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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예쁜 누나'는 왜 윤진아의 화양연화일까.

  • 입력 2018.04.27 09:35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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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화양연화’ 같다.” 어쩐지 ‘예쁜 누나’의 결말은 수많은 시청자들의 바람인 해피엔딩이 아닐 수 있을까.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63컨벤션센터 별관 로즈마리홀에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안판석 연출을 비롯해 손예진, 정해인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와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화양연화’ 같다.”는 이야기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손예진이 최근 안판석 연출과 나눴다고 밝힌 대화 내용이다. ‘화양연화’, 꽃처럼 아름답지만 순식간에 사라지는 청춘을 의미하는 말이다. ‘생에 가장 아름다운 한 때’라는 의미로 풀이되기도 한다. 꽃이라는 표현에서 보통 여성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지만 요즘은 남녀 구분은 딱히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그러나 안판석 감독이 언급한 ‘화양연화’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와 보다 많이 닮아있다. 영화의 내용은 불륜의 비극, 그럼에도 생에 가장 아름다웠던 절정의 회한을 그린 작품이다. 1960년대의 보수적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속 불륜의 주인공은 끝내 자신의 사랑을 추억으로만 남기고 만다. 배우 장만옥이 분해 의상에서부터 꽃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그려 주목을 모은 바 있다. ‘화양연화=장만옥=그녀의 비밀스럽고 아름다운 젊은 날의 사랑’이라는 공식이 영화 ‘화양연화’를 대표한다.

‘예쁜 누나’ 역시 ‘화양연화’와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진아(손예진 분)와 서준희(정해인 분)는 불륜관계는 아니지만 20년을 한 가족처럼 지내온 친구의 동생이자 친구의 누나라는 설정에서 암묵적으로 ‘있어서는 안 될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그로 인해 윤진아와 서준희는 가족들에게 들킬 새라 당분간이나마 비밀연애를 지켜왔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진아는 굳은 결심으로 아버지(오만석 분) 앞에 무릎을 꿇었건만 아버지도, 준희의 누나 서경선(장소연 분)도 이미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 채고 있다. 가장 큰 산인 진아의 어머니(길해연 분)까지 알게 될 것이 머지않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이들의 관계를 대변하는 대사는 진아의 동생 윤승호(위하준 분)에게서 나온다. 준희가 “나라서 안 된다는 거잖아. 이유가 뭐냐”라고 물을 때 승호가 말한다. “피 섞이지 않은 거, 법적으로 문제없는 거, 우리한텐 아무 의미 없는 얘기라고. 아무리 지랄을 해봐, 너희 둘이 되나.”

안판석 감독이 ‘예쁜 누나’를 두고 ‘화양연화’와 같다고 한 또 다른 이유를 꼽자면 두 작품 모두 한 여자가 사회적 또는 도덕적 합의를 깬 관계로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한 때를 만들어간다는 줄기라고 할 수 있겠다. 남자의 추억이 아닌 여자의 추억을 말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날 안판석 감독은 “저는 모든 드라마의 주인공은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예쁜 누나’)의 주인공은 윤진아다. 서준희는 진아의 인생에 들어온 인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안판석 감독은 “대본은 작년 10월에 완성됐다. 이번에 완전히 빨려 들어가서 내 일처럼 울었다. 16부까지 대본 작업을 하면서 정말 펑펑 울었다.”고 전했고, 드라마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보통 연인관계의 완성이라는 것이, 이미 서로 마음은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말로 사랑한다고 하는 날이 완성인가, 키스를 한 순간이 완성인가, 처음 관계를 가진 날이 완성인가, 결혼을 하는 날이 완성일까. 윤진아와 서준희의 사랑의 관계가 연인관계라는 것이 완성이 됐는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한다. 앞으로의 또 다른 일상은 묘하게 달라져 있을 거고 달달한 장면은 앞으로도 나은다. 그 달달함은 어떤 A-1인지, 어떤 진화가 있었는지, 또는 퇴화했는지, 그런 지점이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두 지점에서 특히 취재진의 강한 호기심을 샀다. 손예진에 따르면 현재 15부 촬영을 진행 중이며 이제 촬영은 7회밖에 남았다고 밝힌 만큼 이들은 이미 ‘예쁜 누나’의 결말을 알고 있을 터다.

극중 윤진아와 서준희는 이미 서른을 넘긴 나이다. 자신들의 관계가 가족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 불을 보는 빤한 상황에서 그럼에도 용기를 냈다. 그런데 그들의 연인관계의 완성은 앞으로 두고 보아야 한다고 한다. 가족들의 반대와 맞물려 준희의 출장과 같은 변수가 그들의 일상을 ‘묘하게’ 다르게 만들 수 있다. 특히 극중 두 사람의 메신저 날짜가 2015년으로 설정되었다는 점을 네티즌수사대가 발견하면서 현재의 그들의 사랑이 ‘과거’라는 의미가 밝혀지기도 했다. ‘예쁜 누나’는 왜 현재가 아닌 과거를 마치 현재처럼 보여주고 그들의 찬란한 사랑에 이토록 몰입하게 만들고 있는 걸까. 

많은 시청자들은 진아와 준희의 사랑의 결말만큼은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소의 갈등과 시련이 오더라도 ‘드라마=해피엔딩’을 기대하는 바람이다. 제작진에서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달달한 ‘예쁜 누나’의 향후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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