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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와 미친년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영화 <몬스터>

  • 입력 2014.03.07 01:04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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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몬스터>는 쫓고 쫓는 자의 대결을 대등한 위치에서 진행, 긴장감을 선사하며 재미를 주는 것과는 달리 대등한 위치가 아닌 강한 존재와 약한 존재의 대결로 기존의 스릴러와는 다르게 접근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 ‘태수’와 그에게 동생을 잃은 제대로 미친여자 ‘복순’의 끝을 알 수 없는 맹렬한 추격을 그린 영화 <몬스터>는 연쇄살인마와 미친여자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시작한다.
    노점상을 하며 하나뿐인 동생과 살고 있는 복순(김고은)은 약간 모자라지만 제대로 건드리면 큰일 내는 일마저 마다하지 않아 동네에서는 일명 '미친년'이라 불린다. 어느 날 그녀 앞에 나타난 냉혈 살인마 태수(이민기)는 자신이 처리하지 못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 소녀 나리(안서현)를 쫓다가 나리와 함께 있던 복순의 동생 은정(김보라)을 죽이게 된다. 그리고 복순은 동생의 복수를 위해 칼 한 자루 손에 든 채 나리와 함께 그를 맹렬하게 추격한다. 나리를 죽이고 복순마저 살해하기 위해 집요하게 복순을 쫓는 태수는 무표정함을 유지하며 점점 복순과 나리를 궁지에 몰기 시작한다.
  그 동안 스릴러 장르에서는 자신의 소중한 것을 빼앗겨 살인마에 대한 복수를 시작하는 남성 캐릭터가 부각되었던 반면, <몬스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에 맞선 나약한 여성 캐릭터를 함께 부각시시킨다. 파괴적이며 강렬한 캐릭터의 감정에 집중하는 <몬스터>는 캐릭터 위주로 짜인 스토리와 코믹과 스릴러를 오가는 이야기의 전개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두 괴물 태수와 복순의 치열한 대결을 선사한다.   하지만 <시실리 2km>(2004)의 각본, <오싹한 연애>(2011)의 연출에서 공코와 코믹을 오가며 연출의 입지를 다진 황인호 감독의 <몬스터>는 제목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영화는 마치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것처럼 잠깐 코믹하고 재미있었다가 어느 순간 늘어지는 재미로 스토리를 진행하기에 극적 긴장감을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민기는 괴기스러울 정도로 살인마의 역할을 잘하지만 코미디와 스릴러를 왔다갔다 하는 극의 흐름은 이민기의 괴물같은 집념을 살리지 못한다. 김고은의 미친년 연기는 때때로 무서울 뻔했던 순간을 무장해제시켜 과연 이 영화가 스릴러의 장르를 표방한 영화인지 의심스럽게 만든다.
  체지방 4%까지 줄여가며 섬뜩한 살인마를 연기하는 이민기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만들어놓은 기존의 캐릭터를 던지고 강렬한 눈빛으로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괴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두번에 걸쳐있는 격투씬에서는 무시무시한 집요함으로 상대방을 잔인하게 제압한다. 
   목소리 크고 상대방이 누군지 아랑곳없이 욕설을 툭툭 내뱉은 복순을 연기하는 김고은은 전작 <은교>와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인다. 모자란 구석은 있지만 할머니가 물려준 야채 노점상을 꿋꿋이 지키며 오직 동생 은정만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복순 역의 김고은은 가끔 정신나간 듯 미친년처럼 행동하지만 나리가 흘린 풍선껌을 재빨리 주워 그것이 나리를 구할 단서임을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영특함(?)마저 보인다.
  <오싹한 연애> 이후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황인호 감독이 ‘강력한 존재와 나약한 존재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모티브에서 출발한 영화 <몬스터>는 3월 13일 전국의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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