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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손지현, 본업이 연기자.."절박함도 책임감도 커졌죠"

  • 입력 2018.06.09 13:15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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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로 만난 배우 손지현의 인터뷰, 1편에 이어.

이번 ‘대군’ 인터뷰에서는 빠질 수 없는 것이 ‘칭찬릴레이’다. 출연 배우들은 인터뷰마다 질세라 서로의 칭찬을 한껏 전하고 있는데, 특히 윤시윤은 손지현을 두고 아이돌 출신이라는 것을 본인만 극히 의심할 뿐 이미 재능과 가능성이 많은 배우라고 칭찬한 바도 있다. 손지현에게도 그를 들어보았다.

“휘(윤시윤 분) 오빠가 현장에서 정말 그런 얘기를 많이 해줬어요. ‘겁먹지 마라, 이미 충분히 잘 하고 있어, 너 좋은 배우야. 너 자신을 믿어, 믿고 하면 돼.’ 이런 얘기를 많이 해줬고요, ‘너는 혼자 있을 때 되게 안쓰러운 아우라가 있는데, 그걸 잘 살리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대중들이 정말로 공감을 해줄 거다.’ 그런 얘기도 해주고, 오빠가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 모니터를 많이 해주고 이럴 때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거다, 그런 조언도 많이 해주고 장점을 잘 짚어주더라고요. 정말 든든했죠. 그래서 한번은 제가 ‘오빠 진짜 왕자님 같다’고(웃음). 정말로 한 명 한 명 다 챙겨주고,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같이 다 모이게 해서 장난도 하고. 뭔가 현장에서는 이렇게 해야 되는 구나, 그런 롤 모델이 생긴 것 같아요. 오죽하면 부모님들이, 휘 오빠보고 1등 신랑감이라고(웃음), 그럴 정도로 정말 흠잡을 데가 없어요. 사실 그게 굉장히 힘들고 피곤할 텐데, 피곤하게 잘 사시더라고요(폭소). 그리고 자현이(진세연 분)는 사실 여배우들끼리 만나면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처음에 자현이 보자마자 사라졌어요. ‘언니!’ 하면서 달려오는데(웃음), 정말 천사 같은 아우라를 가진 친구예요. 시윤 오빠랑 세연이를 보면서 나도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한테 좋은 기운을 많이 줬어요.”

워낙 밝은 두 배우 덕에 손지현은 현장이나 연기에 임하는 자세에도 변화를 느꼈다고 한다. 진지해야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진지하게 해야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연기이건만, 현장의 분위기는 밝게 하면서도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내는 그들의 모습이 귀감이 되었다는 것.

“제가 원래는 낯도 많이 가리고, 신 들어가기 전에 분장하면서 한 시간 동안 몰입하고 들어가고 그랬는데, 시윤 오빠랑 세연이는 막 장난치고 웃고 하다가도 바로 몰입해서 들어가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아, 저렇게 해도 잘 나오는 구나’. 그러면서 점점, 저도 그들과 같이 하려고 하다보니까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내가 밝게 있어도 연기를 잘 할 수 있겠구나. 저는 좀 진지해야 연기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웃음), 뭔가 웃다가 하면 진지하지 않은 거 같고, 그래서 더 진지하게 하려고 했는데 분위기를 충분히 밝게 하면서도 연기를 잘할 수 있는 거구나, 그런 걸 이번에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포미닛’으로 활동하면서 연기를 병행할 때는 그나마 돌아갈 곳이 있고, 나의 본업은 가수라는 일말의 안전장치가 있었지만, 연기자로 전향을 했다는 것은 숨을 곳 없이 오로지 연기로 승부해야 할 터인데, 가수 활동으로 이미 인지도는 높지만, 연기자로는 아직 신인인 탓에 한 작품, 한 작품, 연기자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숙제로 큰 부담을 안은 상황이기도 하다.

“정확히 맞아요. 전에도 절실하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었으니까 지금만큼의 절박함은 덜했던 게 아닌가. 확실히 지금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정말 내가 이 신에서 잘하지 못하면 다음 작품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 신을 잘 해내야 다음 작품이 있을 거고, 만약 다음 작품이 없으면 이제 저는 직업이 없어지는 거니까. 그래서 더 고민하고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아이돌 출신 배우들에게는 그 인지도로 작품의 주, 조연급으로 비교적 쉽게 캐스팅이 된다는 선입견은 아마 앞으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배우 손지현으로는 언제쯤 그러한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게 참, 저도 알고 싶어요. 언제가 될까요?(웃음). 일단은 그냥 하루하루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당장 하루아침에 될 것 같진 않고요. 이번 ‘대군’을 통해서 다섯 분 정도 아셨다면 다음 작품을 통해서 세 명 아시고, 그런 식으로 점점 달라지지 않을까. 사실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신인배우들하고 같이 오디션을 보면 저한테 한 번 더 얘기해주시고 그런 건 있어요. 하다못해 ‘너 왜 가수 안 하고 연기해?’ 그런 말이라도 어쨌든 다른 신인들보다는 임팩트는 있는 거잖아요. 그런 플러스가 분명 있기 때문에 그 플러스에 대한 마이너스는 또 그만큼 감당해야 되는 거고요.”

손지현 역시 애초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아이돌 가수들의 활동영역 넓히기 쯤이었을 수 있다. 당시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시절 연기 레슨을 받으면서 점차 연기에 재미를 느끼게 됐지만 ‘포미닛’의 갑작스러운 해체로 1년여 고민 끝에 다시 용기를 내게 됐다고.

“처음에, 포미닛‘을 하면서 제 뜻은 아니었지만, 연기 수업을 했어요. 근데 하다 보니까 점점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제 안에 있는 것들을 쏟아낸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기도 해서, 언젠가 연기를 하게 됐을 때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어요. 팀이 해체되고 연기자로 전향하긴 했지만, 사실 해체하고 나서는 그냥 평범하게 살까?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저는 사실 팀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보니까 팀을 좀 더 오래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팀이 갑작스럽게 해체되면서 좀 많이 ‘멘붕’ 상태로 1년을 보냈어요. 아마 다들 그런 아쉬움은 있을 거예요. 저는 그사이에 아르바이트도 했었고, 필라테스 선생님, 그런 걸 해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저걸 도전을 안 해보고 그냥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내가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었는데, 당시에 지금 아티스트컴퍼니에서 영입 제의가 온 상태여서 정우성, 이정재 선배님들 작품을 많이 봤고, 선배님들의 젊은 시절을 보면서 ‘나도 한번은 도전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 해보고 싶다’ 그렇게 다시 시작하게 됐죠. (선배님들이)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그렇다면, 내가 연기를 하길 잘 했다 싶은 순간도 있었을까.

“정말 그 순간에 몰입했을 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저도 모르는 제 모습이 나온다거나, 주변에서 잘 봤다고 해주셨을 때, ‘내가 재능이 아예 없는 건 아니구나’, 그런 걸 확인했을 때 그래도 잘 해나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은 들어요.”

연기자로 본격 전향 후 ‘최강 배달꾼’에 이어 두 번째 작품 만에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손지현을 흔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나를 흔드는 것이요? 다음 차기작에 대한 막연함?(웃음). 아마 평생의 숙제일 텐데 ‘대군’이 너무 좋다 보니까 반대로 다음 작품은 어떻게 가야 할지, 그런 미래에 대한 막연함이 저를 가장 괴롭히는 것 같아요. 누구나 겪는 일이겠지만 저는 이제 시작인 단계고, 저도 저를 알아가는 단계여서 과연 내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는 상황이 되어봐야 알 수 있는 거니까.”

그렇다면, 세상 태어나 이거 하나만은 잘 했다 싶은 일은 무엇일까.

“저는, 평소에 좀 저를 많이 채찍질하는 편이라 다른 건 잘 모르겠고(웃음), 그냥 부모님 딸로 태어난 게 잘 한 게 아닌가. 부모님에게 감사한 게 되게 많아요.”

끝으로 손지현은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로 이번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저는 이 배우가 나오면 보고 싶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게 빠를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작년에만 해도 ‘대군’이 이렇게 잘 나올지 몰랐거든요. 그래서 저도 미래가 기대되면서도 막연하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하게 시도를 많이 할 거고요, 좋은 작품, 다양한 캐릭터로 많이 찾아뵙겠습니다. 기대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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