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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류효영, 아이돌 말고 배우.."내 평생 가장 잘한 일"

  • 입력 2018.06.05 08:3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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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 종영으로 만난 배우 류효영의 인터뷰, 1편에 이어.

이야기를 들어보면 연기에 대한 욕심은 참 많은 배우인 듯하다. 사실 연예계 데뷔 8년이면 주연을 하고도 남을 경력이건만, 배우로서는 이제 시작인만큼 타이틀에 대한 욕심보다는 캐릭터에 보다 욕심을 부리고 싶다고 한다.

“저는 하고 싶은 건 많지만 주연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만약에 저에게 주연이 들어왔는데 내가 끌리지 않는 캐릭터라든가, 나랑 맞지 않는다거나, 그러면 제가 못 할 것 같아요. 제가 끌어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시놉을 읽어보면 끌리는 캐릭터가 있어요. 뭔가 연구하고 싶은 캐릭터가 저는 더 좋더라고요. 재밌게 즐기면서 잘 하다 보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주연으로 찾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은 자리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어요. 오죽하면 저 이번에 끝단이 하고 싶어요, 루시개 하고 싶어요. 감독님한테 되게 졸랐었어요(웃음). 그런데 나겸이가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해고, 너무 욕심이 없어도 안 되는 일이 또 배우라는 직업이기도 한데. 무엇보다 류효영은 가수 활동이 아닌 자신이 진짜 하고 싶었던 연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부담보다는 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했잖아요. 저한테는 그 두 번째 기회가 아이돌을 때려치운 거였어요. 병행을 하게 되면 그만큼 집중도도 떨어져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를 다 한 번에 해야 되기 때문에, 아이돌도 해야 돼, 잠도 못 자고 연기도 해야 돼, 제 성향에는 두 가지를 다는 못할 거 같아요. 물론 잘 하는 친구들은 있겠죠. 저는 ‘학교 2013’ 이후로 제가 (연기에) 재미를 들이면서 방황을 하기 시작했어요. ‘아, 나는 뭔가. 나는 뭘 해야 하나. 재미가 없다’ 그때 인생에 대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그 고민이 1년이 걸렸어요. 그리고 사장님한테 그만두겠다고 말씀을 드렸죠. 사실 그렇잖아요, 아무리 좋아한다고 배우를 하게 되면 돈을 못 벌수도 있는 거고, 생활고에 시달릴 수도 있는 거고, 당연한 거예요. 저는 그걸 감안을 했어요. 그럼에도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더라고요. 만약 그게 아니었으면 이 자리에도 없었을 테죠.”

그 당시가 류효영에게는 인생 최대 고비였던 모양이다. 미스 춘향에 선발되면서 ‘스타킹’에 출연하게 되고 거기서 김광수 대표의 눈에 들어 스카웃되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동생 류화영이 그룹 ‘티아라’로, 류효영이 ‘남녀공학’으로 팀이 결정돼 활동하게 됐다. 원래 아나운서가 꿈이었기에 아이돌 그룹을 위한 연습도, 활동도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했었다고 한다.

“저는 제가 왜 여기에 와 있는지도 모르겠고, 아나운서가 되려던 사람이 춤 연습을 하고 있으니까 그냥 붕 뜨더라고요. 춤 선생님한테는 맨날 혼나고, 벌서고, 선생님은 답답하셨을 거고. 매일 체중계에 올라가야 되고. 그 시간들이 저에게는 너무나 고통이었어요. 그러던 중에 ‘학교 2013’을 하면서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결심했죠. 정말 10원도 못 벌더라도 연기를 해야겠다. 그러면서도 공백기 동안에는 엄마 앞에서 펑펑 울면서 다시 돌아갈까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근데 그럴 때마다 엄마가 버틸 수 있게 잡아주셨고, 지금은 정말 저한테 잘했다고 엉덩이 때려주고 싶어요.”

그렇다면 세 번째 기회는 무엇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까.

“저도 그게 궁금해요. 근데 그 기회가 로맨스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웃음). 선택을 잘 해서, 로맨스로 좀 성공했으면 좋겠다 싶어요.”

말이 나온 김에 그럼, 성공적인 로맨스를 상상해보자. 평소 ‘이 로맨스 보면서 참 예쁘더라’ 생각되었던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을까.

“음, 저는 ‘오 마이 비너스’를 너무 재밌게 봤어요. 그거 보고 운동도 열심히 했거든요. 드라마 보면서 소지섭 선배님은 나이가 드셔도 진짜 멋있다(웃음). 그리고 평소에 안재홍 선배님 연기를 진짜 좋아하거든요. 꼭 로맨스가 아니어도 같이 한 작품에서 뵙게 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은 해요.”

실상 ‘대군’은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시청률이라는 쾌거 이외에 류효영을 필두로 손지현, 문지인, 재호, 추수현, 윤서 등 신인 배우들의 시너지를 잘 녹여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를 방영하는 채널이 많아지고 게다가 요일별로 작품 수가 늘어나면서 20대 배우 기근 현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점은 또 다른 쾌거였다.

“그래서 감독님이 굉장히 궁금해 하세요. 우리 ‘대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는데, 이 아이들이 또 어디로 갈게 될까, 그렇게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쫑파티 때 어디 들어갔느냐고 물어보시고요(웃음).”

이번 ‘대군’ 종영인터뷰는 배우들의 칭찬 릴레이가 자자한데, 류효영에게서도 빼놓을 수 없다. 류효영은 극중 가장 많이 호흡했던 주상욱과 진세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주상욱 선배는 현장을 너무 편하게 잘 이끌어주세요. 되게 편하게 부담스럽지 않게. 성격도 굉장히 호탕하시고 유쾌하시고. 그래서 그 점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는 그게 너무너무 중요하더라고요. 굉장히 힘들고 다들 지쳐있는데, 그런 게 정말 배려 아닌가. 다음 작품에 가서도 제가 먼저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저는 상욱 선배님 보면서 애교를 떨기 시작하다가(웃음) 모든 배우들과 전 스태프들에게 그렇게 하게 됐죠. 정말 최고였던 것 같아요. 선배님도 굉장히 힘들고 피곤할 텐데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스태프들 먼저 생각하시고 배우들 먼저 생각하시고, 시윤 오빠는 같이 붙는 신이 한 번밖에 없었고(웃음), 세연이는 정말 착해요. 그렇게 착한 사람을 처음 봤어요. 엄청 순하고, 말도 조곤조곤하고 조용하고. 저를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그렇게, 첫 사극에서 연기 변신에서도 성공적인 평을 받아들은 지금, 그럼에도 인간 류효영을 흔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 질문에 류효영은 ‘댓글’을 꼽았다.

“지금 나를 흔드는 것? 음.. 시청자들의 댓글요. 그냥 악플도 많은데 그런 글 말고, 댓글을 보다보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하시는 얘기는 굉장히 정확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이만큼 성장했으니까 다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그런 욕구가 자꾸 막 들어요. 쉬고 싶지 않고 빨리 다음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되는 것 같아요. ‘대군’하면서 초반에, ‘쟤 너무 건강하다’, ‘너무 뚱뚱하다’ 그런 얘기들이 있었어요. ‘아, 내 모습이 화면을 통해서는 그렇게 보이는가보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살을 뺐어요. 촬영 중에 한 4kg 정도 빠졌고, 마지막 촬영은 이틀을 못 잤더니 1kg이 그냥 훅 빠지더라고요(웃음). 오히려 그 덕분에 후반에 더 예쁘게 나온 것 같고, 그래서 실시간 톡, 그런 것도 시간이 맞을 때는 많이 보고 했었어요. 잘하고 있나, 어떻게 보이고 있나, 궁금하더라고요.”

그렇다면, 평생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도 류효영은 “아이돌을 그만두었던 일”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류효영에게 인생 두 번째 기회는 현재까지도 유효한가보다. 그만큼 연기자로 전향한 지금이 더없이 좋다는 말일 것이기도 하다.

“가장 잘한 일이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아이돌 그만 둔 일이요(웃음). 왜냐면 저한테는 그게 정말 고통의 시간이었어요. 내가 나를 모르는 시간. ‘나는 뭔가’ 너무 힘들었고, 진짜 분열의 위기까지 왔었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걸 극복하고 이제 그런 고민을 안 하고 즐기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해요. 그래서 어떤 댓글이라도 그게 상처가 되지 않고 무언가를 더 하게 만들고, 도전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관심이 없는 게 제일 무서웠어요. 2년 공백기 동안에, 저에 대한 기사도 없고 당연히 댓글도 없고, 그냥 감감무소식이었어요. 그때, 자면서 항상 어딘가로 떨어지는 느낌으로 잠이 들었어요. 정말 불안했고요. 그런데 다시 활동을 하면서 좋은 글이든 아니든 기사도 나오고 거기에 댓글도 남겨주고, 캐릭터에 대해서는 분석도 해주고 조언도 해주고, 이런 건 고치면 좋겠다, 그런 얘기도 해주고, 그게 정말 고맙더라고요.”

류효영은 배우로서는 콜 오디션(관련 종사자들의 추천이나 알음으로 개별 면담 형식으로 진행되는 오디션)이 아닌 일반 오디션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는 정석적인 성장을 이루고 싶다고 한다. 그것이 현재, 자리나 롤에 대한 욕심이 없을 수 있는 이유라고 한다.

“저는 롤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워낙에 갖지 못했던 거라서,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게 이미 누리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기회조차 안 왔었거든요. 해서 1:1 미팅이 아닌, 자꾸자꾸 오디션에 저를 불러주셨으면 좋겠고, 같이 부딪히고 싶어요. 그렇게 참여해서 이뤄나가는 과정도 저는 즐거워요. 당장에 뭘 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고,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저에게 주어지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그 안에서 즐기면서 해나가고 싶어요. 너무나 하고 싶었던 일이 연기였기 때문에 그냥 연기를 하는 자체가 즐거워요.”

끝으로 류효영은 배우로서의 포부를 말해 달라는 질문에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번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저는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할 거고, 그 안에서 여러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가 기대 되요. 어떤 작품이 나에게 올까, 어떤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그런 기대가 있고, 도전하고 싶고요. 그래서 뭔가 궁금한 배우, 여러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감독님들이 겁내지 않고 저에게 역할을 맡길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최고의 칭찬인 것 같아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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