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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류효영, '대군' 윤나겸의 성공 "연기자로 자신감 얻었죠"

  • 입력 2018.06.05 08:3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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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에서 윤나겸 역을 맡아 사극 첫 도전에서 성공적인 변신을 만들어낸 배우 류효영이 연예투데이뉴스와 인터뷰에 나섰다.

‘대군’은 동생을 죽여서라도 가지고 싶었던 사랑, 이 세상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만들고 싶었던 그 여자를 둘러싼 그들의 뜨거웠던 욕망과 순정을 그린 드라마로, 성자현(진세연 분)을 사이에 둔 두 대군 이휘(윤시윤 분), 이강(주상욱 분)의 핏빛 형제의 난을 그렸다.

류효영은 이강을 발판 삼아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여인 윤나겸으로 분했다. 성자현과 연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강을 홀로 차지하기 위해 여러 악행을 저지르지만 자신의 상처가 밑거름이 된 그녀의 욕망은 끝내 모든 것을 잃고 난 후에야 화해에 이르는 인물이다.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하고 첫 사극에 도전한 류효영은 그런 윤나겸을 연기하면서 실로 성공적인 변신을 보여주었다. 파격에 가까운 변신에 캐릭터로는 욕도 많이 들었지만 씁쓸하면서도 좋았다고 한다. 아이돌 가수를 그만두고 연기자로 전향한 것이 인생에서 두 번째 기회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류효영은 재미와 욕심을 가지고 연기자로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를 마치고, 지난 달 1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류효영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본다.

‘대군’은 시청률 5.627%(닐슨 유료 전국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와 성적을 두루 잡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시청률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류효영은 그러한 성적보다는 첫 사극이었던 만큼 부담도 있었고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쨌든 출연작품이 두루 좋은 결과를 낳았다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고무적인 일이었다.

”첫 사극이라서 큰 기대 없이,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고, 저는 시청률은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근데 주상욱 선배님이 우리 무조건 시청률 5% 넘을 것이다. 당당하게 얘길 해주셔서 그것만 믿고(웃음) 더 당당하게 했죠. 물론 초반에는 부담이 있었어요. 처음이다 보니까. 그런데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을 해주셔서 더 편하게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끝나니까 너무 아쉽죠. 우리 스태프들하고 배우들하고 합이 너무 좋았거든요. 너무 아쉬워요. 그리고 TV조선에서도 시청률 잘 나왔고, 저도 사극을 무사히 마쳤고, 포상휴가도 보내주고, 진짜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여러 토끼들을 다 잡은 그런 느낌?(웃음)“

윤나겸은 성자현(진세연 분)과 진양대군 이강(주상욱 분)을 두고 연적으로 대치했다. 나겸은 딸로 태어난 탓에 가족들에게도 천대받았던 아픔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과는 다르게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자현에게 인간적인 질투와 열등감을 느낀다. 그런 이유로 자신의 힘으로 세상 꼭대기로 향하려는 야망을 가진 여인이었다.

”초반에는 내가 더 불쌍하고, 말도 못 하고 답답하고, 그런 걸 보여주고 노력했어요. 그게 초반에는 잘 안 보였거든요. 그게 중반 이후에 빵 터지더라고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던 이유들을 작가님이 잘 써주셨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이해를 잘 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도 나쁘게만 끝날 수 있었는데, 마지막에 작가님이 역전을 시켜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고민했거든요(웃음). 나겸이나 다른 사람한테 타살을 당하려나? 어떻게 죽으려나 했는데 다행히 고백할 수 있게끔, 상황을 만들어주셨더라고요.”

사실 악역은 악역다워야 한다. 극의 갈등과 사건의 시작이자 그들에 대한 응징이 작품의 결말을 완성하는 터라 특히 현대에서보다 더한 극적인 전개가 펼쳐지는 사극 속 악역은 시청자들에게 욕을 한껏 들어야 제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다. 평생 외로움을 가진 이강이 숙부의 손에 만들어진 악인이라면 윤나겸은 스스로 악인을 자처한다. 방송 동안 윤나겸 역시 욕을 많이 먹었다. 이는 반대로 류효영이 자신이 해야 할 몫을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짜 욕 많이 먹었어요(웃음). 시청자분들이 이입해서 보시지 않았으면 재미가 없었을 텐데, 저는 역할이 그렇다면 욕먹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나겸이가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이 많이 셌어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나겸이가 더 잘 살지 않았나. 사실 저도 대본을 읽으면서 충격을 많이 받았거든요(웃음). 아무리 조선시대라지만 어떻게 이럴 수 있나 했죠.”

특히 ‘대군’은 초반 플래시백(과거의 회상을 나타내는 장면 혹은 기법) 기법이 사용됐는데, 하여 윤나겸이 성자현의 뺨을 때리며 폭발하는 장면은 그 둘 사이에 어떠한 사연이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 장면은 윤나겸의 현재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 악녀 탄생의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그랬죠. 초반에 자현이 뺨을 때리는 신이 있어서 시청자분들이 많이 놀라셨는데, 왜 때렸을까 하는 의문점을 증폭시킨 것 같고. 저는 일단 이야기의 중반까지는 알고 있었어요. 어떻게 될 것이다. 그런데 후반부에서 역사대로 갈 줄 알았는데 사실하고 다르게 가더라고요. 그래서 더 재밌었던 것 같고, 그래서 저는 더 불안해졌죠(웃음). 실제 역사에서는 수렴청정까지 했던 여인인데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끝나게 될까, 저도 궁금했죠. 그런데 드라마 결말이 아쉽지 않았어요. 마지막에 무덤 신이 너무 좋았거든요. 그때가 마지막 촬영 날이었는데, 마지막 신이 또 마지막 촬영이니까, 혼신의 힘을 불태워야지 하면서 이틀을 잠 못 자고 갔고요(웃음), 덕분에 잘 나온 것 같고요. 작가님이 진짜 저를 위해서 그 신을 선물해주신 것 같아요. 그때 다행히 불쌍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잖아요(웃음).”

이강을 향한 마음의 실체는 욕망이었을까, 사랑이었을까.

“자존심이 세서, 내가 망가지는 모습도 싫고, 또 여자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려고 했던 것 같은데, 강이를 정말 사랑했던 것 같아요. 비록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관계가 시작됐지만, 이후에는 사랑으로 번진 것 같아요. 나와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보면서 강이 나와 같은 존재구나, 비슷한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되면서 동병상련의 느낌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왜, 나를 알게 되면 나와 비슷한 사람은 감싸주고 싶고, 그 상처를 알기 때문에 좀 더 이해가 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이왕이면 좀 달달한 모습도 있었으면 좋았지 않을까.

“어우, 그러니까요. 그 아쉬움을 다음 작품에서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진짜 너무 아쉬워요.”

윤나겸은 이강에게는 한없이 약자였다. 조선시대에 남자와 여자, 대군과 여염집 여인이라는 포지션에서부터도 그러했다. 그렇다 보니 이강이 마음을 품은 자신의 친구 성자현을 향해서는 어쩌면 당연한 경계와 질투였을 수 있을 것이다. 윤나겸 역시 한 여인으로서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데, 류효영은 그런 윤나겸을 연기하면서 ‘강단 있는 여인’의 모습은 반드시 지키고 싶었다고 한다.

“윤나겸이라는 캐릭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면, 강단이 있는 거. 어떻게 해서든 어떤 상황이 오든 남편 말고는 아무도 보지 않는? 나의 목표가, 그리고 내 꿈이 남편이니까. 남편만을 지키고자 다른 것들은 보지 않으려 했어요. 그게 이해가 가더라고요. 또 임신을 했잖아요. 그 아이가 강과 나겸이의 꿈이라고 해야 하나, 그동안 못 누렸던 걸 아이가 누리게 해주려는 것이 나겸이의 마지막 욕망이었지 않을까. 그래서 더더욱 딸을 자현이에게 보냈던 것 같아요. 딸을 위해서, 그게 곧 나를 위한 거니까. 딸을 낳아보진 않았지만(웃음), 부모라면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자식이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류효영은 벌써 데뷔한 지 8년이다. 지난 2010년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서 춘향眞으로 당선됐고 현재는 MBK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김광수 대표에게 발탁돼 같은 해 10인조 혼성그룹 ‘남녀공학’으로 데뷔했다. 이때 류효영과 쌍둥이 자매 류화영이 김광수 대표가 만든 그룹 ‘티아라’의 멤버로 발탁돼 자매가 동시에 활동하게 된다. 이후 류효영은 다시 여기자로 전향한다. 가수 활동이 전혀 자신과 맞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류효영이 애초, 춘향 선발대회에 참가했던 것은 어머니의 꿈이었다고 한다. 큼직큼직 서구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어 미스코리아 쪽이 보다 어울려 보이는데, 당시는 10대였던 만큼 젖살이 남아 있어 동글동글한 얼굴이었다고.

“사실 저희 엄마의 꿈이 미스 춘향이셨대요. 엄마 욕심에 가야금까지 집에 사 놓으시고, 저는 어쩔 수 없이 배웠어요. 가뜩이나 그때가 시험 기간이었고 저는 아나운서가 꿈이었는데 거길 나가라고 하니까. 내 성적은 어떡하나, 정말 반 포기하고 갔는데 막상 되니까 엄마한테 감사하더라고요(웃음). 그리고 그때는 열여덟 살이었으니까. 젖살도 포동한 데다 한복을 입혀놓으니까, 진짜 동양사람인 거예요(웃음). 또 운도 있었고요. 하늘에 감사하죠. 그리고 그때 춘향에 나갔던 게, 사람이 살면서 기회가 세 번이 온다고 하잖아요. 저한테는 춘향제에 나간 게 제 첫 번째 기회였던 것 같아요. 저는 그걸 잘 잡은 거죠. 그래서 지금도 엄마 말씀 잘 듣고 있어요(웃음).”

동생 류화영과는 아무래도 똑같은 얼굴, 똑같은 나이, 그것도 같은 배우로 활동한다는 것이 일장일단이 있지 않을까. 한 네티즌은 두 자매의 구별법으로 오른쪽 눈 아래 점이 있으면 류효영, 없으면 류화영이라는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을 설명해 놓기도 했더라.

“진짜 많이들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저도 어려서는 걱정이 좀 앞섰는데, 의외로 감독님이나 작가님들이 궁금해서 저희를 많이 불러주셨어요. 연예계에 쌍둥이 있다고 하니까, 불러서 오디션도 보고 이야기도 많이 나눠봤는데, 다들 하시는 말씀이 너무 다르다고. 앞으로 커가면서 더 달라질 것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부담은 싹 사라졌죠. 근데 또 재밌는 건, 감독님들이 제가 되게 쉬지도 않고 바쁘게 일하는 줄 아세요. ‘또 하니? 뭘 또 해?’ 그러시고(웃음), ‘요즘 잘 나가네?’, ‘청춘시대 잘 봤어’ 그런 얘기도 하시고, 전에는 일일이 다 ‘그거 저 아니고 화영이에요’ 말씀을 드렸었는데 이제는 그냥 ‘감사합니다’ 해요(웃음). 나중에 또 알아봐주시겠지, 그래도 가족에 대한 일이니까 ‘아유, 감사합니다’하고 지나가죠.”

그렇게 언니, 동생이 번갈아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은 어쩌면 신선함에서는 불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류효영은 오히려 이 부분에서 반전의 효과가 있더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게 반전인 게요, ‘캐릭터가 너무 달라’, ‘왜 맨날 다른 거 해?’ 그런 말씀들을 해주세요. 저는 이번에 ‘대군’을 통해서 알렸고, 동생은 ‘청춘시대’, ‘매드독’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대중들이 ‘너는 참 색깔이 여러 개다?’ 이런 칭찬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쌍둥이가 얻어가는 게 많아요(웃음). 그런데 이미 아실 분들은 다 아시더라고요. 둘이 성격이며 너무 다르니까.”

그렇게, 연기자로 전향한 후, 어떤 순간에 연기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까.

“저는 연기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려요. 평소에 저는 집에 TV도 없고 그냥 운동하는 거 좋아하고, 책 보는 거 좋아하고, 뭐 분석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 일을 하니까 대본을 분석하게 되고, 캐릭터를 분석하게 되고, 또 내가 분석한 만큼 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거고.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까 그러면서 스트레스가 좀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에 포상휴가도 가보고, 욕도 많이 먹어보고, 외로운 싸움이더라고요. 저도 사람인데, 뭔가 좋으면서도 씁쓸한?(웃음) 그런 건 있었죠.”

그렇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을까.

“다음 작품에서는, 오히려 악역은 너무 잘할 것 같아요. 어쨌든 저는 처음이잖아요. 이렇게 파격적인 변신은 처음인데, 다음 기회를 얻게 된다면 스스럼없이, 고민 없이, 더 여기서 즐기면서 날아다니지 않을까. 주상욱 선배님이 저한테 ‘나겸이 초반보다 후반에 가니까 아주 날아다닌다.’고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이번 ‘대군’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해서 그런 악역도 다시 해보고 싶고, 커리어 우먼? 당당한 여성? 걸크러쉬 느낌도 해보고 싶고. 남장여자도 해보고 싶고, 무사도 해보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게 너무너무 많아요.”

※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 종영으로 만난 배우 류효영의 이야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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