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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진세연, '대군'으로 털어낸 연기력 논란.."이제 시작"

  • 입력 2018.06.03 09:2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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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에서 성자현 역을 맡아 호평 속에 작품을 마무리한 배우 진세연이 드라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군’은 동생을 죽여서라도 가지고 싶었던 사랑, 이 세상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만들고 싶었던 그 여자를 둘러싼 그들의 뜨거웠던 욕망과 순정을 그린 드라마로, 진세연이 분한 성자현은 은성대군 이휘(윤시윤 분)와 진양대군 이강(주상욱 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이휘와의 로맨스는 ‘휘현 커플’이라는 애칭이 만들어졌을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전작 MBC ‘옥중화’는 장장 6개월이 방송됐고, 최고 시청률이 22.6%(닐슨 전국)에 달했지만, 최고 시청률이 5.627%를 기록한 이번 ‘대군’의 체감온도는 그보다 훨씬 뜨겁다. 무엇보다 신인시절부터 주인공을 맡아오면서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연기력 논란을 이번 ‘대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진세연으로서는 이보다 더한 성과가 없을 것이다.

지난 15일,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진세연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자.

첫 질문은 빠지면 섭섭한 그 흔한 종영소감이다. 진세연은 꺄르르 웃으며 인터뷰의 시작을 알렸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같은 이야기겠지만 매번 조금이라도 다르게 말해야 하는 것이 난감한 이유다. 진세연은 뭐라도 다르게 얘기해보겠다고 불끈 각오를 다지지만 그렇다고 소감이 뭐 다를 게 있나. 자리는 한바탕 웃음과 함께 본격 인터뷰를 시작했다.

“정말 끝까지 사랑받고 끝나서 너무 기분 좋고요, 작품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번에도 또 시원섭섭하고요. 이번에는 안 울겠거니 했는데 마지막 촬영 날에 마지막 엔딩 신을 찍었거든요. 휘가 저를 안고 막 도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웃음)”

마지막 회 시청률이 5.672%를 기록하면서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시청률의 주인공이 됐는데, 그를 자신한 주상욱과 달리 진세연은 2%만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기자간담회를 할 때만 해도 다들 3%까지는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저는 2%만 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TV조선에서 드라마를 한다는 이미지가 아직 없어서, 아무리 홍보를 많이 한다고 해도 시청자들이 아시려나 했는데, 끝날 때는 진짜 5%가 나와서 와, 굉장히 놀랐었어요. 사실 상욱 선배님이 그날 5%를 자신은 하셨는데 그러면서도 ‘설마 5%가 넘겠어?’ 그러셨거든요(폭소). 근데 진짜 5%가 넘어서 다들 정말 깜짝 놀랐었죠. 배우들끼리는 만약 지상파였으면 10%, 15%는 되지 않았을까? 그런 얘기도 많이 했고요.”

시청률이 좋았던 만큼 현장은 늘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대군’ 종영으로 만난 배우들은 하나 같이 ‘대군’ 팀의 끈끈한 팀워크를 으뜸으로 꼽았는데, 진세연 역시 다르지 않았다. 특히 극중 가장 많이 호흡한 윤시윤과 주상욱에 대한 감사를 일찌감치 전하는 것으로 ‘대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말 착한 분들이세요.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선배님들과 이렇게 친해진 것도 처음이에요. 시윤 오빠랑은 여덟 살 차이가 나는데, 나이 차를 못 느낄 만큼 정말 장난도 많이 쳐주고 현장 분위기를 많이 풀어주셨고, 시윤 오빠 보면서 ‘천생 배우구나’, 정말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지 않는 신을 보지 못한 거 같아요. 후반 되면 다들 힘들 때고, 지문만 있는 짧은 신은 금방금방 넘어갈 수도 있을 텐데 정말 그런 작은 신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일할 때만큼은 배우로서 대해줘서 그게 정말 고마웠어요. 배우로 배려해주고 존중해주는 게 참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주상욱 오빠는 진짜 그렇게 귀여운 분인 줄 몰랐어요(웃음). 상욱 오빠가 큰 오빠, 시윤 오빠가 작은 오빠 같은 느낌이었는데, 상욱 오빠는 칭찬도 진짜 무심히 툭툭 해주세요. 갑자기 ‘세연이 연기 얼마나 했지?’, ‘세연이 진짜 잘하네’ 이 굵직한 한 마디가, 그리고 뭐가 좀 안 풀리거나 어려울 때도 ‘세연이가 하는 게 최고지’ 이런 말씀이, 진짜 짧은 한마디여도, 선배님이 해주시는 말씀이니까 뭔가 그냥 믿음이 딱 가더라고요(웃음).”

이번 성자현이 새로운 인생캐릭터라는 평도 제법이었는데,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옥중화‘ 끝나고 1년 만이었는데 그만큼 시간이 있었고, 그래서 자현이를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 자현이라는 캐리터를 시놉에서 만났을 때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거예요. 이런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내가 잘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조금 더 잘할 수 있게끔 해줬던 것 같아요. 저도 또 이 자현이라는 캐릭터를 잘 하고 싶었고요.”

그렇다면, 성자현의 가장 큰 매력을 무엇으로 보고, 그를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초반에 자현이를 표현하고 싶었던 거는, 정말 해맑음. 해맑고 밝고, 그런 걸 표현하고 싶었고,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꼭 해야 되는(웃음). 정말 무조건 밝은 자현이었어요. 저도 원래 좀 밝은 면이 있어서, 조금 나다운 자현이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많이 생각했던 것 같고. 처음에 우리 오라버니를 때렸다고 진양대군한테 뭐라고 하는 신에서도 조금 고민을 했던 게, 대본에는 느낌이나 분위기가 좀 세게 나왔었거든요. 근데 아무래도 상대가 대군인데 이렇게 세게 얘기해도 될까 싶어서 처음에는 조금 기죽은 분위기를 넣어줬어요. 근데 어찌어찌 재촬영을 하게 됐는데 편집된 영상으로 보니까 자현이라면 그런 걸 신경 안 쓰고, 더 할 말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재촬영하면서 조금 더 자현이 다운 모습을 살렸던 것 같아요. 그런 자현이의 당당함? 그리고 중, 후반부에는 스토리도 좀 무겁게 진행된 것도 있어서 밝음보다는 그냥 휘를 사랑하는 마음? 그거 하나만 좀 잘 표현하려고 했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특히 휘의 죽음을 믿지 않는 신은 정말로 단호하게 하고 싶었고요.”

'다섯 손가락’, ‘감격시대’, ‘닥터 이방인’, ‘옥중화’, 영화 ‘인천상륙작전’까지 진세연은 그동안 나이에 비해 제법 무게감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처음 ’대군‘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만 해도 해맑고 당찬 매력을 가진 캐릭터가 자신에게도 왔다며 마냥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두 대군을 사이에 둔 핏빛 로맨스를 그려야 하는 만큼 ’예쁜 성자현‘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외적인 부담이 있었다고.

“처음에는, ’어머 나한테도 이런 캐릭터가 오다니‘ 되게 좋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감독님이나 촬영감독님한테 ’예쁘게 찍어주세요‘, ’반사판 하나 더 안 될까요?‘ 그렇게 되더라고요. 어쨌든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이해가 돼야, 이해가 안 되면 왜 저 두 대군이 자현이를 좋아하는 거야? 그럴 수 있으니까. 그래서 다이어트도 더 열심히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한복을 입으면 몸은 안 보이는데, 그게 오히려 자칫하면 정말 얼굴만 보이거든요(웃음). 그래서 다이어트를 열심히 했었고, 사극이라 분장이 한 시간, 두 시간은 더 걸려서 그것 때문에 자는 시간이 좀 줄어드니까 그런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래도 한복 입는 걸 좋아해서 좋았어요, ’대군‘에서 입은 한복이 또 너무 예쁘잖아요. 예쁜 한복 덕을 본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로맨스 장르라고 커플로 사랑받기 쉽지 않은데, 이번 ’대군‘은 ’휘현 커플‘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도 많이 받았다. 이런 경험이 진세연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감회도 남달랐다고 한다.

“네, 맞아요. 커플로 사랑받은 게 거의 처음이어서(웃음) 정말로 너무 좋더라고요. 휘현 커플로 사랑도 받고, 그리고 제가 또 하나 너무 감사했던 건, 제가 연기하는 자현이를 시청자들이 이해해주고 같이 공감해주고, 이런 게 진짜 촬영을 하면서도 되게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뭔가 자현이의 행동을 이해해준다는 거? 요즘 실시간 톡도 있고(웃음) 동영상 댓글에서도 보면 휘현 커플 응원해주시고, 자현이 힘들 때 힘들지 말라고 같이 토닥여주시고, 그런 것들이 너무 신기했어요.”

보통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두고 민폐다, 슈퍼맨이냐 비판하는 것은 실상 작품이 시청자들을 이해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군‘은 전체적인 스토리가 각자의 캐릭터들과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그러한 혹평을 피할 수 있었다. 성자현 역시 휘의 전쟁터 출정을 따라갔던 부분이 자칫 민폐로 전락할 수 있었지만, 다행히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되면서 휘현 커플의 로맨스가 힘을 받을 수 있었다.

“정말 이렇게 끝까지 캐릭터도 그렇고 시나리오도 그렇고, 처음에 잡았던 것들을 마지막까지 잡고 갔던 게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무엇보다 저는 자현이 캐릭터를 끝까지 잡고 갔다는 점. 그게 저는 작가님에게 굉장히 감사했어요. 극을 위해서 뭔가 한 번쯤 잡혔다가 나온다거나, 진양에게 갔다 올 수도 있었는데(웃음), 전혀 그런 거 없이, 정말 감사했죠.”

진세연은 신인시절부터 줄곧 주연으로 분했다. 무슨 백이냐며 질투 어린 시선도 제법이었지만 이번 ’대군‘을 통해 드디어는 그러한 우려와 혹평을 털어낼 수 있었다. 한껏 고무되어 있을 법하건만 이미 다음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물론 ’대군‘이 잘 되긴 했지만, TV조선이라는 채널 안에서 잘 된 거고, ’대군‘ 속에서만 보자면 그런 반응을 조금은 털어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제 또 다른 작품을 해야 되고 다른 채널에서도 해야 되니까. 그 부분에서는 앞으로 제가 열심히 해야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세연은 비교적 시대극과 사극에서 주로 활약했다. 이번 ’대군‘은 ’옥중화‘에 이어 연이은 사극 출연이었는데, 이제는 지금의 나이와 맞는 현대극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고 한다.

“그렇죠. 시대극이나 사극을 많이 했었으니까. 그런데 사실 ’대군‘이라는 작품도, 현대극이랑 다 대본들 봤을 때 그냥 가장 재밌고 가장 캐릭터가 좋아서 한 거였어요. 그렇지만 다음에는 현대극으로 조금 가볍게 할 수 있으면 좋겠고. 만약 현대극을 한다면 진짜 밝은 걸로 해보고 싶어요.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대군‘에서도 이강처럼 그런 뜨거운 짝사랑이라든지 그런 걸 해보고 싶고, 악역도 좋아요. 이강처럼 사연 있는 악역도 좋고, 요즘은 정말 밑도 끝도 없는 악역 있잖아요. ’나 악역이야!‘ 그런 캐럭터(웃음), 제가 잘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해보고 싶기는 해요.”

사극이나 시대극에서 주로 활약했다는 것은 다른 말로 그만큼 무게감이 있고 진중한 이미지로 고착될 우려를 생각해보진 않았을까.

“사실 이미지라는 건 또 어떤 캐릭터를 맞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까요. 이번에 ’대군‘에서도 극 초반에 나왔던 자현이의 모습처럼, 다음 작품에 밝은 걸 한다면 또 그런 이미지도 많이 생겨날 거라고 보고 있고. 앞으로 또 많은 작품을 할 테니까(웃음). 거기서 캐릭터를 잘 골라야 하지 않을까. 사실 그런 이미지로 가도, 저는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성숙한 역할이나 이미지가 필요할 때는 그게 또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 종영으로 만난 배우 진세연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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