살고는 있지만 서준희 만큼 밝지는 않아요. 스스로는 저한테 되게 시니컬한 편이에요. 좀 냉정하죠.”

스스로에게 냉정하다는 말은 어떤 부분에서의 의미일까를 묻자 현재의 큰 인기에 대한 경계를 빗대어 조심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평소에 제가 느끼는 기쁨, 슬픔, 분노 그런 게 있을 때 그런 것들을 다 반으로 깎아 먹고 있어요. 기뻐도 크게 기뻐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슬퍼도 어차피 지나가니까 반만 슬퍼하려고 하고 있어요. 근게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맥주를 되게 좋아하는데, 처음에 맥주를 따라놓으면 거품이 있고 되게 맛있단 말예요. 어떨 때는 친구랑 대화하다가 이 거품을 못 먹고 사라질 때도 있어요. 그거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거품 같은 거. 결국엔 다 사라지게 돼 있어요.”

정해인은 지난 5월 개최된 ‘제 54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인기상을 수상했다. 100% 네티즌 투표로 선정된 상으로 첫 백상 입성이었는데, 본 시상식을 마친 후 수상자들의 기념사진 촬영에서 맨 앞줄 가운에 서 있다가 ‘센터 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 ‘진짜 주인공인 선배배우들에게 예의가 아니다’, ‘알아서 빠져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식의 센터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이에 정해인은 과도한 긴장으로 하여금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 탓이라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이라는 상을 받았는데, 그건 시청자분들과 네티즌들이 투표해서 주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너무 과분한 상인데, 그렇게 큰 시상식에 선 건 처음이었거든요. 어느 정도 클지는 알고 있었는데 막상 가니까 상상했던 그 이상이었어요. 앞에 수천 명이 계시고 선배님들도 엄청 많으시고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최대한 마인드컨트롤을, ‘나는 지금 하나도 안 떨려, 나는 지금 평온해, 나는 지금 긴장하고 있지 않아’ 했는데 표정이 너무 굳은 거예요. 극도로 과도하게 긴장해서, 영상을 봤는데 표정이 이상하더라고요. 조금 더 주변을 살피고, 신경 쓰고, 여유를 찾았어야 되는데 주변을 못 돌아봤어요. 앞으로는 시상식이든 어떤 자리에서든 긴장되는 순간이 오면 조금 더 주변을 보면서 신경 쓰고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엄청 큰 걸 배웠죠. 과분한 상 덕분에 정말 큰 걸 배웠어요.”

그런가 하면, 당시 시상식에서 개그우먼 박나래가 자신의 ‘나래바’에 초대하기도 했는데, 과연 박나래와의 ‘나래바’ 만남은 성사될 수 있을까.

“우선 나래바에 가기 전에 박나래 선배를 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시상식에서 저를 언급해주신 것에 너무나 감사하고, 그때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거든요. 한 번 만나 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

※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만난 배우 정해인의 인터뷰, 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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