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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장소연 Say, #예쁜누나 #서경선 #보살 #손예진 #정해인

  • 입력 2018.06.02 16:5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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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에서 서경선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의 열렬한 응원을 만들어낸 배우 장소연이 연예투데이뉴스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예쁜 누나’는 20년간 동생 친구, 누나 친구로 지내온 윤진아(손예진 분), 서준희(정해인 분)의 ‘진짜 연애’를 표방한 로맨스로 안방극장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그중 윤진아의 친구이자 서준희의 누나 서경선은 엄마로 따라온 윤진아 엄마(길해연 분)의 반대를 맞닥뜨리며 상처를 받으면서도 끝내 두 사람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좋은 누나이자 좋은 친구로 분했다. 씩씩함으로 외로움을 숨겨온 서경선에게 두 사람의 존재는 실상 세상 전부였다.

2001년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시작으로 17년차 연기 활동을 이어오면서 단역부터 차근차근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온 그녀다. 장소연은 서경선을 두고 ‘하얀거탑’의 유미라 간호사와 함께 자신의 인생캐릭터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예쁜 누나’를 촬영하는 동안은 다른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서경선에 몰입해있던 터라 작품과의 이별이 아쉬움이 크다고. 지난 24일, 서울 당산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장소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소연은 종영소감을 묻는 첫 질문에 아쉬움이 가득한 미소를 띠며 운을 뗐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짧게 찍었는데도 많이 몰입하고 많이 정이 들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제 또 빨리 정리하고 다음 작품 해야죠(웃음).”

20년 친구 윤진아(손예진 분)와 자신의 동생 서준희(정해인 분)가 연인관계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도, 그들의 이별과 재회 사이 온갖 우여곡절을 겪게 되면서도 경선은 끝끝내 두 사람에게 가장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준다. 그러한 서경선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었을까.

“경선이가 엄청 선해서 일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경선이 입장에서는 둘 다 너무 소중하니까,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런 결정이 나왔을 수도 있고, 굳이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입장으로 생각하게 되잖아요. (경선이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진아는 어쩌면 준희보다도, 유일하게 의지해 온 친구이기 때문에, 처음에야 물론 충격적이고 당황스럽고 말문이 막혔겠지만, 진아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다만 반대에 대한 갈등이 너무 훤하게 보이니까 그게 걱정이 컸었던 거지 둘 자체를 두고는 반대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경선이 자체가 어려서부터 좀 굴곡진 인생을 살았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성숙해질 수밖에 없고, 그 안에는 외로운 사람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진아도 준희도 결국은 놓을 수 없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사에서도 보면 경선이가 가진 꿈 두 개 중에, 하나는 준희에 관한 거였고, 하나는 진아가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런 거였거든요. 보통은 자기의 꿈을 먼저 얘기하고 주변 사람들을 얘기할 텐데. 그만큼 둘의 존재가 너무 컸던 것 같아요. 두 사람의 행복이 경선이에게 똑같이 느껴질 정도로, 그 두 사람에 대한 마음의 끈을, 굉장히 두텁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진짜 ’예쁜 누나‘는 서경선이더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경선을 두고 ’보살‘이라는 웃지 못 할 평도 많았다. 이에 대해 장소연은 너털웃음을 지으면서도 서경선에 공감해준 시청자들 덕분에 배우로서 많이 즐거웠다고 한다.

“아마 안쓰러워서 그렇게 얘기해주신 것 같은데요(웃음). 기사 보면 ’보살이다‘ 그런 얘기 댓글로 좀 봤어요. ’경선이한테 많이 공감해주시는구나‘. 연기하면서 그렇게 공감을 해주시면 배우로서는 진짜 감사하죠. 되게 즐거웠어요. 보시면서 많이 울었다는 분도 있었고, 한번은 그냥 길을 가는데 한 아주머니가 제 손을 꼭 잡으시더니 경선이 맥주 마실 때 같이 마시려고 항상 준비해놓고 기다린다고 얘기를 해주시는데, 정말 그 순간 제가 술친구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되게 좋았어요. 경선이로서 위안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그렇게 세상 둘도 없는 친구 윤진아를 연기한 손예진은 장소연과의 호흡을 두고 연기를 한 것이 아닌 정말 그냥 친한 친구와 많은 얘기를 나눈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는데, 이는 장소연 역시 마찬가지란다.

“저도 그래요. 그냥 대사 하나를 해도, ‘너 내 눈 똑바로 봐봐” 이래도 정말 친구한테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 속마음을 알 것 같은데 이걸 안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고 해야 할지, ’준희한테 올인 안 한다‘ 뭐 그런 얘기를 하지만 사실은 조금 알 것 같거든요. 엄마 때문에 저나 준희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알고, 본인도 상처를 받았고, 이런 상황에서 둘이 미국으로 가버리면 경선이가 얼마나 힘들어할지 뻔히 아니까 그렇게까지는 못하는 심정인데, 그렇다고 저한테 ’네가 힘들 것 같아서 못 가‘ 그러면 제가 더 힘들어할 테니까 그렇게도 못하고. 그런 마음을 경선이도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서 ’내 눈 똑바로 봐봐‘ 했던 거고 진아는 억지로 숨겼을 테고, 그 상황이 정말 너무 와 닿아서 연기한다는 생각이 안 들고, 특히 진아랑은 그냥 친구랑 얘기하고 친구랑 놀고 있고 친구랑 같이 속상해하고 있고, 항상 그런 기분이었어요.“

’예쁜 누나‘는 달달했던 초반을 지나자마자 반복적인 갈등구조를 보여주면서 ’고구마(답답한)‘ 드라마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현실 같은 ’진짜 연애‘라는데 정작 현실 연애였으면 윤진아와 서준희는 이별이 상책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직장 내 성폭력을 다룬 부분에서도 개운치 않은 결말이었다. 물론 이 부분에서는 그것이 지극히 현실일 수 있겠으나 가뜩이나 답답한 연애에 무엇 하나 속 시원한 전개가 없어 답답함만 배가한 셈이 됐다. 다수의 시청자가 느끼는 부분을 배우라고 느끼지 못했을까, 장소연은 서툰 가운데 성장하는 사랑의 과정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하다.

”저도 작품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살면서 계속 느끼는 건데, 어떤 부분에서는 되게 훌륭하게 보이는 사람도 다 완벽하진 않잖아요. 특히, 사랑을 할 때는 아무리 사랑을 많이 했어도 매번 서툰 부분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사람들의 서툰 일면들이 현실적으로 보여졌다고 생각했거든요. 상대를 위해서 한다는 결정이나 노력이 결과적으로 상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때가 현실에서도 많잖아요. 그런 것들을 겪으면서 깨달아지고 성숙해지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 과정이 그려진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경선이조차도 둘을 위해서 한다고 하지만 일면 자신을 위해서였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준희를 위해 내가 다 했다고 하지만, 그게 정말로 준희가 원하는 방향이었을까? 어쩌면 준희 입장에서는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런 부분을 나중에는 경선이도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각자의 용기와 선택이 어떤 부분에서는 서툰 선택일 수도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아주 성숙하지만은 않은, 그런 것들이 사랑하는 과정에서 부딪히고 겪어나가면서 조금은 서툰 면들이 서로에게 보여졌던. 그런 과정이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번 ’예쁜 누나‘ 서준희로 국민 연하남 타이틀을 챙긴 배우 정해인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읜 후 끔찍하게 챙긴 동생인 만큼 그런 준희와의 호흡은 남달랐다. 같이 연기하는 동안에도 정해인=동생 서준희였단다. 그래서 평소 정해인의 남자다운 모습을 발견할 때는 의외였다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것은, 워낙 어리게 생겨서(웃음),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성숙한 부분이 많은 친구고, 얘기해보면 되게 솔직하더라고요. 저는 그 친구랑 아버지를 바라보는 관계가, 어쨌든 같은 경험을 갖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촬영하면서도 그런 대화를 많이 나눴었는데, 그런 관점에서도 굉장히 솔직하게 표현하는 친구였고, 그런 부분이 또 정말 준희 같더라고요. 그리고 같이 얘기해보면서 올곧은 부분이 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항상 그냥 동생으로 보다 보니까(웃음) 사석에서 보면 의외로 되게 남자다운 부분도 많더라고요.“

‘예쁜 누나’를 통해 배우 장소연으로 얻은 가장 큰 한 가지는 무엇으로 꼽을 수 있을까.

”이 서경선이라는 인물에 빠져본 것 경험도 너무 좋았지만,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마음을 주고받는 게 얼마나 큰지, 그게 얼마나 크게 다가오는지, 그걸 실제로도 느낀 게 있어서 그게 저한테는 되게 의미가 큰 것 같아요. 배우들과도 그렇고 스태프들과도 그렇고, 뭔가 말로 하진 않지만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저도 경선이처럼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인데 어느 순간 그런 걸 느꼈을 때 되게, 마음에 좀 깊게 와 닿는 게 있었어서, 그게 저한테는 가장 큰 의미라고 할까요,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우여곡절이 많은 인물 서경선을 연기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서경선의 중심은 무엇이었을까.

”이걸 사랑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저한테는 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연인으로 국한될 수 없는 사랑. 경선이라면 아마 유복하게는 자랐어도 어머니가 아프셨기 때문에 동생을 돌봐야 했을 것이고, 아버지의 외도로 자식으로서도 상처를 많이 받았을 거예요. 해서 가능하면 동생이 알지 못할 수 있도록 숨기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알게 됐겠지만요. 해서 사랑이 클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던 것 같고, 책임감이나 본인의 결핍 때문에 어린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되게 컸을 것 같아요. 그게 어쨌든 경선이가 살아가는 큰 원동력이 됐을 것 같고요. 그래서 강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약한 부분이나 상처가 많고, 그걸 유일하게 토로할 수 있는 인물이 진아였기 때문에 진아에 대한 소중함을 놓을 수 없었을 것이고. 이게 우정이라면 우정이고 일종의 사랑이라면 사랑인데, 그게 경선이가 버틸 수 있는 힘이 아니었을까. 그랬기 때문에 진아 엄마가 무시한다는 것도 이미 알지만, 더 엄마로 따르면서 살갑게 다가가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해서 사랑과 외로움? 그게 경선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3년 후 진아와 준희가 재회했는데, 경선은 그들의 관계를 다시 인정해줬을까.

”글쎄요(웃음), 3년이 지나면서 둘의 헤어짐에 마음의 빚이 있었을 거고, 스스로도 돌아보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떻게 됐을지는 작가가 아닌 이상 잘 모르겠지만, 이미 경선이도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고, 본인이 크게 애착을 가졌던 그 둘에게서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러면서 나의 행동은 과연 옳았을까, 이것도 한번 되돌아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마지막 회 대사에 ’성인인데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지‘ 그런 말이 있는데, 그때는 이미 그 둘이 어떤 관계가 되든 그건 둘이 결정할 몫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제는 둘에게 이렇게 해, 저렇게 해, 그럴 수 없다는 걸 스스로 알았지 않을까 싶어요.“

서경선의 상황이 장소연의 경우라면 어떨까.

”실제라면요? 저는 일단 마인드 자체가,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 뜯어말린다고 되는 게 아니고, 괜히 말려봤자 더 불붙어 오르기 때문에(웃음), 그냥 둘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혹시 무슨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야 뜯어말리겠지만 그런 게 아니고서는 외적인 조건 때문이라면 그런 건 터치를 안 할 것 같아요. 다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죠. 저는 반대를 안 하지만 상대방의 반대로 인해서 제 동생이 받을 상처에 대해서는, 글쎄요 제가 당사자라면 이겨낼 수 있겠는데 그게 동생이라면 저는 아플 것 같아요. 마음이 많이 쓰이겠죠. 그렇다고 뜯어말릴 수는 없을 것 같고. 진짜 모르겠네요, 그건.“

※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종영으로 만난 배우 장소연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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