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today초점] '용의자 X의 헌신', 4년의 뮤지컬화 '새로움'으로 통할까

  • 입력 2018.05.29 09:31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용의자 X의 헌신’이 영화를 넘어 국내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했다.

2006년 발간된 '용의자 X의 헌신'은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가 옆집 여자 야스코의 살인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야스코를 지독히 사랑한 이시가미는 야스코에 대한 알리바이를 만들면서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와 맞닥뜨린다. 충격적인 반전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에 힘입어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고, 국내에서도 2010년 ‘용의자X’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DCF대명문화공장1관 비발디파크홀에서에서 뮤지컬 ‘용이자 X의 헌신’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정태영 연출, 원미솔 작곡, 정영 작/작사를 비롯해 최재웅, 에녹, 신성록, 송원근, 조성윤, 김지유, 임혜영이 참석해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시연하고 이후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2014년부터 개발작업을 시작해 2016년 대명문화공장의 개관 2주년 신규 콘텐츠 개발지원 프로젝트 ‘공연, 만나다-동행’의 작품으로 선정되어 사전 리딩 공연을 마쳤으며, 이후 약 2년의 추가 개발기간을 거쳐 현재의 최종본이 완성됐다.

먼저 정영 작가는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에 대해 "원작이나 영화에서 가장 강렬하게 와 닿은 것이 고독이었다. 고독한 인간이 정답이 없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어떤 위로를 받고, 다시 모일 수 있는 희망을 얻는지, 그러한 휴머니즘이었다."며 "이시가미의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이라기보다 지독한 인간애다. 인간애라는 기저가 깔려있었고, 그 정서를 통해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찾았고, 감동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했다. 또 한 공간에 다른 시공간이 펼쳐진다. 그런 것들이 유기적으로 대사와 가사가 연결이 되면서 긴장감과 속도감을 가져가면서 미스터리극의 강점들을 살려가고 있다. 두 천재의 두뇌싸움을 보는 느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태영 연출은 "작가님 말씀대로, 사실적인 부분과 상징적인 부분이 공존해서, 겉으로 드러난 사실과 내면의 세계가 같은 시간에서 구현되는 부분들이 촘촘하게 대본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관객들이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빨려 들어가서 끝날 때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연구했다.“고 전하며 무대 디자인에 대해서는 ”무대는 이시가미의 노트와 같이 구성됐다. 일본의 작품이기 때문에 일본의 종이접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그 안에 도형들이 들어가 있고 도형 안에는 선과 점이 있고, 이시가미와 야스코의 두 집을 상징하기도 하고, 그런 의미로 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원미솔 작곡가는 “이 작품은 영화로 먼저 알려진 작품인데, 영화나 소설에서는 감성의 기승전결이 뚜렷하게,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작품이어서 뮤지컬로 만들 때 고민이 많았다.”며 “저희는 곡 안에서 느껴지는 기승전결을 통해서 인물의 내면을 조금 더 다른 장르에 비해 섬세하게 관찰할 수 있는 장르가 되지 않았나, 이런 시도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음악으로 제 욕심을 실현시킨다는 생각은 철저히 배제한 채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 그리고 이 가사가 가장 자연스럽게 객석에 다가갈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야스코를 사랑하는 남자 이시가미 역에는 최재웅, 조성윤이 분한다. 먼저 최재웅은 이시가미의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시가미는 워낙 고독한 인물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남녀의 사랑이라기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자신의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 해서 야스코뿐만 아니라 그녀의 딸에게도 애정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연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 조성윤은 “이시가미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가장 힘은 건, 어느 정도 예측을 하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결과를 놓고 달려가는데 시종일관 그것을 유지하면서 달려가야 되니까, 그게 배우로서는 그게 가장 힘든 점이라고 생각한다.”며고 전했다.

사랑을 믿지 않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역에는 에녹, 신성록, 송원근이 분한다. 먼저 에녹은 지독한 이시가미의 사랑이 공감이 되느냐는 물음에 “어느 정도까지는 공감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시가미의 희생을 보면 심지어는 자신이 사랑하는 야스코도 모르게, 혹은 오히려 야스코에게 나쁜 이미지로 남는 것까지 생각하면서 희생을 하는데, 만약 저라면, 이왕 희생을 했으면 상대방이 다 알게, ‘내가 이만큼 했다’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신성록은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않았던 새로운 형식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과연 좋아할까 걱정되는 부분인데, 우리는 그 새로움에 뜨거웠다. 해서 매일 연습을 하면서도 될까, 안 될까 걱정이 되더라.”며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공연 2주차에 접어들었는데 15년 정도 뮤지컬을 하면서 이런 느낌을 처음 느껴본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인 것 같다. 해서 굉장히 재밌고, 뭔가 다른 느낌을 제가 받는데 관객 분들도 그걸 똑같이 느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송원근은 유카와의 전체적인 심리에 대해 “처음에는 정말 흥미로운 사건으로 생각했다가 이시가미가 관여됐다는 것 때문에 격한 흥미가 생기고, 결국엔 왜 그랬을까, 그리고 나중에는 사람이라는 게, 자신의 외로웠던, 힘들었던 마음을 보듬어 줬던 그런 감정들이 꼭 이렇게까지 살인을 만들로 알리바이로 이어졌어야 했느냐는 유카와의 안타까움, 괴로움, 그런 것들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랑하는 딸과 새 삶을 꿈꾸며 살아가던 중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후 경찰에 자수를 하려다 마음을 바꿔 옆집 남자 이시가미의 도움을 받게 되는 야스코 역에는 김지유와 임혜영이 분한다. 먼저 김지유는 야스코가 왜 마음을 바꿨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 “1차적으로는 야스코의 두려움도 컸을 것 같고, 두 번째는 딸 미사토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딸이 혼자 남겨질 두려움. 그리고 너무나 큰 사건이고, 혼자 해결할 수 없을 때 이시가미가 도와주겠다고 하니 이성적인 생각보다 문을 열 수밖에 없이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임해영은 10년 뒤 야스코의 모습에 대해 묻자 “사실 공연을 할 때마다 이 다음에 야스코는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본다. 이 다음에 어떤 선택을 했을까, 어떤 그림이 그러졌을까. 그런데 10년 뒤까지는 생각을 안 해봤고, 일단은 자수를 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시가미가 다시금 행복할 수 있게 도와준 거잖아요 그래서 저도 어떻게든 이시가미가 세상에 나올 수 있게끔, 그걸 다시 돌려주려고 했을 것 같아요. 물로 딸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긴 한데, 그래도 10년 뒤라면 이 사람의 헌신, 희생을 다시 되돌려주려고 노력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 쿠사나기 역에는 장대웅, 조순창이 분한다. 먼저 장대웅은 “저희 팀이 팀워크가 너무 과하게, 심하게 좋다. 회식을하면 집에 가야 되는데 꼭 커피숍을 가야겠다고 하는 게 결코 이해는 안 되지만 고수부지 커피숍에서 아무도 말을 안 하는데 억지로 앉아 있고, 그것도 저보고 계산하라 그러고. 제가 좀 날카로운 형사를 만들어보겠다고 다이어트를 했는데 회식은 무조건 참여를 해야 되고, 그런 같이 어울려서 뭘 하려고 하는 그런 팀워크는 다른 작품에 비해 정말 좋다.”며 배우들의 팀워크를 자랑했다.

또, 마지막으로 조순창은 “좋은 공연이 시작됐다. 꼭 보러와 달라.”며 “지금 ‘삼총사’와 같이 공연을 하고 있어서 엊그제 처음 공연을 봤는데 굉장히 슬퍼서 펑펑 울었다. 슬프다기보다도 이시가미라는 사람의 마음이 제 마음에 들어왔을 때 이해할 수 없는 슬픔이 들어와서 되게 많이 울었다가 놀림을 많이 받았다. 이 작품을 공연하는 배우가 그걸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해서 재밌게 즐겨봤던 기억이, 아마 보시는 분들도 이런 대단한 사랑을 할 수 있구나, 슬프게 재밌게 먹먹하게, 좋은 공연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오는 8월 12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