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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정해인, '예쁜 누나' 서준희? "판타지죠, 그래서 멋있었어요"

  • 입력 2018.06.19 08:4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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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뜨거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배우 정해인이 드라마 종영과 함께 인터뷰에 나섰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게 될 진짜 연애에 다룬 작품이다. 안판석 감독이 연출을 맡고 손예진과 정해인이 호흡을 맞췄다. 특히 극 초반 윤진아와 서준희의 달달한 로맨스는 여성 시청자들을 빠르게 끌어당겼고, 정해인은 ‘국민 연하남‘에 등극했다. 타이틀 롤 윤진아를 조명한 만큼 ’예쁜 누나‘는 크게 손예진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으나, 드라마의 화제와 인기를 견인한 것은 로맨스 드라마의 시청률을 책임지는 남자주인공 정해인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예쁜 누나‘는 평균 시청률 4-5%대로 선전했고, 최고 시청률은 7%를 넘기며 올 상반기를 빛낸 화제작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정해인은 지난 2013년, 같은 소속사의 걸그룹 AOA의 ‘모야’ 뮤직비디오로 데뷔해 2014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를 시작으로 본격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같은 해 tvN ‘삼총사’를 비롯해 영화 ‘레디액션 청춘’이 개봉했고, 이후 ‘블러드’, ‘그래 그런거야’, ‘불야성’,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의 드라마와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역모-반란의 시대’, ‘흥부’ 등을 통해서도 꾸준하게 활약했다.

전작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이어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이어진 드라마의 인기는 정해인을 더불어 주목하게 했고, 연기자로 데뷔 4년만, 햇수로 5년차에 만난 ‘예쁜 누나’는 ‘핫 라이징’에서 ‘대세’로 단번에 그의 수식어를 바꿔놓았다. 방송 내내 ‘예쁜 누나’는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놓치지 않았고, 배우 부문에서는 손예진과 엎치락뒤치락 1,2위를 차지했다. 광고계 후문으로, 정해인 측에 미팅을 잡는 것만도 2달을 기다려야하더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터다.

이번 ‘예쁜 누나’ 속 서준희로는 워낙 달달한 미소년의 이미지가 도드라져 ‘국민 연하남’ 타이틀을 얻은 정해인이지만,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는 의협심 강한 경찰로,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카리스마 넘치는 유 대위를 연기했고, 앞서 주연을 맡은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와 같은 작품에서는 포졸 신세가 된 조선 최고의 검객으로 분해 역모와 맞닥뜨려 일당을 소탕해가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 바도 있다. 그렇게 도전과 변신을 거듭해오던 차에 이번 ‘예쁜 누나’에서 제대로 포텐을 터뜨린 터, 그만큼 ‘예쁜 누나’는 촬영 종료일이 다가오는 것조차 아쉬웠다고 한다.

“작품을 많이는 안 했지만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모든 작품에는 마지막 촬영이라는 날짜가 있잖아요. 디데이 날짜를 입력해놓고 디데이가 오지 않기를 바랐던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이었어요, 이런 느낌이. 그리고 보통 작품이 끝나면 좀 후련하고 시원섭섭함이 남기 마련인데 이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런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해요. 지금 많이 헛헛한 것 같아요.“

이번 ‘예쁜 누나’는 작품의 성공과 함께 배우 정해인으로서는 실로 초대박이 났다. 평생을 배우로 활약해도 좀처럼 만날 수 없는 화제와 인기다. 데뷔 5년 만에 대박을 친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정해인은 그에 따른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그 전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건 정말 실감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뭔가 더 제 연기에 대해서 책임감이 들었어요. 어쨌든 저를 봐주시는 분들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더, 제 연기가 제 명함이니까요.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부담감인 것 같아요.”

정해인은 ‘예쁜 누나’라는 작품 자체의 부담이 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스타 연출가 안판석 PD와 ‘멜로 퀸’ 손예진과 주연으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는 점은 정해인에게는 실로 절호의 기회였으나 반대로 모든 이의 시선이 쏠릴 것이 자명한 터라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부담이 있었을 게다. 실제 그로인해 연기마저 어색해지는 것을 느꼈을 때 손예진의 조언이 큰 힘이 되었다고.

“드라마로 첫 주연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담이었는데 상대 배우가 손예진 선배님이어서 더 부담스러웠던 건 있고요. 저는 사실 많이 부족한데, 선배님이 그동안 작품으로써 배우로서 쌓아놓은 커리어가 있는데 5년 만에 드라마여서 거기에 대한 부담이 있으셨을 거예요. 그런데 제 부족함 때문에 혹시라도 누가 될까봐, 그게 더 부담이 됐어요. 그리고 그 부담감으로 인해서 제 연기의 어색함이 보이는 거예요. 그걸 저도 느꼈고 예진 선배님도 느꼈어요. 그래서 초반에 촬영 끝나고 하루는 선배가 저한테 문자를 보내주시더라고요. ‘해인아 너는 그냥 서준희 그 자체니까 네가 어색하면 어색한 대로 네가 좋으면 좋은 대로, 네가 이상하다 싶으면 그냥 이상한 대로 연기하면 돼. 그랬으면 좋겠어.’ 그렇게 보내주셨는데, 그게 촬영기간 내내 엄청나게 큰 힘이 됐어요. 그래서 그 문장을 캡쳐해놓고 촬영 때마다 계속 보곤 했던 기억이 있죠. 그리고 선배님이 저를 동료, 후배 연기자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서 되게 존중해주셨어요. 그걸 피부로 느꼈기 때문에 저도 더 (선배를) 존중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렇게 하면서 더 좋은 호흡이, 연기가 나왔던 것 같아요.”

시청자들로 하여금 서준희를 남자로 어필한 순간이 진아의 집에 찾아온 이규민(오륭 분)과의 실랑이였지 않을까. 정해인은 그 장면을 두고 대본상의 느낌과는 다른 의도를 가지고 연기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정말 그거 하나였던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여자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걸 봤을 때 어떤 남자가 이성적이고 차분할까. 그게 누르고 눌러서 차분하게 한 거예요. 왜냐면 거기는 진아의 부모님이 계시고 장소가 또 집이고. 원래 대사는 ‘그 손 안 놔?!!!’였어요. 그런데 제가 바꾼 거거든요. 그리고 도저히 규민이라는 남자한테 그 손 안 놓으냐고 물어보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저는 그 손 놓으라고 명령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대사에 느낌표들이 있었어요. 보통 이런 때는 소리를 지르는데 소리를 지를 수가 없겠더라고요. 조금 다르게 의도한 건 있었죠.“

초반의 달달함을 뒤로하고, 중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이 깊어진 만큼 연기적인 면에서도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초반에는 사실 힘든 장면은 없었고 달달한 장면 위주여서 편하게 촬영한 건 있지만, 중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준희의 결핍이 드러나는 신들이 많았기 때문에, 또 3년이라는 공백 동안 이 친구가 어떻게 살아왔을지, 그걸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요. 왜냐면 극중에서는 3년 뒤지만 제가 연기할 때는 하루, 이틀 뒤에 찍거든요. 그런 것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말투는 어떻게, 눈빛은 어떻게, 어떻게 해야 진짜 진정성 있게 연기할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부모의 결핍이 너무 컸고 그래서 더 애써 더 밝게, 어린 나이에서부터 어른스러움, 조숙했던 것 같고요. 어떻게 보면 서준희라는 인물이 저와 닮은 부분은 그런 거 같아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제 어린 시절은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와 자랐었어요. 그래서 어린 나이에서부터 애늙은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 같아요. 그런 지점이 준희랑 비슷했던 것 같고, 저는 되게 재미없는 인간이에요. 근데 준희는 유학생활을 했고 미국생활을 했으니까 자기표현에서 좀 더 자유롭고 거침없이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건 저랑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예쁜 누나’는 우산이 둘의 사랑을 말해주는 오브제와 같이 등장하면서 비가 내리는 신이 유달리 많았다. 마지막 회에서 두 사람의 재회에서도 비와 우산은 빠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서는, 마지막 회에 다시 진아 누나를 보러 가서 ‘내 우산 어딨어’ 그 말이 참 많은 의미를 가진 대사라고 생각해요. 정말 시적인 말이고, 얼마나 할 얘기가 많겠어요. 그런데 고작 한다는 말이 ‘내 우산 어딨어(웃음)’. 그런데 저는 이 대사가 서준희를 다 보여준 대사구나 느꼈어요. 저희 드라마는 우산이라는 소재를 되게 잘 이용했어요. 주거니 받거니 하고, 사랑의 마음, 사랑의 증표처럼 이용했죠. 그래서 후반에 보면 진아 누나가 우산을 놓고 가려는데 승철이가 굳이 또 주잖아요, 가져가라고. 택시에서도 놓고 갈 수 있었는데 굳이 기사님이 놓고 내렸다고 얘기해주고, 계속 우산이 따라와요. 그게 어떻게 보면 저에게 좋은 핑계가 되지 않았나. 그리고 우리의 만남과 희로애락이 같이 있는 게 비였는데 역시나 마지막 회에도 비가 오죠. 그게 저는 되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결말에 대해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제법이었는데,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결말을 보시는 시청자분들께서 어떻게 느끼느냐는 다 맞는 것 같아요. 자신의 가치관과 살아온 환경에 따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 알고 찍었지만, 어쨌든 다시 둘이 만났고 결합을 했다는 것에 너무 만족을 하고 있어요. 그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지만, 만족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그 3년의 공백이 너무 길다고 생각해요. 결국 둘은 사랑을 지키고 싶었고 사랑하고 싶었는데 그걸 지키는 방식이 너무나 달랐던 거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정말 사랑하는 사이도 많은 걸 안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모르는 거구나. 그리고 정말 마음에 있는 얘기를 진심을 담아서 대화를 많이 해야겠다는 걸 느꼈어요. 대화를 안 하면 모르는 부분들이 많으니까, 그러면 또 오해가 생기고 갈등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사랑에 대해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사실 서준희라는 인물은 되게 판타지적인 인물이에요. 남자 서른한 살에 ‘사랑밖에 난 몰라’거든요 이 친구는. 이십 대 초반도 아니고 뜨거운 나이도 아닌데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좀 의문스럽긴 했어요. 그래서 저는 판타지라고 생각했고, 그래도 분명 어딘가에는 이런 남자가 있긴 있겠죠(웃음). 저는 서준희만큼 그렇게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었고, 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그렇게 용기가 있었나?’, ‘사랑을 위해서 다 버릴 수 있나?’ 지금까지는 망설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봐도 서준희가 멋있는 것 같고요.”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

※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만난 배우 정해인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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